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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Ⅰ. 緖 論
“의사사위는 좋지만, 의사는 싫다.” 바로 현재 한국 의료계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표현이다. 이 말을 하나씩 뜯어보자면 상당히 재미있는 표면 속에 감춰진 ‘의사’에 대한 이중적인 시선을 발견하게 된다.
먼저 앞 문장에서 드러나는 의사사위에대한 선호도는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사람들의 선망을 반영한다. 이것은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한 경제 불황과 그에 따른 청년실업문제와 관계가 깊다. 과거에 대학만 졸업하면 취직자리가 기다리고 있던 꿈같은 시대를 지나, 무한경쟁 속에서 끊임없이 정체되고 있는 우리나라의 경제상황. 일자리를 얻는 것이 낙타가 바늘귀 통과하기만큼 힘들다는 비유가 모두의 공감을 얻는 현실에서, 졸업과 동시에 미래를 보장받는 ‘의사’는 당연히 최고의 직업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지난해 전국 남녀 고등학생 1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학생들은 모두 희망직업으로 의사를 높은 순위로 꼽았으며, 의학전문대학원이 도입되면서 입시학원은 대학시절부터 전공과목을 제쳐두고 의·치학 전문대학원 시험을 준비하는 대학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게다가 입시학원에서 늦깎이 공부를 하는 30대 수강생이 전체의 30%를 이룬다고 하니 과연 ‘메디토피아 (meditopia 의료계+유토피아)’라고 불릴 만큼 대단한 인기이다. [메디컬투데이-야후공동기획] 한국인은 왜 의사를 싫어할까① 2007년 06월 04일(월), www.mdtoday.co.kr , 김태형 기자
이러한 사실들은 즉,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의사’를 환자를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는 사람 보다, 미래가 보장된 돈 잘 버는 직업을 가진 사람으로 인식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이제 과거에 인술(仁術)과 봉사정신으로 무장해야 했던 ‘의사’에게 사람들은 더 이상 그러한 의미를 부여하기를 원하지 않는 것일까?
앞 문장과는 상당히 대조적으로 뒷 문장에는 ‘의사’에 대한 사람들의 비호감이 확연히 드러난다. 적대감에 가까운 이러한 감정은 의대열풍과는 매우 상반되는 현상이지만 현실세계에서는 전자보다 오히려 후자를 더 많은 이들이 느낀다. ‘의사는 제 밥그릇 챙기기에만 바쁘다.’ ,‘의사는 환자는 안중에도 없고, 차갑기 만한 이기적 집단이다.’ 이러한 어구들은 의사 관련 기사의 댓글에서는 빠지지 않는 단골손님이며, 술자리에서 한번쯤은 오고갔을 이야기들이다.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만약 사람들이 의사에게 기대하는 것이 의사 본업에 맞는 ‘적당한 질병치료’와 그에 따른 합당한 돈벌이라면 이러한 적대감은 형성되지 않았을 것이다. 게다가 이러한 우리나라 내에 의사에 대한 반감이 형성된 것이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라는 것을 감안하면 그 적개심의 근본적 원인을 최근 문제가 되는 의사와 환자 사이의 불신만으로 해석하는 것은 뭔가 부족하게 느껴진다. 불신이라는 것은 사람의 감정이며, 축적되어 갑자기 표출되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그리고 의사라는 직업이 갑자기 생겨난 것도 아니다. 즉, 그 불신은 현대사회만이 가지는 특성과 그에 따른 의사에 대한 사람들의 변화된 요구, 그리고 그것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현대 의료계의 시대적 착오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동안 의사사회는 직업의 전문성을 실현하기위해 매우 긴 수련기간을 유지해 왔고, 동시에 굉장한 폐쇄적 성격을 띠게 되었다. 이것은 어쩔 수 없이 획득된 특성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 의사들이 자신들만의 권력을 독점하기위해 고의적으로 외부. 정확히 사회에 공개하고 경험을 공유하려하지 않았기 때문에 형성된 것으로도 볼 수 있다. 이렇듯 의료계가 국민들로부터 자신의 권리를 보장받기위해 담을 쌓는 동안 동시에 국민들의 신뢰도 단절된 벽 앞에 의사사회와 소통하기를 포기했다. 즉, 서로가 대화를 거부함으로써 의사는 앞에서 언급했듯이 국민의 변화된 요구를 인지하지 못했고, 국민은 그러한 의사의 태도에 대해 실망하고 서로에 대한 불신을 키워갔다.
이러한 문제의 원인에는 편견을 가지고 의사사회를 대했던 일반 국민들에게도 책임이 있지만 먼저 방어적 자세로 대화를 기피한 의료계에 근본적 책임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제는 그 오해의 고리를 풀고 국민과 의료계가 함께 진보를 향해 나아갈 때이다. 그렇게 하기위해 의료계는 현대사회가 ‘의사’에게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의사는 어떻게 그 것에 부응할 수 있을 것인지를 진중히 고찰해 보아야 한다.
Ⅱ. 本 論
(가) 한국 과거 사회와 현재 사회에서의 의사의 영향력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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