분야
hwp1. 서 론
1.1 연구의 배경 및 목적
세계 기후변화협약 제3차 당사국총회에서 2000년 이후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에 관한 의정서가 채택되고 2005년 2월 26일에 지구 온난화의 규제 및 방지를 위한 국제 협약인 기후변화협약의 수정안인 교토의정서가 공식 발효되었다. 이 교토의정서를 인준한 국가는 이산화탄소를 포함한 여섯 종류의 온실 가스의 배출량을 감축해야 하며, 배출량을 줄이지 않는 국가에 대해서는 비관세 장벽을 적용하게 된다. 지구 환경위기에 대한 경각심의 고조는 무엇보다 우선적으로 건축가의 책임을 묻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건축이 가지고 있는 복합적이고 정성적인 기능을 간과한 채 에너지 효율위주로 건축을 평가하고 있고 첨단 공학기술로 현재의 환경위기를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환상에 빠져있다. 건축의 지속가능성이라는 대명제를풀기 위해 다양한 계획적 담론이 형성되지 않고 지속가능한 건축에 관한 정의조차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는 현재의 건축계가 공학적 사고에 의해 주도되는 현실은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본 논문은 짧은 기간 동안 철저한 검증과 연구 없이 쫓기듯 진행되어온 건축의 지속가능성에 대해 계획적인 관점에서 새롭게 문제점을 파악하고 향후 연구 방향을 제시하여 건전하고 균형적인 건축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1.2 연구의 범위 및 방법
본 연구는 지속가능한 건축에 대한 다양한 생각과 선행연구 자료의 분석을 통해 현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계획적 연구방향의 새로운 탐침을 하고자 한다. 첫째, 건축 이론과 실무분야 전문가들의 글과 생각들을 비교하여 현재 우리의 실정을 기반으로 한 지속가능성에 대한 계획적 정의를 새롭게 도출한다. 둘째, 최근의 지속가능한 건축 관련 연구동향을 세미나, 워크숍, 문헌조사를 통해 분석하여 국내의 연구 동향을 파악하고 계획적인 방향 점검을 한다. 셋째, 건축 계획적 연구의 새로운 방향을 비-기술적인 관
점에서 제시하며 균형적인 건축의 지속가능성을 제안한다.
2. 지속가능한 건축의 정의 재고
2.1 ‘지속가능성’ 개념의 배경
1968년 UN총회에서는 “UN Conference on the Human Environment" 개최를 결정하였고 1972년 6월에는 ”Stockholm Declaration on the Human Environment"가 채택되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지속가능한 개발’ 개념은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않았다.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이라는 개념이 사회적으로 대두되기 시작한 것은 1970년대이며 1983년 UN총회에서 설립한 브룬트란트 위원회가1987년에 “Our Common Future (우리의 공동 미래):Sustainable Development"를 발간하면서부터 본격적으로 논의되었다. 환경을 보호하면서도 지속적인 개발을 추구하고자 하는 새로운 개념은 이후 UNEP에서 계속된 SD(Sustainable Development)의 구체화 시도를 거쳐 1992년 리우에서 개최된 UNCED에서 환경과 개발에 관한 ‘리우선언’이 채택되면서 결실을 맺게 되며, 모든 학문 분야의 주요 화두가 되었다. 환경에 대한 고려는 이제 어떤 이슈보다도 우선되거나 동등한 관점에서 이해되고 있으며 1997년에 열린 지구 온난화 방지를 위한 국제 협약인 교토의정서의 발효로 강압적이고 구체적인 이행방안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한국은 제3차 당사국 총회에서 기후 변화 협약상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되어 의무 대상에서 제외되었으나 2002년에 국회가 이 조약을 비준했고 지난해 12월 18일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기후변화협약 제 15차 당사국회의에서 교토의정서 후속조치의 하나로 코펜하겐 협약서가 채택되면서, 이 협약서에서 요구하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로 2020년까지 BAU대비 30%감축을 제시하였다.1) 서울시의경우에도 온실가스 배출량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뉴욕에서 열린 ‘대도시 기후변화 리더십 그룹’ 총회에서 2020년까지 에너지 소비를 15%절감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25% 감축한다는 ‘서울시 친환경 에너지 선언’을 발표했다.
