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수학 이렇게 가르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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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제목을 보는 순간 앞으로 초등교사가 될, 특히 수학교육과를 다니고 있는 나에게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책일 것 같아서 기대를 가지고 책장을 넘겼다.
중국과 미국의 현직 교사들을 상대로 한 질문에 대한 답변의 분석이 이 책의 주요내용이다. 질문은 받아 내림이 필요한 뺄셈과 여러 자릿수의 곱셈, 분수 나눗셈, 둘레와 넓이의 관계 등 기초적인 수학에 관한 것들이었다. 중국 교사들 대부분이 올바른 절차로 정답을 구했고, 개념적인 이해는 물론 수학에 대한 관심도 충분했다. 초등학교 교사로서 그 정도는 당연하다고 생각되었고 현재 우리나라 초등 교사들도 대부분 그 정도 이상의 수준을 지녔고 나 또한 장차 그러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놀랍게도 미국교사들은 우리나라 중학생정도만 되도 쉽게 구할 수 있는 문제에 대해서도 어려움을 겪었고, 정답을 찾아냈다 하더라도 부족한 점이 많았다. 절차적인 지식과 단편적인 기억에만 의존하는 그들의 모습은, 그들에게 교육받을 아동들이 걱정 될 정도였다. 또한 그들의 대부분은 수학에 관한 관심조차 부족했고 아동의 질문에 대해서도 같이 고민하려고 하기보다는 책이나 전문가에게 의존하려고 했다. 현재 초강대국인 미국의 초등교사가 이정도 라니 놀라울 뿐이었다. 미래에도 미국이 과연 지금의 위치를 유지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리고 앞으로 초등교사로서 우리가 지양해야 할 본보기를 보여주는 것 같았다.
그런데 솔직히 책을 읽으면서 글쓴이에 대한 반감도 많이 가지게 되었다. 중국의 교사들이 미국의 교사들보다 여러모로 뛰어나다는걸 가르쳐주기 위한 책인가 하는 생각이 계속 들었다. 처음에 나오는 뺄셈에서 떨기에 대한 개념만 해도 그렇다. 글쓴이의 논리대로 책을 읽으면 미국 교사들의 빌려오기는 개념적 이해가 부족한 절차적 이해에만 바탕을 둔 중국교사들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수학적 사고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따지고 보면 빌려오기나 떨기나 용어의 차이이고 그것을 해석하기 나름이지 억지로 미국교사들을 깎아 내릴려고 말장난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이외에도 필요 이상으로 미국교사들은 개념적 이해가 떨어지는 걸 강조하고 반면에 대부분의 중국교사들은 개념적 이해가 충분하고 올바르게 수학을 지도하는 것처럼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글쓴이에 대해서 반감도 가지긴 했지만 이 책을 통해 앞으로 초등교사가 될 나에게 어떻게 수학공부를 해야 하고, 교사가 되어서 아동들에게 어떻게 수학을 지도해야 할지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진 것 같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교과에 대한 폭넓은 지식과 이해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너무나 당연한 것처럼 보이지만 가장 중요하고 어려운 부분인 것 같다. 글쓴이가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처럼 단순한 절차적 이해를 넘어서 충분한 개념적 이해를 가질 수 있도록 공부해야 한다. 문장제를 통해 수학을 가르치고자 할 때에도 교사가 제시하고자하는 굳건한 지식이 없으면, 학생들의 실생활을 아무리 잘 안다고 할지라도, 그 실생활과 수학을 연계시키고자 하는 마음이 아무리 절실하다 하더라도, 개념적으로 올바른 문장제를 만들어낼 수 없다. 교수법적으로 유력한 문장제를 만들어내려면 먼저 교사가 해당 주제를 폭넓게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브루너는 한 분야의 기초 개념을 마스터했다는 것은 일반 원리를 파악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학습하고 질문하며, 추측하고 예측하며,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태도가 발달해 있다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고 했다. 단순히 개념을 이해하는데 그치지 않고 끊임없이 연구하고 수학적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힘을 기울여야 한다.
또 흥미로운 것은 미국교사들은 짧게는 16년에서 길게는 18년 동안 수학을 배우고 초등교사가 되고, 중국 교사들 중에는 고작 9년간의 교육을 받고 초등교사가 되는 사람도 있는데도 중국 교사들이 훨씬 개념적 이해도가 높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어설픈 공부를 하는 것 보다 짧은 시간이지만 얼마나 제대로 된 공부를 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