鄭宣景 ( Jung Sun Kyung )한국중국학회, 중국학보[2020] 제93권 153~180페이지(총28페이지)
본고는 『聊齋志異』의 서사예술적 성취를 살펴보고 주제의식과 글쓰기의 관계를 고찰하고자 했다. 동식물, 귀신, 정령, 신선 등의 신괴한 소재를 가져와 당시의 사회상을 반영하며 현실 비판의 사상을 담아낸 『聊齋志異』의 독창적인 주제의식에 주목했다. 특히 ‘사이’ 경계를 가로지르는 글쓰기 방식은 『聊齋志異』의 주제의식을 어떻게 예술적으로 형상화시켰는지에 대해 천착했다.
먼저, ‘정치관과 과거제도’에서 蒲松齡은 고지식하고 융통성 없는 지식인 사회의 세태를 비판하며, 뇌물 바친 자들만이 합격하는 인재 선발 방식의 부당함에 대해 질책한다. 이상적 관료를 꿈꾸던 학 자로서의 의지와 포부가 꺾이는 과정을 기대와 절망의 사이를 포착하는 글쓰기로 담아냈다. ‘경제관 과 현실인식’에서는 상인관에 대한 보수적인 인식부터 진보적인 인식까지 변화하고 있는 당대의 경 제 관념을 살필 수...
쑨거(孫歌)는 동아시아 문제를 자신의 학문적 의제의 하나로 인식하고 그에 관한 성과를 내는 거의 유일한 중국의 비판적 지식인이다. 이는 쑨거의 일본 유학 경험과 한국 『창작과비평』 그룹의 포섭 노력에 힘입은 바 크다 하겠다. 그녀는 일본 유학을 통해 다케우치 요시미(竹內好), 마루야마 마사오(丸山眞男), 미조구치 유조(溝口雄三) 등 일본의 비판적 지식인들의 성과를 중국학계에 소 개함으로써 중⋅일 학술교류에 이바지했다. 특히 다케우치 요시미의 ‘방법으로서의 아시아’에 영향을 받아 ‘냉전 구조의 동아시아 시각’이라는 명제를 제시함으로써 ‘동아시아’ 지식장에 ‘역사 진입’, ‘비판적 지식인의 태도’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여기에서는 동아시아와 서유럽의 관계에 대한 고찰을 통해 동아시아 정체성을 검토한 후, 쑨거 동아시아 인식론의 핵심인 ‘역사에 진입하는 ...
김영환 ( Kim Young Hwan )한국중국학회, 중국학보[2020] 제93권 203~232페이지(총30페이지)
後趙는 石虎 이후 15년 만에 멸망하게 되는데, 그 중요 원인은 순전히 내부적 상황 때문이었다. 내 부적 원인 중에서 직접적 원인은 권력 상층부의 계속된 太子 謀逆과 骨肉相殘, 梁犢의 대규모 반란 및 漢族 출신 冉閔의 跋扈와 簒奪 등 3가지 요소가 서로 결합되어 멸망한 것이다. 이상의 내용을 귀납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石虎의 생전 및 사후까지 계속되는 骨肉相殘의 폐단을 극복하지 못했다. 즉 3번의 太子 책 봉과 2번의 태자 謀逆 및 3번의 皇位 교체 등을 통한 骨肉相殘으로 後趙는 급속도로 쇠망의 길을 걷 게 되었다
둘째, 後趙 쇠망의 近因으로 등장한 梁犢의 대규모 반란으로, 집권층 내부에 氐族과 羌族 및 漢族 출신이 새롭게 등장하였다. 羌族 姚弋仲과 氐族 苻洪의 활약은 後趙 내외부에 많은 六夷(胡人)를 끌 어들였다. 이들은 胡漢 민족...
조정은 ( Jo Jeongeun )한국중국학회, 중국학보[2020] 제93권 233~259페이지(총27페이지)
이 논문의 목적은 록펠러재단(The Rockefeller Foundation)의 영향력 아래에 있던 베이징협화의학원 (北京協和醫學院; Peking Union Medical College, 이하 PUMC)에 주목하여 영미파(英美派) 서의(西醫) 가 중국 의학교육을 이끌기 위해 어떤 구상을 하고 있었는지 밝히는 것이다. 서의란 서양 근대의학을 배우고 실천한 중국인 의사를 뜻한다. 유학한 나라 혹은 교육언어, 출신학교의 성격에 따라 크게 영미파와 일독파(日獨派)로 나눌 수 있다. 베이양정부(北洋政府) 시기에는 일독파가 우세하였으나, 난징국민정부(南京國民政府)에 이르면 영미파가 서의계의 중심 세력으로 성장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록펠러재단의 지원은 무시할 수 없는 힘을 발휘하였다.
록펠러재단은 미국의 유명한 석유...
