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과학 이봉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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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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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이봉범, 잡지 『문장』의 성격과 위상
1. 문제의 제기
『문장』은 일제말기 급격한 정치사회적 구조변동과 역학적인 제약 관계 속에서 탈현실의 ‘상고주의’와 ‘문학주의’라는 당대 지배적인 문화 흐름을 수렴하고 확산시키는 가운데 문예저널리즘의 새로운 차원을 개척했다. 이것이 『문장』 특유의 문학적 권위와 매체적 영향력을 행사한 원천이었으며, 당대 문화예술인들 대다수를 흡인할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다.
그간의 기존 연구 대부분은 1930년대 또는 식민지시대의 사회문화적 맥락에서 『문장』을 파악하였는데, 이는 잡지가 존재했던 일제말기 사회문화적 상황의 중요성과 더불어 잡지에 실린 내용들의 다양성 때문이었다. 기실 『문장』에는 판소리, 고전소설, 한문학, 고시조, 가사 등의 고전문학 작품에서부터 근대적 의미의 문학작품(소설, 시, 시조, 수필, 평론), 연구논문, 번역, 주해 등 학술적 성격의 글, ‘전선문학선’을 비롯한 시국관련 글들에 이르기까지 문예지로 한정할 수 없을 만큼 다양한 성격의 글들이 혼재되어 있다. 따라서 매체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할 것인가의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고, 또 그 규정 방식에 따라 『문장』의 성격과 의의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여기서는 매체로서의 『문장』에 주목하여, 이 잡지가 우리 근현대문학사에서 최고 수준을 보여준 문예 잡지라는 자명한 사실을 되묻고자 한다. 『문장』이 1920~30년대 문예지의 전통을 수렴하는 가운데 당대 다양한 문학 조류를 총괄하는 문단의 공기(公器)로서의 위상, 개방성에 입각한 편집체계와 구성, 독자적인 문학론의 생산과 전파의 거점, 문학주의와 저널리즘의 적절한 결합과 그 가능성의 시현, 독자적인 출판사업과 조직적인 유통망 구축을 통한 재생산기반의 건설, 추천제라는 등단제도의 구축을 통한 문단적 혹은 문학적 권력 창출의 전략 등 문예지의 제반 요건이 『문장』 단계에 이르러 비로소 세련된 형태로 완성되었다는 사실은 이 잡지의 성격을 규명하는 데 일차적으로 검토해야할 요목이다. 이에 『문장』이 일제말기 급격한 정치사회적 구조변동과 역학적인 제약 관계 속에서 어떻게 문학적 권위를 확보했는가를 중심으로 『문장』의 매체적 성격을 규명하고자 한다.
2. 문학적 권위의 창출 전략
『문장』을 규명하고자 할 때 선결해야 할 사항은 잡지에 다수 실려 있는 시국관련 글들의 성격문제이다. 저도의 차이가 있을망정 『문장』 또한 동시대 여느 잡지매체와 마찬가지로 ‘대동아공영권 건설’, ‘내선일체’, ‘국민문학’, ‘전쟁문학’ 등 국책에 부응하는 글들이 지속적으로 게재된다. 그리고 『문장』은 2호부터 24호까지 지속적으로 ‘전선문학선’란을 게재한다. 조선에서 전쟁문학의 첫 시험으로 평가되는 경무국 검열관 니시무라 산타로의 『보리와 兵丁』이 1939년 7월 번역 간행되면서 전쟁문학에 대한 논의가 본격 진행되는 것에 앞서 『문장』이 ‘전선문학선’을 기획 게재했다는 것은 문제적일 수밖에 없다. 『문장』의 지향에 위배되는 시국관련 글들이 기획 게재된 것은 당대 검열로 인한 불가피한 산물인 동시에 검열당국과 잡지 편집진의 일정한 타협의 산물, 즉 자발적인 자기검열의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문장』에 실린 글들을 일별할 때 우선 눈에 띄는 것은 필진의 다양함이다. 이광수에서부터 갓 등단한 청록파에 이르기까지 세대적인 다양성은 물론이고 이기영, 김남천, 한설야 등 구카프계열과 이효석, 이태준 등의 순수문학계열, 박태원, 김기림 등의 모더니즘 계열 등 유파적 다양성, 기타 미술, 음악, 연극, 영화, 잡지 편집에 관여하고 있던 당대 문학 예술인들이 거의 망라되어 있다. 그 뿐만이 아니다. 김윤경, 조윤제, 정인승, 고유섭, 손진태, 안자산, 이명선, 최현배, 이희승 등 다양한 영역의 전문가(학자)들까지 대거 참여하고 있다. 『문장』이 이렇게 상호이질적인 영역을 포괄할 수 있었던 것은 무엇보다 잡지의 개방적인 태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더불어 일본어 상용이 강요되는 상황에서도 조선어문학을 끝까지 고수하려 했던 잡지주체들의 노력과 『조선일보』, 『동아일보』가 폐간되고 유력한 종합지였던 『삼천리』, 『조광』 등이 점차 일본문에 잠식당하는 등 조선어 발표지면이 현저하게 축소되는 매체 환경, 그리고 당대 아카데미 영역의 연구 성과를 적극적으로 반영하고자 했던 편집진의 지향 또한 『문장』의 흡인력을 높여주는 요인이 되었다.
