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축제의 역동성과 현대 일본 사회
분야
hwp‘축제의 역동성과 현대일본사회-시만토강 유역사회와 ‘마츠리’의 인류학’을 독후감 도서로 선정하게 된 이유는 ‘마츠리’라는 단어 때문이었다. 고등학생 때 제2외국어로 일본어를 배우면서 교생실습을 나온 선생님들과 배웠던 소재가 마츠리였다. 일본의 다양한 마츠리를 배우던 기억이 생각나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관심이 있던 소재여서 그런지 어렵지 않게 책을 읽을 수 있었다.
‘まつり(마츠리)’. 축제로 번역되는 마츠리는 일반적으로 공적이면서 경사스러운 종교적 의식을 의미해왔다. 하지만 사회가 현대화됨에 따라 마츠리는 본래의 종교적 행위로써의 의미는 옅어지고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기념하거나 축하, 선전 등을 위해 개최하는 이벤트와 같은 집단적 행사를 가리키는 의미가 짙어졌다. 보다 넓은 의미로는 종교적 의식은 물론 이벤트 마츠리, 장례나 제사, 병을 치료하기 위한 의식, 죽은 영혼의 원한을 풀어주는 의례, 부정을 씻는 행위 등도 포함한다.
이 책은 마츠리와 지역사회의 경제활동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일본에서 특히나 마츠리가 활성화될 수 있었던 이유는 신을 숭배하는 일본의 전통 문화와 ‘일촌일품’이다. 일촌일품이란 쇼와54년(1979년)에 오오히타현에서 히라미쓰 모리히코 지사의 제창에 의해 시작된 지역 활성화 운동이다. 각 현 내에 있는 촌에서 제각기 하나의 특산품을 개발하여 지역 사회의 경제적 자립과 함께 문화 발전을 꾀하는 정책이었다. 이러한 상황에 힘입어 발전하게 된 마츠리는 1년 내내 일본 전역에서 열리고 있으며 일본의 전통 의식을 행하는 마츠리도 많아서 관광객 유치에 큰 힘이 되고 있다. 많은 관광객들이 몰리며 당연히 관광수익은 마츠리를 개최한 마을에 돌아가게 되고 이를 통해 마을의 재정자립도가 높아져 지방의 경쟁력도 확보가 가능하고 재원이 충족되기 때문에 지방자치를 위해 한걸음 나아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지역축제가 존재한다. 2013년, 올 한해에 예상되는 지역테마 축제만 해도 5월 10일을 기준으로 하여 약 1636건 정도에 달하며 비공식적으로 이루어지는 마을 단위의 작은 행사 등을 포함한다면 그 수가 어마어마할 것이다. 대표적인 축제로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진해의 군항제, 겨울이면 먹을 게 없던 과거 우리 조상님들이 송어를 낚시하던 풍습을 축제화한 평창의 송어축제 등이 있다.
진해의 군항제는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업적을 기리는 행사인 한편 벚꽃 축제이기도 하다. 남부 지방이라는 지역적 특색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개화 시기가 가장 빠르므로 중부 지방보다 빠른 날짜에 벚꽃 축제를 개최하며 사람들에게 봄기운을 물씬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는 데에 성공의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추운 겨울이 지나가고 날씨가 풀리면서 놀러가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욕구를 가장 먼저 충족시킬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진해에는 우리나라의 해군 본부가 위치해있다. 다른 지역에서도 볼 수 있는 단순한 벚꽃축제로 끝나지 않고 해군을 접목시켜 축제 기간 동안 해군군악대와 해군의장대의 공연을 보여주며 다른 지역에서는 볼 수 없는 색다른 이벤트로 축제를 다양하게 꾸몄고 해군 사관학교, 해군 기지 등의 군부대를 일반인에게 개방하여 새로운 체험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의 노력으로 사람들의 발길을 잡을 수 있었다.
평창의 송어축제는 ‘가장 짧은 시간에 성공한 겨울축제’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을 만큼 지역 축제의 성공사례로 손꼽히는 축제다. 2012년에 열린 평창 송어축제는 52일간 총 51만여 명의 관람객이 몰려들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또한 송어 축제를 통해 27억 36만원이라는 매출을 달성하기도 하는 기염을 토했다. 그 외에 축제의 반사적 이익까지 포함한다면 매출액은 현재 조사된 수치를 훨씬 뛰어넘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성공한 지역축제는 다른 어떠한 방식의 사업보다 단기간에 막대한 수익을 올려 지역 경제를 활성화 시켜줄 수 있다. 이 책에서는 전통적 마츠리가 현대적 마츠리로 변화하게 된 요인으로 지방으로부터의 지역 재생 운동을 꼽으며 그 중에서도 지역 활성화와 관광 개발을 꼽았다. 산업이 고도화됨에 따라 이제는 단순하게 물건을 생산하고 판매하는 식의 제조업만으로는 경제 부흥을 일으킬 수 없다. 지역 축제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볼 수 있는 특색 있는 축제만이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위에서 살펴본 2가지 축제는 지역성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충무공 이순신, 빠른 개화 시기, 해군 본부 등의 진해만이 가지고 있는 지역적 특색을 살린 군항제와 우리나라에서 겨울에 가장 춥고 가장 눈이 많이 내린다는 평창만의 기후적 특색을 살린 송어축제는 그들만의 뚜렷한 지역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색다른 체험을 하기 위해 관람객들이 몰려드는 것이다.
지금까지 지역 축제를 지역 경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으로만 이야기 해왔지만 지역 축제를 개발하고 만들어 내기까지의 과정 속에서 지역 주민들이 함께 모여 어우러지는 과정은 지방 자치를 탄탄하게 만드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옛말에 ‘먼 친척보다 가까운 이웃사촌이 낫다.’라는 말이 있다. 정말 옛말이 되어버린 말이다. 요즘 우리 사회는 바로 옆집에 누가 사는지 알지 못하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다 보니 우리나라 사람들의 특징인 끈끈한 정이 약해지고 층간 소음이 이웃끼리의 칼부림으로 번지는 등의 사고도 증가하고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한 마츠리는 마을 단위의 마츠리이다 보니 마츠리를 준비하는 기간 동안 마을 주민들이 가깝게 지내며 주민들 간에 정이 생겨나는 점 또한 장점으로 보았다. 우리나라 역시 마을 축제든 지역 축제든 서로 모여 화합의 장을 마련한다면 하나의 공동체라는 느낌을 받게 될 것이고 그러한 유대감은 지방자치를 더욱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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