孫承會 ( Son Seunghoi )한국중국학회, 중국학보[2020] 제93권 261~291페이지(총31페이지)
이 논문은 中國-西藏 사이의 ‘種族性(ethnicity)⋅主權性(sovereignty) 패러다임’을 극복하려는 노력의 일환으로서 西藏文革史를 ‘階級問題’와 ‘民族/宗敎問題’ 사이의 折衷的⋅混種的⋅辨證法的 관련 성에 중점을 두고 살펴보았다. 서장 ‘민족문제’를 둘러싸고 전개되는 이분법적 담론 투쟁은 ‘이중으로 봉인’된 서장문혁사의 실체 규명을 더욱 힘들게 만드는 요인이 되었기 때문이었다. 따라서 본문 에서는 기존 연구 패러다임의 한계를 의식하면서 문혁이 기본적으로 ‘계급문제’였다는 전제에서 출발하였고 이어 ‘계급’이란 일반성과 ‘민족/종교’의 특수성 사이의 모순을 적대적 혹은 이분법적으로 이해하기보다는 절충적⋅보완적 관계의 시각 속에서 서장 문혁사를 새롭게 조망하였다. 그 결과 새로운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먼저 여타 지역에서와 같이 서장 문혁의...
이 글의 목적은 명대의 성리학자인 나흠순의 리기심성론 고찰을 통하여 도덕 규범의 실천이라는 문제에서 ‘현실에 바탕한 실천’을 강력히 주장하는 가운데서도 ‘도덕 기준의 보편성’을 약화시키지 않고 확보해내는 그의 사유 체계를 살펴보는 데 있다. 나흠순은 주자학을 수정하고, 양명학을 비판하며 입론한다. 도덕규범만을 중시하여 현실을 경시하는 묵수적 경향의 주자학자들에게는 ‘理先氣後’ 가 리의 초월적 지위만을 강조하는 리기분리를 가져왔다고 보고, 둘은 분리될 수 없으며 리는 ‘기의 리[氣之理]’일 뿐이라고 말하여 현실에 바탕한 실천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心卽理’를 주장하는 양명학자들에게는 심을 성으로 인식하여 도덕 기준이 되어야 할 보편적 리를 잃었다고 비판하면서 성의 본체와 심의 지각을 엄격히 구분할 것을 주문하였다.
이렇듯 ‘기의 리’로써 리의 초월적 지위는 ...
이연승 ( Lee Younseung )한국중국학회, 중국학보[2020] 제93권 313~335페이지(총23페이지)
후스는 스스로 全盤西化論者라고 자칭하면서 중국의 전통문화에 대하여 날카롭게 비판하였으므로, 중국 전통문화의 토대라 할 수 있는 유교 및 공자에 대하여 상당히 비판적인 태도를 취했을 것이 라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놀랍게도 후스는 평생 일관되게 인간 공자의 사상과 삶의 태도를 긍정하고 존중하였다. 본 논문에서는 후스의 학술적 생애의 흐름에 따라 달라져 왔던 孔子觀의 양상을 세 시기로 구분하여 살펴보았다. 후스의 저작들 안에서 공자는 다양한 이미지로 드러났으니, 예컨대 본문에서 살펴보았던 바와 같이 지식 추구의 방법론을 구비했던 철학자로, 또 신유교의 교주로, 나아가 자유민주적인 교육철학을 가진 교육가로 형상화되었다. 20대 후반의 후스가 철학사, 사상사 연구의 관점에 입각하여 방법론을 갖춘 철학자로 공자를 묘사했다면, 40대 중반의 후스는 문화사, 종교사의...
박향란 ( Park Hyang Lan )한국중국학회, 중국학보[2020] 제92권 3~22페이지(총20페이지)
본고는 『孟子』에 출현하는 ‘主-之-謂’구문의 담화 화용 기능에 대해 고찰하였다. ‘主-之-謂’구조는 문두에서는 화제로 기능할 수 있다. 그 기능은 크게 접속과 도입, 추론 그리고 대비 기능으로 분류할 수 있다. 또한 ‘主-之-謂’구조는 문말에서 목적어에 나타나거나 판단문의 서술어 혹은 단독으로 문장이 되어 초점 성분이 되기도 한다. 고대 중국어의 ‘主-之-謂’구조에 사용되는 ‘之’는 자신의 발화를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사용하는 화용표지로 볼 수 있다.
劉詩夢 ( Liu Shimeng ) , 王楠 ( Wang Nan )한국중국학회, 중국학보[2020] 제92권 45~62페이지(총18페이지)
『太平廣記』에 수록되어 있는 漢代에서 宋代 초기까지의 야사와 필기, 傳奇소설들은 통속적인 언어와 구어에 가까운 쉬운 표현들로 이루어져 中古시기의 중국어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이기도 하다. 『太平廣記』「禽鳥類」에 수록된 다양한 새들의 명칭은 중국 고대 문인들의 예술적 이미지와 문화적 함의를 담고 있다. 이 글은 『太平廣記』「禽鳥類」에 수록된 138개의 조류 관련 어휘를 연구 대상으로 삼아, 음절의 수량과 어법적 구조에 따라 이들 어휘들을 나누어 분석하였다. 먼저 「禽鳥類」의 단음절 어휘가 가지고 있는 상고 중국어의 기본적 의미와 그 발전, 그리고 서사적 기능에 대해 정리하고, 나아가 「禽鳥類」의 다음절 어휘가 가지고 있는 어법적 구조와 명칭의 특징 등을 분석하여, 통시적 변화와 『太平廣記』에서의 서사적 역할에 대해 고찰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