2.2 지속가능한 건축의 정의 분석
1983년 당시 노르웨이 수상이었던 Gro Harlem Brundtland의 이름을 딴 UN 환경위원회는 지속가능성에 관한 선언적인 정의를 내렸다. 지속가능성이란 다음세대의 소용능력과 타협하지 않으면서도 현세대의 요구를 충족시켜주는 것이라 말한다. 인디언의 속담에 자연은 미래의 세대에서 빌려온 것이라고 한다. 브룬트란트 선언문의 근본취지도 마찬가지다.
20세기 말부터 급속히 불거진 친환경 건축에 대한 관심은 녹색성장이라는 범국가적 어젠다에 힘입어 든 분야에서 주요한 화두가 되었다. ‘지속가능한 건축’이라는 큰그릇 안에서 다양한 사고가 혼재하고 있으며 때로는 서로 모순되거나 상반되는 접근을 취한다. ‘지속가능한 건축’이란 단어의 의미 안에는 역사, 문화, 철학과 함께 삶의 문제가 얽혀 있으며 브룬트란트 선언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세대간의 ‘형평’과 그에 따른 특정세대의 희생까지 포함된다. 이것은 철학을 넘어 윤리적 형평의 의미까지도 확장된다. ‘지속가능한 건축’은 협의적 의미의 ‘환경 친화적 건축’, ‘친환경 건축’, ‘녹색건축’과 구별되며, 생태철학에 입각하여 전통적인 생태적 재료의 사용과 공동체적 삶이 동반된 변화를 요구하는 ‘생태건축’과도 다른 개념이다.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 구분이 모호해진다. 또한, 복합적이고 정성적인 정의와는 상관없이 천편일률적인 외피시스템과 대동소이해 보이는 기술에 의지하여 ‘지속가능한 건축’을 논하고 있다. 특히 최근 준공되는 국내의 친환경 건축물은 지속가능한 건축의 여부를 판단하기 이전에 에너지효율 면에서도 상당히 미흡하다. 에너지부하가 가장 많은 전면커튼월 시스템 위에 이중외피와 태양광판 이라는 허울로 친환경 건축물을 상품화시키고 있으며 교조적으로 그것을 재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정의의 혼재와 남용은 결국은 지속가능한 건축의 지속적인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 판단된다. 표1에서는 여러 건축가와 이론가들의 지속가능한 건축에 관한 글을 크게 종합적, 기술적, 사상적 정의로 구분해 정리 해보았다. 이와 같이 다양한 정의와 해석은 지속가능성이란 명제가 얼마나 많은 내용을 담고 있는지를 설명해준다. 현재 선도적으로 친환경 건축물의 양산을 뒷받침하고 있는 미국의 그린빌딩협의회는 친환경빌딩을 에너지 고효율의 건축물과 같은 의미로 정의 내린다. 하지만, 지속가능성이란 거시적 명제를 건축에 접목시키기 위해서는 새로운 건축미학, 사회학, 정치학, 심지어 윤리적인 것까지도 새삼 돌이켜 보아야 하며 딜로+스코피디오(Diller & Scofidio)가 말하듯 우리가 당연하게 누려오던 것들과의 결별과 희생이 어떠한 결과를 가져올지도 예측해보아야 한다.
3. 지속가능한 건축의 현실
20세기 말부터 불거진 지구환경에 대한 전세계적인 위기의식은 새로운 생태사상들을 등장시켰고 다양한 학문분야에서 생태위기의 극복과 녹색성장을 위한 연구가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그러한 연구들이 체계적이고 통합적으로 운영되진 않고 있으며, 특히 건축계획분야에서는 개별연구에 급급하여 연구방향의 점검이나 제안에 관한 연구는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이 장에서는 지속가능한 건축계획의 선행연구를 분석하고 현재의 동향을 파악함으로써 우리가 처해있는 현실을 설명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