필진의 다양성은 곧 잡지 내용의 다양성과 풍부함으로 현시된다. 앞서 언급했듯이 『문장』은 고전 및 근대를 아우르는 문학작품뿐만 아니라 다량의 논문, 번역, 주해와 같은 학술적 성격의 글까지 포괄하고 있다. 즉, 문예와 학술을 겸비한 종합지적 성격을 보여준다. 그런데 이를 당대 문화 흐름과 관련지어 분류해 보면, 크게 ‘상고주의’와 ‘문학주의’로 대별할 수 있다.
『문장』은 ‘조선적인 것’에 대한 숭상과 고전에의 관심과 정열을 토대로 고전문학 자료의 발굴과 소개에 주력했다. 여기에는 이병기를 중심으로 한 이른바 문장파의 미적 취향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사대부 취향의 유가적 세계관을 공통분모로 하고 있는 문장파가 조선조 문학고전들을 능동적으로 수용하여 문화 창조의 새로운 가능성을 타진하려는 욕망이 현시된 것으로, 또 그 과정에서 1930년대 조선학과 고전부흥운동의 성과를 적극적으로 반영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문장파의 차원이 아닌 매체로서 『문장』에 접근할 때 이와 같은 평가는 부분적인 것일 수밖에 없다. 주체(및 이념)와 매체의 관계뿐만 아니라 매체와 독자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기존에 형성되어 있는 독자층을 흡수하는 동시에 새로운 독자를 창출하여 포획하는 것은 잡지 매체의 필수적인 생존 조건이다. 그것은 곧 독자와의 소통과정에서 그들의 취향과 수준을 적극 반영해야 함을 의미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문장』의 고전주의적 지향은 1930년대 출판문화의 세분화, 전문화 과정 속에서 새로 창출된 훈련된 소비자층, 즉 교양이라는 차별화된 감각을 통해 훈련되고 창출된 소수의 전문 독자군을 포획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 수 있다. 1920~30년대 독자층의 추이를 보면, 1930년대 후반은 사회 전반의 문화 역량이 크게 높아지고 이에 따라 고급한 취향을 가진 독자층이 대두하면서 그들의 성향과 취향은 제도화된 문학의 규칙을 만들어내는 기준으로 작용한다. 따라서 문학제도권 내에서 창작을 중심으로 한 대중성의 획득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문장』이 비록 문예잡지이지만 1930년대 중후반 저널리즘과 각종 매체를 통해 대중적으로 확산된 전통과 고전에 관한 논의들을 일정하게 반영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이 때문으로 여겨진다. 『문장』의 고전 지향은 문장파의 미적 취향의 반영인 동시에 당대 교양 있는 독자층을 획득하기 위한 매체 전략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어 나타난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유념할 것은 『문장』의 본질은 무엇보다 문예지라는 사실이다. 『문장』은 개방성을 기본 원칙으로 하되, 작품성을 최우선적인 기준으로 정해 문학작품을 선별 게재하는 원칙을 일관되게 고수한다. 그 결과 목록을 일일이 예거할 필요가 없을 만큼 문학사에서 지금까지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기념비적인 문학작품들이 대거 수록될 수 있었다. 이렇게 엄선주의에 입각한 문학주의 원칙은 상업성을 노골적으로 표방했던 신문매체와 뚜렷하게 구별되는 점으로 잡지의 문단(학)적 권위를 확보하는 데 중요하게 작용한다. 물론 그 원칙의 세부내역을 구체적으로 밝힌 바 없다. 그렇지만 ‘편집여묵’을 통해 가늠해볼 때 통속성을 배제한 것만큼은 분명하다. 또한 임시증간호 형태로 『창작32인집』을 간행하면서 잡지의 권위가 확고부동한 반열에 올라선다. 이 기획이 중요한 것은 창작집을 구성할 작가를 선정하는 것을 통해 잡지의 권위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동시에 문예대중화의 유력한 방편이 되기도 하다. 이를 통해 『문장』 스스로 당대 문단 및 문학의 유력한 기구가 되고자 했던 것이고 또한 그것을 달성하면서 잡지의 권위는 한층 배가 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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