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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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변희봉 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변희봉
1. 들어가며
세상에는 빛과 어둠처럼 대립되는 것들이 있다. 서로가 존재하면서 돋보이며, 그만큼 완전히 다른 것들. 묘하게도 그것들은 닿아있다. 닿아 있을수록 더욱 더 대비된다. 선과 악, 승리와 패배, 좋아하는 것과 싫어하는 것. 하지만 이 둘 사이에는 중간지대가 존재한다. 엷은 그림자의 테두리처럼 모호하다고 여겨지는 부분들. 빛과 어둠 사이의, 그 무어라 말할 수 없는 균열.
맞닿아 있는 것들의 틈새, 다른 것들을 이어주는 이음새, 손이 닿지 않는 비좁은 공간의 어둠. 그 속에는 많은 것들이 존재한다. 우리가 항상 잊고 지내는 어떤 것들. 손이 닿지 않는 책장 아래에는 잊고 있었던 소중한 것들이 숨겨져 있을 지도 모른다.
이 소설에 등장하는 만기라는 인물은 빛과 어둠 사이, 그 틈새에 속해있다. 빛과 어둠, 등을 맞댄 두 존재 사이의 가늘고 미묘한 균열 속에서 만기는 무엇인가를 ‘보았다’.
2. 어둠
가로등 불빛이 텅 빈 거리를 비추고 있을 뿐이었다. 만기는 밤하늘을 쳐다보았다. 가로등을 배경으로 빗방울이 그림처럼 흩어지고, 그 너머에 밤구름들이 희끄무레하게 떠 있었다. p.223
사람들에게는 누구나 한번쯤 어둠이 드리우는 순간을 경험한다. 동이 트기 전에 몰려오는 칠흑같이 어두운 잠깐의 시간처럼 암담한 순간이 찾아온다. 캄캄하고 답답하다. 빛이 절실하게 필요하지만, 그 빛은 정작 다가오지 않는다. 어둠속에서 벗어나려면, 그 빛 속으로 걸어 들어가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만 만기는 어둠속에 있다.
만기는 여느 사람들이 느끼는 ‘어둠’의 상태다. 이혼, 아버지의 병환, 감당하기 버거운 부채, 직장을 관두고 들어간 극단. 나의 눈에는 만기가 헤어 나오지 못하는 어둠 속에서 방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아둥바둥 살아도 모자랄 판에 허황된 것만 좇는 만기를, 나는 이해 할 수 가 없다.
그러던 어느 날 만기의 앞에 ‘변희봉’이라는 명배우가 나타난다. “내 깜냥에는 말이다. 딱 배우 중에 배우 아이가.”(p.220)라는 말처럼, 만기가 변희봉을 만난 것은 우연이었다. 소설 속에서 변희봉이라는 배우는 만기 혼자 알고 있는 가공의 인물이다. 모두가 모른다고만 했다. 늦은 밤 지하철역에서, 재래시장에서, 예식장에서. 각양 각색의 모습으로 사방팔방 나타나는 변희봉 선생을, 그 누구도 모르는 것이다. 사실이 아닌 진실에 불과하다. 영화 애호가인 나도, 방송국 작가였던 만기의 아내도, 심지어 검색엔진조차 모르는 변희봉을 그는 알고 있었다.
2. 빛
사람들이 흔히 느끼는 ‘빛’이란 무엇일까. 사회적 지위와 성공, 부와 명예와 같은 것들일 것이다. 평범한 가정, 평범한 직장, 평범한 수준의 삶들. 정작 이 빛들 속에는 개개인의 꿈이 포함되어있지 않다. 아니, 포함되어있지 않은 경우가 무척이나 많다. 나는 전적으로 내 삶의 내부에 존재한다. 그러므로 내가 어떤 양상으로든지 내 삶의 외양을 보게 된다면, 이 보여진 외양은 즉시 나의 내적으로 (체험되는) 삶의 요소가 되며, 삶을 내재적으로 풍요롭게 만든다. 미하일 바흐친, 김희숙·박종소 역, 『말의 미학』, 길, 2006, p.132
그렇다면 모두에게는 빛이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그래도 만기에게 위안이 되는 일이 있긴 했다. 막이 바뀌는 동안 캄캄한 무대 위에 세트를 설치하는 일이었다. 소품들의 위치를 정확하게 외우고 이동선을 계산해서 움직여야 했다. 바닥에 붙여둔 야광 스티커 몇 개가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어둠 속에서 만기는 몇 개의 소품을 바꾸어 다른 공간을 만들어냈다. 말하자면 아무도 볼 수 없는, 보여서는 안되는, 그런 역할이었다. 만기는 묘하게도 그게 좋았다. p.225
인생은 왜 빛이며 죽음은 왜 어둠인가. 삶은 오히려 어둠의 편에서 오는 것은 아닌가. p.241
노르웨이 출신의 극작가 헨릭 입센의 「인형의 집」은 사실주의 극의 대표작이며 동시에 세계 근대극의 대표작이다. 소설에서 등장한 연극은 세익스피어풍으로 각색되었다지만, 위의 대사는 원작에 등장하지 않는다. 이 극의 주인공인 노라는 ‘인형’과도 같은 삶을 살고 있었다. 하지만 자신의 잘못으로 인해 갈등이 생겨나게 되고 그로 인해 모든 것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슬퍼한다. 그러던 도중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게 된다. 결국 그녀는 새장과도 같은 집을 뛰쳐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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