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문화의 숨 은형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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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일본문화의 숨 은형形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그동안 일본사회의 문화 및 사상적 특징에 대한 연구는 계속되어 왔다. 특히 이 책은 일본문화의 원형을 주제로 강연한 것을 수록한 것이다. 특히 가토슈이치가 제시한 일본 사회의 특징은 현대의 일본의 모습을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그가 우선 꼽은 일본의 특징은 경쟁적인 집단주의이다. ‘무라(村)’라는 사회범위에서 일본인은 모두가 똑같이 되고 싶다는 욕구, 즉 순응주의를 띄게 된다. 전체의 유지를 위해 소수의 의견은 바람직하지 못하고 불행한 것으로 간주되고 엄격한 상하관계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 집단속에서는 치열한 경쟁이 존재한다. 스포츠와 마찬가지로 어떤 영역에서 동일한 목표를 인정하고 특정한 규칙에 따라서 그 목표를 달성하려고 노력한다. 이러한 것이 집단의 활동을 뒷받침하게 된다. 이러한 치열한 경쟁이 일본 사회의 경제성장을 이룩한 기반이 되었다. 또 한가지 집단의 특이성은 전체가 책임을 지는 구조라는 것이다. 실패가 있어도 책임자를 분명히 하지 않기에 종종 일본의 집단성은 개인에게 무책임성을 안기게 해준다. 전쟁 후에도 일본에서는 개인적인 전쟁책임이 없었다는 것은 다 이러한 일본인의 집단성 및 그 무책임함에서 나온 것이라 말한다.
두 번째 특징은 현세주의로, 일본인은 사후의 세계가 집단의 연장이라고 생각한다. 즉, 죽어서도 살아생전 속했던 집단에 대한 소속성은 변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따라서 일본인은 세속적 가치를 더 중히 여기고, 현재의 상황에 재빨리 반응한다. 가토는 일본의 외교를 장님외교라고 말했다. 앞을 내다보지는 못하지만, 그것을 겪고 나서의 반응은 빠르다는 것이다. 이러한 외교적 특징도 바로 ‘현재’를 중요시하는 일본 사회의 특징에 의해 야기된 것이라고 말한다.
가토는 극단적인 형식주의와 주관주의가 일본의 집단 내부의 질서를 유지한다고 보았다. 일본인에게는 명목주의의 습관이 있다. 말이 가리키는 물건이나 현실보다 그 말 자체를 존중한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가토는 몽블랑의 일본인 관광객을 예로 들었다. 일본인 관광객에게는 사진에 몽블랑의 산봉우리가 찍히는 것보다 몽블랑에서 찍은 사진이라는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는 것이다. 이러한 가토 슈이치가 제시한 일본사회의 특징을 통해 우리는 현대의 일본 사회의 사회 문제들을 재조명해 볼 수 있다. 일본의 집단주의는 일본 경제력의 원동력이 되긴 했지만, 전체와 벗어난 사람에 대해서는 엄격히 추방한다. 이러한 특징은 오늘날의 이지메 문제와 직결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일본 여성들의 명품 선호 사상 또한 그들의 명목주의에 의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기노시타 준지의 복식 무겐노에 관한 부분은 ‘노’에 대해 잘 모르는 나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았다. 그는 노에서의 ‘리얼리티’에 대해 언급하는데, 연극에서의 리얼리티는 그것이 실재인물과 얼마나 똑같게 보이느냐가 아니라 실재 인물은 아니지만 그 사람이 바로 거기에 있다고 느끼게 하는 것이라 말했다. 작품『井筒』에서 200년 전의 사람이 나타나 현재형으로 말하면서 200년의 시간을 응축시키는 듯 한 장면이 있다. 극 중의 와키는 그것을 리얼하다고 느끼고 있고, 관객은 그것을 리얼하다고 느끼고 있는 와키를 보게 된다. 그것을 리얼하다고 느끼고 있는 와키를 통해 관객도 그것을 리얼하다고 느끼게 된다. 서양의 리얼리티와는 다른 일본적인 리얼리티라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노의 한 작품인『實盛』의 후장에서 ‘後 시테’의 대사에는 주어가 없다. 그리고 地謠가 시테의 이야기를 보충한다. 이렇게 애매한 말로 인해 후에는 행동의 주체도 애매하게 된다. 주체가 애매해지면서 노의 배우는 하나의 인물을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무대 위의 다른 인물이 될 수 있고, 나아가 운명의 모습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노’라는 일본의 연극에는 특유의 구조가 존재한다.
