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는 청대의 女訓書 『女學』이 조선에 수용된 양상과 의미에 대한 고찰이다. 『여학』은 남정원이 齊家에서 平天下로 이어지는 유교적 보편론에 입각, 집안의 안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여성에게 배움이 필요함을 인지하고, 그 배움을 위한 전용 서적으로 구성된 것이다. 『여학』은 四德을 기초로 36개의 세목을 세우고, 전대의 전적들에서 관련 내용들을 발췌하여 완성된 것으로, 역대 어느 여훈서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체계적인 구조와 구체적인 덕목을 갖추고 있다. 『녀□』 은 『여학』을 발췌해서 한글로 번역한 것인데, 수입 경위 및 번역자와 필사자는 미상이고 서문에 남아 있는 간지와 표기법을 통해 1862년에 필사된 것으로 추정할 수 있을 따름이다. 서문에 따르면 현전하는 『녀□』 은 필사자가 자신의 며느리를 위해 제작한 것이지만, 『여학』 자체가 상당한 거...
송호빈 ( Song Ho-bin )우리어문학회, 우리어문연구[2020] 제68권 261~288페이지(총28페이지)
李鼎均(1852~1899)이 지은 장편한문소설 『興武王演義』는 총 31편의 타장르문체를 수용하고 있다. 詩歌 15편, 上疏文 1편, 檄文 1편, 祭文 2편, 書簡 3편, 頌 2편, 表 1편, 史評 5편, 碑銘 1편이다. 본고는 ① 작가가 피인용 작품의 작자나 작품명 등을 잘못 언급한 예, ② 출전을 밝히지 않았지만 실은 기존의 작품이나 기록을 차용한 예, ③ 현대의 역주본이 이정균의 잘못을 그대로 따르거나 작품 구분을 잘못하거나 『흥무왕연의』의 원본에 따라 작자만 기록하고 그 출전을 밝히지 않은 경우 등을 확인하였다. 이러한 타장르문체의 수용과 활용은 작가의 창작 기법 및 주제 의식과 관련이 있다. 작가는 기존의 「金庾信傳」이 이미 어느 정도 서사문학적 성격을 갖추고 있지만 두 가지 측면에서 부족함이 있음을 지적하고, 그것을 극...
이 연구의 목적은 <언어에 대한 이해> 교과목 개발을 위해 교양교육으로서의 교과목의 목표를 분명히 하고 교육 내용과 방법론을 구체화하는 것이다. 지금까지 대학의 교양교육을 위한 연구는 다각도로 이루어져 왔는데, 기초교육영역에 비해 심화교양교육을 위한 연구는 상대적으로 매우 부족한 편이다. 이 연구를 통해 심화교양교육의 교과목 개발에 필요한 사항들을 점검하고, 다양한 쟁점들을 검토해 나가면서 체계적인 심화교양교육 설계 및 교과목 개발에 대한 연구를 진행하고자 하였다.
대학 교양 교과목 중 심화교양교과목 개발을 위해 먼저 현재 개설되어 운영되고 있는 언어 관련 교과목에 대해 분석하였다. 이를 위해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와 고려대학교의 심화교양영역의 교과목 개설 현황을 비교 분석하여 특성을 추출하고, 장단점을 분석하였다. 이러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본 연구가 ...
이옥희 ( Lee Ok-hui )우리어문학회, 우리어문연구[2020] 제68권 333~373페이지(총41페이지)
이 논문에서는 『첩해신어』(捷解新語)(1676, 초간본)와 18세기 중엽에 개수된 『개수첩해신어』(改修捷解新語)(1748, 1차 개수본)의 표기와 음운 현상의 특징을 살펴보고 두 문헌을 대비하고자 한다.
