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2. 1970년대 이전의 정신분석학적 영화이론
3. 1970년대의 정신분석학 이론과 그 이후
3-1. 기구이론 : 보드리와 메츠
3-2. 정신분석학과 페미니즘 영화이론
-- 로라 멀비를 중심으로
4. 정신분석학적 영화이론에 대한 비판과 전망
바바라 크리드는 [영화와 정신분석학]1)이라는 매우 함축적인 글에서 영화와 정신분석학과의 관계에 대해서 논하면서 양자가 모두 19세기 말엽에 탄생했다는 점을 중시한다. 영화와 정신분석학은 모두 근대성(modernity)이라는 힘에 의해 형성된 공통의 역사적․사회적 그리고 문화적 배경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이다. 정신분석학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그의 이론을 독창적으로 계승한 자크 라캉의 저작들은 정신분석학적 영화이론의 형성에 지대한 기여를 했다. 이론가들은 보통 개인의 삶에서 무의식적으로 억압된 욕망(慾望)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정신분석학이 어떻게 영화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는가를 탐구한다. 영화사적으로 볼 때, 스페인 출신의 가장 위대한 감독인 루이 브뉘엘의 마지막 연출 작품 (1977)은 바로 이 욕망의 실체를 가장 영화적인 언어로 보여준 작품에 속할 것이다.
정신분석학이 영화에 영향을 끼쳤던 것만큼이나 영화도 역시 역으로 정신분석학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이런 맥락에서 우리는 영화와 정신분석학을 합성한 용어(cine-psychoanalysis)의 진정한 의미를 가늠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프로이트는 '스크린 기억들'이라는 자신의 이론을 기술하기 위해서 영화용어에 의존하기도 했다. 또한 그의 핵심 사상들 가운데 상당수가 시각적 용어 속에서 발전하였다. 특히 거세이론이 그러한데, 그것은 여성 성기의 클로즈업에 의해서 각인된 충격에서 기인한 것이다. 나아가 셜록 홈즈를 좋아했던 프로이트는 그의 개인사도 역시 인기 있는 미스터리 소설처럼 전개되었는데, 이는 애초부터 영화가 채택했던 것이다."2)
정신분석학적 영화비평의 역사는 대단히 복잡하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우선 무엇보다도 1970년 이후의 정신분석학적 영화이론이 알튀세르의 이데올로기론, 소쉬르의 기호학, 그리고 페미니즘 이론 등과 밀접한 연관성을 갖게 되면서 이들 독립 학과에 대한 이해가 전제되지 않으면 정신분석학 자체를 이해하기 어렵게 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1970년대에 정신분석학은 '기구'로서 영화가 어떻게 기능한가에서부터 '스크린과 관객간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개념들을 설명하는데 적합한 핵심 학과가 되었다. 1980년대 및 1990년대에 들어와서 정신분석학에 대한 비판적 반응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너무나도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서 영화이론과 비평의 본질과 방향은 되돌릴 수 없는 근본적인 방식으로 변화를 겪었다.3) '정신분석학적 영화이론'과 '현대 영화이론'은 이제 거의 동의어처럼 사용되기에 이르렀다.4)
2. 1970년대 이전의 정신분석학적 영화이론
바바라 크리드에 따르면, 정신분석학에 바탕한 최초의 예술운동 가운데 하나는 다름 아닌 1920년대 및 30년대에 일어난 초현실주의 운동이었다. "초현실주의자들은 꿈과 현실의 경계를 넘어서는 새로운 체험의 양식을 탐구했다. 그들은 영화의 잠재력을 격찬했던 것이다. 그들은 프로이트의 꿈의 이론 및 무의식의 개념에 깊은 영향을 받았다. 그들에게 있어서 디졸브(dissolve), 슈퍼임포지션(superimposition), 슬로우모션(slow-motion) 등과 같은 특수한 기법들을 가지고 있는 영화는 꿈꾸기의 본성에 부합하는 것이었다."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