일본과 우리나라는 지리적으로 가까운 위치이지만 그 사상사를 살펴보면 다른 모습을 많이 띄고 있다. 불교나 성리학 등을 살펴봐도 일본은 우리나라와는 조금 다른, 그들 나름대로 그 사상을 전개하고 있다. 마루야마 마사오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외래에서 수용된 사상은 일본에 들어오면 폭넓은 ‘수정’이 가해지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일본의 신화를 예로들어 구체적인 설명을 한다. 일본의 신화를 살펴보면 그 요소는 다른 지역과 공통된 부분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엄격히 말하면 일본 신화에 ‘특수성’은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로서의 일본신화 그 자체만을 본다면 그것은 개별적인 것이고 매우 개성적인 것이 된다. 개성은 전체 구조로만 이야기 할 수 있다. 즉, 일본신화는 여러 곳에서 영향 받은 요소들을 새로운 형태로 전체를 구성함으로써 하나의 개별성으로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일본이 그 나름대로의 개성을 가질 수 있는 이유는 일본은 대륙으로부터 떨어져 열도에 위치하고 있는 지리적 환경을 들 수가 있다. 일본은 대륙에서 떨어진 열도에 위치하고 있었고 문화에 휩쓸려 그들과 동일해지는 것을 벗어날 수 있었던 것이다. 마루야마는 한국의 문화가 ‘홍수형’이라면 일본의 문화를 ‘누수형’이라고 했다. 문명이 떠내려오면 한국은 한번에 휩쓸려버리지만 일본은 천정을 고치 듯 그것을 자주적으로 수정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일본은 언제나 ‘이웃’에 대해 강한 호기심을 갖고 있는 반면, ‘內’의 자기동일성을 완강하게 유지함으로써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면서 자주성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사상사를 외래 사상의 왜곡의 역사로 보거나 ‘일본적인 것’이 전혀 없다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늘 새로운 것을 찾아 두리번거리면서도 그 자신은 변하지 않고, 자신의 것으로 ‘수정’시키는 패턴을 유지한 것이다. 남의 것을 받아들이면서도 자신의 것을 지키고, 나아가 그것을 일본의 것으로 만드는 이러한 일본의 특징이 일본문화를 발전시키는 바탕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우리가 생각하는 ‘일본의 문화와 전통’에는 그 유래가 외국인 경우가 많다. 외래의 것이라도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융화시키는 이러한 ‘플러스알파’의 정신이 현대의 일본사회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한 나라에 대해 이해한다는 것은 곧, 그 나라의 문화적 특징을 이해한다는 말로 표현될 수 있다. 그렇다면 ‘한국적’ 특징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우리는 물론 일본과 달리 중국 대륙과 연결되어 있어, 그들의 문화와 공통되는 것이 많다. 그러나 일본의 신화처럼 여러 문화에서 영향을 받은 것을 종합하여 하나로 만들면 ‘한국적’인 것이 되는 것이 있을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도 이러한 ‘한국적’ 특징에 관한 고찰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책을 통해 나타난 일본사회의 특징은 현대의 일본사회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오늘날 나타나는 사회현상도 그 저변에는 이러한 일본적 문화의 특징이 내재되어 있는 것이다. 앞서 말했던 이지메 현상이나 명품선호사상 등의 원인도 다 일본문화의 특징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우리도 우리나라의 문화적 특징을 연구함으로써 오늘날 일어나는 사회현상에 대한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책을 통해 내가 배우고 있는 일본문화의 모습에 대해 좀 더 알 수 있었다. 루스베네딕트의 ‘국화와 칼’에서 나타나는 모습과 또 다른 일본의 모습이었다. 국화와 칼에서는 일본인 특유의 사상을 이해함으로써 일본인의 행동양식을 이해하는 것이라면, 이 책을 통해서는 일본 문화의 저변에 깔려 있는 일본의 고유성과 특징을 찾아보는 것이었다. 책이 세 사람이 강연한 내용을 옮겨놓은 것이라 공통된 특성을 찾는 것은 어려웠지만, 그 만큼 다양한 분야를 통해 일본문화를 파악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