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0년 이후의 노동자 운동과 세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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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1870년 이후의 노동자 운동과 세계화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노동경제세미나
[노동의 힘 :
1870년 이후의 노동자운동과 세계화- 비버리 J. 실버 ; Ⅲ 노동운동과 제품주기]

노동운동과 제품주기
앞 장에서 우리는 20세기 선진자본주의의 산업부문에 초점을 맞춰 세계노동소요를 분석한 뒤 대량생산 자동차산업의 성장, 세계화, 변화를 살펴봤다. 그리고 노동전투성과 자본재배치의 주기적 패턴, 즉 산업이 재배치된 새로운 저임금 지역에서 강력한 노동운동이 출현하는 일종의 기시감 같은 패턴을 발견했다. 달리 말하면, 공간 재정립은 자본이 진출하는 어디서든 유사한 노동계급과 계급갈등을 재창출했다.
이번 장에서 우리는 시간적 분석범위를 확장할 것이다. 한편으로, 우리는 자동차산업의 동학과 19세기 선도산업인 섬유산업의 동학을 비교하기 위해 시간을 거슬러 올라갈 것이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21세기의 선도산업을 밝혀내고 그것의 동학이라고 할 만한 것을 과거의 것들과 비교하기 위해서 시간을 앞질러 가고자 한다.
이번 장의 핵심이 되는 주장은 두 가지이다. 첫 번째는 생산의 지리적장소가 바뀜에 따라 노동계급이 형성되고 저항이 발생하는 주요 지점이단일 산업 내에서도 변화한다는 것이다. 달리 말하면, 우리는 세계섬유산업에서도 세계자동차산업에서 발견한 것과 유사한 패턴의 기시감을 관찰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특히 특정 산업의 노동소요가 한 장소에서 다른장소로 옮겨가듯이 자본주의의 발전을 선도하는 부문의 흥망성쇠에 따라 노동계급이 형성되고 저항이 발생하는 주요 지점도 한 산업에서 다른 산업으로 이동한다고 주장한다. 첫 번째 주장이 산업 내 노동계급의 형성과 노동소요의 궤적과 관련된 것이라면, 두 번째 주장은 노동계급의 형성과 노동소요의 산업간 동학과 관련된 것이다.
이런 산업간 동학을 포착하기 위해 우리는 ‘제품 재정립’ 이라는 용어를 고안했다. 자본가들은 특정 산업부문의 이윤압박에 대응해 지리적 재배치(공간 재정립)와 공정혁신(기술·조직 재정립)을 수행하지만, 또한 혁신적이고 더욱 이윤이 높은 새로운 생산라인과 산업으로 자본을 이동하려 시도한다. 이 제품 재정립의 핵심은 치열한 경쟁상태에 있는 산업과 생산라인에서 새롭고/거나 경쟁이 덜한 산업과 생산라인으로 자본을 재배치 하는 것이다. 이런 이동에 따라 곧이어 새로운 노동운동이 출현한다(그리고 기존의 노동운동은 쇠퇴한다).
이 장에서 산업간 동학과 산업 내 동학을 연결시키고 산업 내 주기들의 비교분석에 필요한 기초를 마련하기 위해 제품주기 이론을 비판적으로 재구성하고자 한다. 이렇게 재구성된 관점에서 보면, 한 제품주기의 후기 단계가 새로운 제품주기의 시작 단계와 겹쳐지는 일련의 중첩되는 제품주기(제품 재정립)야 말로 역사적 자본주의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고 할수 있다. 이와 같은 새로운 주기는 거의 예외 없이 고소득 국가에서 시작된다. 그리고 한 제품주기 내부에서 한 국면이 다른 국면으로 전환될 때나 한 제품주기에서 다음 제품주기로 전환될 때 모두 그 바탕의 핵심에는 노동계급의 형성과 저항이라는 과정이 깔려 있다.
공간 재정립(원래의 제품주기 이론이 강조하는 생산의 지리적 재배치)과 기술·조직 재정립(공정혁신)은 역사적 단계마다 매우 특정한 방식으로 노동소요와 결합된다. 그러나 공간 재정립과 기술·조직 재정립이 노동소요와 결합되는 방식은 서로 다르면서도 일정한 패턴이 있으며, 19~21세기 세계노동소요의 전개 양상에 대해서도 각각 다르지만 일정한 함의를 던져준다. 세계노동자들이 21세기에 직면할 것으로 보이는 조건들에 대해 뭔가 의미 있는 말을 들려줄 수 있기 위해서, 우리는 비교분석을 진행할 때에 이 유사성과 차별성에 주목할 것이다.
이번 장의 1절은 세계자동차산업이 밟아온 성장의 역사를 ‘제품주기’의 변천사로 다시 개념화하면서 시작한다. 이런 개념화는 섬유산업(2절)과 21세기의 새로운 선도산업(3절)을 비교분석하는 데 기초가 될 것이다. 미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특정한 시점에서 시작하고 끝나는 무수히 많은 제품주기가 있다. 그러나 이미 암시했듯이 우리는 섬유산업과 자동차 산업을 선정했다. 그 이유는 이 두 개의 산업군이 지난 200년동안 자본주의의 동학에 근본이 되어 왔던 두 개의 ‘거시’ 주기를 구성하기 때문이다. 영국에 중심을 둔 섬유산업군은 19세기 자본주의의 선도산업 으로서 맑스가 근대산업의 대표적인 사례로 간주한 산업군 이다. 20세기 초의 수십 년 동안 진행된 섬유산업군의 ‘주변화’는 미국에 중심을 둔 혁신적인 대량생산 자동차산업군의 등장과 동시에 발생했다. 자동차산업군은 경제적 측면에서뿐만 아니라 당시의 사회적 문화적 기준을 설정하는 데에서도 새로운 선도부문이었다. 이런 논리에 따라 이 장의 마지막 절에서는 자동차 산업군을 이어 세계자본주의의 선도산업 으로 떠오를 것 같은 계승자(들)을 찾아보고, 이와 같은 교체가 노동의 교섭력과 미래의 세계노동소요에 대해 어떤 함의를 갖는지 탐색해 보고자 한다.
1.자동차산업의 제품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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