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제주 민간신앙의 구조와 변용을 읽고

 1  [독후감] 제주 민간신앙의 구조와 변용을 읽고-1
 2  [독후감] 제주 민간신앙의 구조와 변용을 읽고-2
 3  [독후감] 제주 민간신앙의 구조와 변용을 읽고-3
※ 미리보기 이미지는 최대 20페이지까지만 지원합니다.
  • 분야
  • 등록일
  • 페이지/형식
  • 구매가격
  • 적립금
자료 다운로드  네이버 로그인
소개글
[독후감] 제주 민간신앙의 구조와 변용을 읽고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제주 민간신앙의 구조와 변용을 읽고
이 책을 쓰신 교수님과 나머지 두 분과 만남을 가진 자리에서 몇 년동안 제주 시골마을의 민속신앙을 조사하고 다니신 다른 교수님의 얘기를 주의 깊게 들었었는데, 책을 써달라는 부탁을 받고 바로 그 두 분이 생각나셨다는 책이 나오기까지의 일화. 교수님이 주의 깊게 들었다던 다른 교수님이 조사하신 몇 년간의 시골 민속신앙의 이야기가 나도 궁금했다.
우리는 모든 것이 편하고 과학적으로 입증되어있고, 끊임없이 누군가가 더 새로운 것을 발명해내는 빠르고 정확하고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다. 학계에서는 누군가 매일 뭔가를 밝혀내고 입증해내기 바쁘고 핸드폰 하나를 사도 한달뒤면 바로 구제품이 되어버릴만큼 더 좋은, 더 발달된 무언가가 매일 쏟아진다. 교수님이 수업시간에도 말씀 하셨듯이 조선시대 사람 데려다가 지금 여기에서 일주일만 살라고 하면 못살 것이다. 모든 것이 빠르고 정확한 이 세상은 조선시대 사람에게 어지럽기만 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세상에 아직 민속신앙이 남아있다. 민속신앙이라는 것은 과학적으로 입증되지도 않은 비논리적인 것임에도 아직 꽤 많은 사람들이 민속신앙에 의존하고 있다. 책을 읽기 전에 내가 의문을 가진 부분은 이런 부분이었다. 우리가 살고있는 세상과 맞지않는 것이 아직도 굳건하게 존재하고 있다는 점.
민간신앙에 그다지 관심이 없는 나에게도 이 책이 친근하게 느껴졌던 것은 민간신앙중에서도 내가 살고 있는 곳인 제주도의 민간신앙에 대해서 조사하고 정리했기 때문일 것이다. 제주도는 도시와 농촌이 공존하는 지역이라고 생각한다. 도시와 농촌의 거리가 매우 가깝고 서로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민간신앙은 도시와 농촌, 두 곳에 존재하는데 도시와 농촌의 민간신앙을 조사하기위해서는 제주도가 참 적합한 지역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제주시에 살지만 어릴 때는 할머니와 엄마아빠를 따라서 주말마다 시골에 있는 밭에 가기도 했었다. 가면서 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큰 나무에 색색의 천을 걸어놓은 모습, 돌을 쌓아놓은 모습들을 봤었다. 그것들을 보면서 할머니께 질문했던 생각이 난다. 왜 나무에 색종이들을 걸어놓았느냐고, 돌은 왜 쌓아놓은 것이냐고. 할머니는 마을입구의 큰 나무는 사람보다도 훨씬 오래 살아서 그동안 마을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 봤다고 했다. 마을을 지켜주는 수호신 같은 존재가 큰 나무라고 했다. 그래서 마을 사람들이 일년에 한번 마을의 안녕을 빌면서 제사도 지내고, 마을 아낙들은 일하러 가면서 돌 하나 올려놓고 가족들 건강이나 자식들의 합격을 기원한다고했다. 들어주시면 다음에 올 땐 돌 말고 떡 올려 놓을게요 하면서. 어릴때부터 자연스럽게 보던 우리주변의 것. 그것이 민간신앙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구나 하는 것은 커가면서 알았지만 나는 어릴때가 아닌 다 자란 지금도 그 큰 나무와 돌탑을 믿는다. 정말 그 큰 나무와 돌탑이 사람들을 보살펴주고 소원을 들어줄 것이라고 믿는다. 내가 믿는 것은 그것뿐이지만 아무튼 민간신앙의 일부분을 나도 믿고있다는 것은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
