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해가 뜨면 눈을 뜨고 저녁에 해가 지면 잠자리에 드는 것은 인간의 신체리듬이 자연의 시간을 따르기 때문이다. 인간의 노동도 그러할 것이다. 하지만 인공조명의 발명과 최근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인간의 노동이 자연의 시간을 따른다는 그 법칙을 파괴하고 있다. 이윤추구를 위한 자본의 노력은 기술발전에 힘입어 지리적, 공간적 제약을 뛰어넘어 ‘밤’이라는 시간까지 지배하고 있다. 이윤추구 극대화와 소비자 편익 증대 욕구가 결합되어 노동자들은 ‘어둠’의 시간에 ‘인공조명’ 아래 일을 하도록 강제되고 있다.
하지만 어둠의 시간에 불가피하게 수행되어야 하는 업무 또한 존재한다. 밤에는 대개 잠을 자기 때문에, 그래서 각종 위험으로부터 자신을 지키는 데 취약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동이다. 간호(돌봄), 경찰, 소방, 군대 등의 영역이 그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