표기의 특징으로 『첩해신어』에서는 음절 종성 ㅅ표기와 연철 및 중철이 두드러지고, 어중 된소리는 ㄲ, ㅺ, ㄸ, ㅼ, ㅽ 등으로 표기되며 모음 간 ff의 연쇄를 보인다. 『개수첩해신어』에서는 음절 종성이 ㄷ으로 표기되며, 중철과 분철이 우세하다. 어중 된소리는 ㅆ, ㅼ, ㅳ, ㄸ ㅽ, ㅶ, ㅺ 등으로 표기되었으며 모음 간 ㄹㄴ의 연쇄가 나타났다. 음운 현상의 측면에서 『첩해신어』에서는 ㅎ구개음화가 나타나며 ㄷ구개음화나 원순모음화는 전혀 일어나지 않는다. 반면에 『개수첩해신어』에서는 ㅎ구개음화가 유지되며, 모든 음운·형태적 환경에서 ㄷ구개음화...
박병선 ( Park Byung-sun )우리어문학회, 우리어문연구[2020] 제68권 375~396페이지(총22페이지)
본 연구는 한국어의 대표적 이유 원인 표현에 사용하는 연결어미 ‘-어서’와 ‘-니까’의 의미 기능을 새로운 시각에서 분석하고 두 표현의 유사점과 차이점도 기존 논의들과는 다른 관점에서 본 새로운 개념을 제시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 두 연결어미의 다양한 용법에 대해 지금까지는 주로 다의적 용법으로 설명되어 왔지만, 다의 용법들이 형태만 같은 것이 아닌 기본 공통의 의미 기능이 있음을 밝히는 것도 목적으로 한다. 연결어미 ‘-어서’와 ‘-니까’에 대한 기존의 연구들에서 많은 특징들을 정리해 왔음에도 아직 밝히지 못한 특성이 있었고, 이로 인해 한국어교육 현장에서 유사하면서도 다른 특징을 그 이유나 이론적 배경을 설명하기보다는 용법 위주의 설명을 하게 하는 원인이었다. 왜 그러한 특성을 보이는지에 대해 아직 더 연구를 진행할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이번 논...
이선영 ( Lee Sun-young )우리어문학회, 우리어문연구[2020] 제68권 397~423페이지(총27페이지)
본 연구에서는 원격 화상 수업을 위해 한국어 교사에게 필요한 기술과 지식은 무엇인가를 살피고, 이 원격 화상 수업 기술 학습에 대하여 사이버대학 한국어교육 전공생들이 가지고 있는 요구를 조사하였다. 우선 본 연구에서는 원격화상 수업에 필요한 교수 기술 및 지식의 범주를, ‘원격 화상 수업을 위한 앱/프로그램에 대한 지식 및 운용 기술’, ‘원격 화상 수업을 계획, 구성, 준비하는 데에 필요한 지식’, ‘원격 화상 수업을 진행하는 데에 필요한 기술’, ‘원격 화상수업에서 학습자를 평가하는 데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 등으로 나누었다.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들은 한국어교육 분야에서 앞으로 원격 화상 수업의 비중이 현재보다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인식하고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 한국어 수업을 원격 화상 방식으로 진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은...
이소현 ( Lee Sho-hyun )우리어문학회, 우리어문연구[2020] 제68권 425~450페이지(총26페이지)
이 연구의 목적은 선행 연구에서 고안한 텍스트 난이도 측정 공식에 의거하여 자동으로 텍스트 난이도를 산출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이를 활용하여 다양한 한국어 교육용 텍스트의 난이도 분포를 분석하는 것이다. 선행 연구에서 개발된 한국어교육 또는 국어교육용 텍스트 난이도 측정 공식을 검토하고, 그중 하나의 공식을 채택하여 텍스트의 난이도를 자동으로 계산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한 뒤 초등 교과서 및 TOPIK 기출 문항의 읽기 지문, 한국어 교재의 읽기 텍스트의 난이도를 측정하였다. 그 결과값을 상자 그림(boxplot)을 통해 나타내어 등급에 따라 우상향의 경향을 보이는 난이도 분포를 시각화하는 한편, 자동 측정 프로그램의 개발 과정을 통해 프로그램에 적합한 정밀한 공식개발의 필요성과 어휘 및 문법 목록 정비의 필요성을 확인하였다.
