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Ⅰ. Intro
개인적으로
무간도 최고의
장면이라 생각하는 옥상씬.
나는 아직도 2003년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 해 초에 개봉한 양조위유덕화 주연의 ‘무간도’라는 영화는 영화 매니아인 나에게서 영화를 보는 즐거움을 빼앗아버렸다고 할 수 있을 만큼, 다른 영화에서 볼 수 없는 무간도의 스타일에서 나는 아직도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당연히 이번 레포트는 무간도 이후 내가 가장 즐겨보고 호러와 더불어 유일하게 극장에 가서 돈 내고 보는 느와르장르에 관해서 쓰기로 했다. 90년대 이후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 수많은 한국형 갱스터범죄 느와르들 중에 내가 택한 영화는 유하 감독, 조인성 주연의 ‘비열한 거리’이다. 무간도를 분석 하지 않고 한국 영화를 택한 이유는 한국 느와르가 아직 무간도와 같은 영화에 비해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고 무엇이 어떻게 부족한지에 대해 알아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Ⅱ. Genre?
‘비열한 거리’의 분석에 집중하기에 앞서 느와르의 역사와 전반적인 장르적 특징들을 개략적으로 살펴보자.
프랑스 비평가들에 의해 명명(命名)되어진 검은 영화(Black Film)이라는 의미의 필름 느와르는 1940년대 헐리우드에 등장한 일종의 영화적 스타일이다. 기술적인 진보와 독일 표현주의, 프랑스의 시적 사실주의의 영향 아래 발전된 느와르는 어두운 시각적 스타일을 통해 도시의 범죄나 심리적 불안을 드러내는데 성공했다. 즉, 느와르의 시각적 표과는 폭력과 범죄에 따르는 심리적 갈등과 소외 의식이라는 주제를 함축하고 있는 것이다.
느와르의 특징적 표현요소로는 흑백 화면이 지닌 거친 질감에다 극단적으로 강조되는 밝음과 어둠의 대조, 불안정한 구도와 정서 등을 들 수 있는데, 구체적인 시각적 스타일을 살펴보면, 첫째, 야간 장면을 선호한다. 지하세계의 인물은 대낮에도 어두운 실내에 앉아 있으며, 천장의 조명도 낮게 설치된다. 둘째, 불안정한 심리 상태를 강조하기 위해 사선 구도를 사용하거나 구도상 균형을 파기한다. 셋째, 폐쇄 공포를 상징하는 문이나 유리창, 계단, 그림자로 화면을 채운 프레이밍(framing)을 즐겨 쓴다. 넷째, 연기자와 배경을 동일한 조명으로 처리하는 경우가 많다. 즉, 극중 인물이 이야기할 때 그림자에 의해 가려지는 경우 등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다섯째, 물에 대한 프로이드적 애착을 보이는데, 텅 빈 거리는 저녁 비에 젖어있는 경우가 많다.
폴 슈레이더는 “필름 느와르는 자신의 사회적 조건을 공격하고 해석해냈으며 반영이라기보다 창조물인 미국적 매너리즘의 악몽같은 세계를 만들어 냈다. 그것은 느와르가 무엇보다 스타일리쉬하기 때문이고, 갈등을 논리적 해결이 아닌 시각적으로 해결했기 때문이다” 라고 언급하면서 느와르의 특징적 7가지 테크닉을 열거하였다.
1. 대부분의 장면을 밤에 찍는다.
2. 독일 표현주의에서와 마찬가지로 사선과 수직선이 수평선보다 더 선호된다.
3. 배우와 세트에는 종종 같은 비중의 조명이 가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