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1.문제제기
2. 분석틀 및 사례에 대한 설명
3. 김대중 정부의 대북정책
4. 노무현 정부의 사회경제정책
5. 결론
1) 한국 민주화의 역설: 기술관료적 민주주의
많은 연구자들은 지난 민주정부 10년의 개혁정치를 좌절시킨 원인으로서 관료정치를 지목하고 있다. 민주적 관료통제의 문제는 현실적으로나 이론적으로 대단히 중요한 이슈임에도 불구하고 분석적 수준에서 충분히 다루어지지 않고 있다.
민주화 과정의 많은 국가들은 아직 민주적 관료통제의 확고한 규범과 제도를 갖고 있지 않다. 서구의 경우 베버의 이념형적 관료제를 이론적 기반으로 나름의 제도와 관행을 정착시켜 왔다. 베버의 관료제는 정치와 행정의 엄격한 이원론에 근거한 것으로, 관료를 가치중립적이고 합리적인 자율조직으로 이해하며, 정치가 공동체를 위해 결정을 내리면 관료제는 이를 효율적으로 집행하는 합법적 수단이라는 인식에 기초하고 있다.
정당과 의회정치가 일찍이 발전한 유럽에서 보편적인 이 모델의 표본은 영국모델(Westminster Model)로, 이는 의회와 내각의 강력한 우위, 선거를 통한 책임성, 행정부에 대한 다수당 통제, 제도화된 야당, 논쟁의 확고한 규칙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관료가 견지해야 할 첫 번째 원칙은 정치적 중립과 익명성이라고 설명한다. 따라서 어느 정당이 집권하든 관료들은 가장 효율적인 방식으로 집권정당이 제시한 목표를 실현하면 되는 것이다.
민주적 관료통제의 또 하나의 모델은 승리한 집권정당에 의한 공무원의 대폭적인 인사교체 즉 미국의 엽관제(Spoil System, 교체 임용주의)로, 집권세력의 이념과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걸맞은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공약을 실질적으로 구현하는 것이 대의 민주주의에 합당하는 책임정치 논리에 기초하고 있다. 대통령이 활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인 인사권을 활용하여 대통령의 이데올로기와 아젠다의 실현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한국의 경우, 영국식 모델은 관료적 권위주의에서 기술관료가 지배연합의 한 축으로서 기능하여 왔다는 역사적 경험 때문에, 미국식 엽관제의 도입은 코드인사․낙하산 인사라는 담론에 각각 가로 막혀 있으며, 이에 따라 민주화와 전문가 통치의 결합이라는 이상한 결과가 나타나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