나는 할머니 할아버지와 엄마아빠 동생과 어릴때부터 살아서 옛날 문화도 꽤 알고있는 편이다. 할머니는 이 책에서 일반신이라고 소개된 신들을 굳건히 믿고 계신다. 내가 보기에 일반신들 중 할머니께서 가장 공을 많이 들이는 신은 조왕신과 장독대의 신이라는 장꼬방신, 그리고 성주신이다. 특히 조왕신과 장꼬방신. 할머니는 1층에 살고 부모님과 나와 동생은 2층에 사는데 할머니는 엄마께 주기적으로 날짜 같은 것을 알려주시며 조왕에 엿이나 그 밖의 먹을 것을 올리라고 하신다. 조왕신을 소중히 하는 것이다. 그것 말고도 항상 부엌을 청결하게 유지하고 칼을 바로 놓는 것은 할머니가 항상 신경 쓰시는 부분이다. 또 우리집에 있는 장독대들을 관리해 준다는 장독대의 신 장꼬방신을 위해 할머니는 매일 장독대를 닦으신다. 할머니 말로는 장꼬방신은 장맛을 좋게 해준다고 했다. 장꼬방신이 장독대에서 나가면 장이 썩게 되고, 모든 음식의 바탕이 되는 장이 잘 유지되지 않는다면 우리집은 제대로 된 음식을 못 먹는다고 했다. 어릴 때부터 항상 그런 소리를 듣고 실천해 와서 그런지 나는 우리집과 할머니네 댁 부엌이 더러운 광경을 한번도 본적이 없고, 우리집 장독대가 먼지가 쌓여있는 모습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 어릴 때부터 익숙하게 들었던 말들이고, 봐왔던 행동이지만 이게 민간신앙이라는 이름으로 존재하고 있는 줄 몰랐다. 민간신앙은 정말 이미 우리 생활 깊숙이 박혀있구나, 이미 머리와 몸에 밴 그 민간신앙에 대한 믿음이 빠르게 돌아가는 이 세상 속 에서도 민간신앙의 입지를 굳건하게 해주는 것이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나는 굿을 하고 제사를 지내는 것, 무당이 접신을 하거나 하는 것, 무당이 예언을 하는 것을 믿지 않는다. 절대로. 귀신이 있다거나 무당이라는 사람들이 그 귀신을 만나고 달래는 것을 완전한 사기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와는 전혀 관계없다고 생각한다. 내가 생각하는 민간신앙의 핵심 키워드는 믿음‘이다. 모든 것은 믿음으로부터 생겨난다고 생각한다. 하루하루 매일매일 돌탑에 돌을 올려놓으면서 가족들의 건강을 빌던 그 믿음과 정성이 정말 가족들의 건강을 가져오는 것이라고 믿는다. 무당들과 무당을 믿는 사람들은 귀신의 존재를 믿으니까 굿도 하고 넋들이도하고 하는 것 아닐까? 내가 무당을 완전한 사기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은 무당들이 모시는 신도 어쨋튼 무당들의 하나의 믿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나는 돌탑에 돌을 올려놓는 정성과 마을 입구어귀에 오래 산 나무를 소중히 하고 중요하게 생각할 줄 아는 사람들의 믿음은 믿지만 민간신앙 중에서도 무당쪽에 대해서는 믿음이 없다. 그래서 내게 있어서 의미있는 민간신앙은 나무와 돌이다. 자연이다. 그리고 그 모든 것을 믿고 소중하게 여기는 우리 할머니와 같은 마음, 마을 사람들의 마음을 믿는다.
하지만 내가 믿지는 않아도 제주도에 있는 ‘당’과같은 존재의 민간신앙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내가 민간신앙을 하나의 지역공동체를 대표하는 문화중의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각 지역마다 특유의 민간신앙이 존재하고, 제주도는 제주도 특유의 민간신앙의 존재한다. 이런 민간신앙은 문화로 대표되기도 하고 하나의 지역을 민간신앙 하나로 단단히 묶어주는 역할도 한다고 생각한다. 지역주민들의 하나의 종교같은 존재로 아직까지도 민간신앙은 입지를 굳건히 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