김진기 ( Kim Jin-ki )우리어문학회, 우리어문연구[2020] 제67권 7~63페이지(총57페이지)
그동안 박태순 소설에 대한 연구는 많이 진척되어 왔지만 아직도 미진한 면이 많다. 그만큼 박태순 문학세계의 넓이와 깊이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반증해주는 것이라 하겠다. 따라서 박태순 소설을 일관되게 이해하기 위해 본 논문에서는 그의 초기소설의 주체화 과정을 면밀하게 살펴보았다. 대학생이라든가 소시민, 시민, 민중 등은 작가의 정체성과 관련되기 때문에 역사와 현실을 보는 시각의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본 논문은 그의 주체의 문제를 시민과 관련시키고 그것이 1968년의 현실에서 어떻게 변모되고 있는가를 정밀하게 분석해보려고 하였다. 그 이유는 박태순 스스로 4 · 19혁명의 주체를 시민으로 상정하고 있고 따라서 그 혁명의 성격을 시민혁명으로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시민혁명을 표나게 강조했던 「무너진 극장」과 더불어 바로, ‘그 해’(1968년)에 ...
박성준 ( Park Seung-jun )우리어문학회, 우리어문연구[2020] 제67권 65~97페이지(총33페이지)
이 논문은 1940년 ≪동아일보≫에서 기획한 신년좌담회 「初有의 藝術綜合論義」를 고찰하여, 당대 비평의 수용양상을 복기한다. 본 좌담에서는 비평 빈곤론, 세대·순수론, 고전부흥론 등 다양한 비평적 층위를 고찰함과 동시에 장르별 창작방법과 예술계의 세태까지 함께 논의하고 있다. 이는 전환기 문화사의 단면을 총체적으로 그려냈다는 것을 방증한다.
종전 ≪동아일보≫ 기획 좌담회와 달리 본 좌담회는 논쟁보다는 통합적 검토가 상대적으로 선행되었다. 담론의 주체였던 이원조, 안함광 등 좌파계 논객들이 배석하지 하지 않은 상황에서 저널을 장악한 해외문화파의 관점으로 좌담전체가 경도되었던 것이다.
가령 비평 빈곤의 시대상을 기성의 관점에서만 다룬다거나 세대·순수론을 예술지향주의로 해석한다든가, 고전부흥과 번역문학 논의를 함께 취급하는 점에서 특히 이런 인상이 강하게 드러난...
박수현 ( Park Soo-hyun )우리어문학회, 우리어문연구[2020] 제67권 99~133페이지(총35페이지)
이 논문은 2015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고등학교 문학 교과서의 ‘문학의 본질’ 단원에 관해 고찰하고 문학의 본질을 재고한다. 인식적·윤리적·미적 기능으로 문학의 본질을 한정하는 관습은 잦은 교육과정 개정 작업에도 불구하고 유구하게 반복되었다. 그 상투성도 문제지만, 특히 문학의 윤리적·미적 기능을 강조하면 삶의 진짜 문제에 대한 직시와 통찰을 방해하고 학생들의 현실 대응력을 약화시킨다. 이 논문은 문학이 독자의 정신적 성장과 심리 치유에 기여한다는 명제 아래 특히 비도덕과 추함의 효과를 살펴본다. 이장욱의 소설 「고백의 제왕」을 통해서 평범을 초과하는 고통을 전시함으로써 독자에게 안도감을 선사하여 자기 객관화와 통찰에 이르게 하는 문학의 기능을 살펴본다. 또한 한강의 소설 『채식주의자』를 통해서 과민함과 연약함으로써 독자에게 삶의 본질을 비춰줄 뿐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