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아 ( Youngah Lee )한림과학원, 개념과 소통[2018] 제22권 75~117페이지(총43페이지)
본고에서는 근대적 의미의 ‘주부’ 개념이 어떻게 한국에 도입되고 확산되어 갔으며, 그것이 여성들의 삶과 글쓰기에 어떠한 영향을 끼쳤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주부’ 개념 탄생 조건을 검토한 뒤, 한국에서의 ‘주부’ 개념이 처음 도입된 양상을 추적해 보고자 한다. 주부 개념이 탄생하기 위한 네 가지 조건은 여성교육의 필요성 대두, 가정학의 등장, 여성을 위한 신문·잡지·소설 속 ‘주부’ 만들기 콘텐츠, 근대적 가족관계로의 재편이다. 주부의 개념도 근대화가 먼저 진행된 국가에서부터 등장했다. 서구와 일본에서는 19세기 말에서 20세기 초에 자본주의 산업화·근대화의 과정에서 성별 역할 분담, 공사 영역의 분리가 일어났고 이때 탄생한 것이 ‘주부’라는 새로운 역할이었다. 당시 여성들은 처음으로 설립된 여학교를 통해 교육을 받고 가정학을 배웠으며, 부부 중...
손민석 ( Minseok Son )한림과학원, 개념과 소통[2018] 제22권 119~162페이지(총44페이지)
종교 근본주의자들의 정치적 도전은 국제정치 이론 안에 팽배해 있던 세속주의 전제를 재검토하고 근대 국제질서의 종교적 기원 논의를 심화시켰다. 이 글의 목적은 근대 공화주의 담론의 변화에 영향을 끼친 정치적 헤브라이즘의 한 갈래를 추적하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는 초기 근대 유럽의 사상가들이 헤브라이 서사를 활용하면서 반군주제 공화주의 담론을 이끌어 낸 정치적 실천을 검토하고자 한다. 이를 해명하기 위해 먼저 고전고대의 공화주의 논의와 공화정을 비군주적 정부형태로 명명하기 시작한 르네상스 공화주의의 담론적 실천을 점검한다. 그리고 종교개혁시기 군주정 반대신학에 영향을 끼친 그리스도교 헤브라이즘의 등장을 살펴본다. 종교개혁을 전후로 새롭게 조명된 랍비들의 성서 해석은 군주적 정당성을 약화시키는 데 있어 중요한 계기를 마련했다. 이후 잉글랜드혁명시기에 밀턴은 헤...
오늘날 신분(身分)·신분제(身分制) 개념은 사회과학계와 역사학계 두 분야에 걸친 주제이면서 양쪽 모두로부터 모호하게 남겨진 측면이 있다. 이 결과 한국사회에서 근대전환기에 등장한 여러 개념어와 마찬가지로, ‘신분’·‘신분제’라는 용어도 그 시기에 새롭게 형성되고 있었다는 사실조차 별 관심을 받아 오지 못했다. 본 연구에서는 이 점에 착안하여 근대전환기 ‘신분’이라는 용어가 오늘날과 같은 의미의 개념어로 성립해 간 과정을 당대 문헌에 대한 조사를 통해 고찰해 보았다. 근대전환기 신분 개념은 그 용어와 용례가 일본에서 유입된 이래 신원, 자격, 직업 등 ‘개인의 사회적 소속(정체성)과 지위’를 나타내는 말의 하나로 활용되기 시작하였다. 이는 이전에 비해 넓어진 사회적 지평하에서 종래 개인의 사회적 정체성을 대표하던 ‘가문’, ‘집안’, ‘가문의 격(格)’ ...
예지숙 ( Jisook Ye )한림과학원, 개념과 소통[2018] 제22권 211~240페이지(총30페이지)
이 글은 일제 식민지기의 구빈윤리의 등장과 특징을 살펴보는 것을 목적으로 하였다. 조선 후기에는 빈곤한 상태가 일반적이었고 자연재해로 인한 기근이 발생 하였을 때에는 재생산이 불가능할 정도의 빈곤 문제가 동반하였으며,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호혜성을 바탕으로 농민의 재생산을 돕고 민의 생활을 보호하는 다양한 기제가 작동하고 있었다. 유교적 민본주의를 바탕으로 하여 빈자에 대한 구제를 우선시하는 윤리는 다층적인 구제를 강제하는 역할을 하였다. 빈곤에 대한 대응과 윤리적 태도는 식민화와 더불어 서서히 변화하였으며 이를 주도한 것은 조선총독부였다. 이들은 조선사회에서 작동하고 있던 윤리를 포함한 기존의 구제가 조선인을 나태에 빠지게 하였으며, 조선사회를 헤어 나올 수 없는 빈곤에 빠뜨렸다고 비판하였다. 조선총독부는 ‘발전’에 상응하는 태도로 근면윤리를 강조 하였고, ...
허수 ( Soo Hur )한림과학원, 개념과 소통[2018] 제22권 241~279페이지(총39페이지)
20세기 초 한국에서 ‘문명’과 ‘문화’에 관한 논의가 서로 어떤 관계에 있었는가라는 주제는 아직 학문적으로 충분히 규명되지 못했다. 본 논문은 이 주제에 접근하는 단서로, 언어연결망 분석을 통해 두 키워드의 논의 맥락과 그 시기별 양상을 신문과 잡지의 경우로 구분해서 살펴보았다. 연구는 세 단계로 이루어졌다. 첫째, 1900년대 후반의 『황성신문』과 11종의 학회지, 1920년대 전반의 『동아일보』 사설과 『개벽』을 선택해서 각 언론 기사에서 키워드가 사용된 문맥을 코퍼스 자료로 가공했다. 이어서 30개의 공기어로 구성된 ‘공기어연결망 지도’를 키워드별·시기별·매체별로 산출했다.
둘째, 이 8개의 공기어연결망 지도를 서로 비교하기 위한 핵심적 조처로, 지도의 ‘점’(node)에 해당하는 공기어를 15개의 범주로 정돈해서 ‘의미스펙트럼’을 만들었다. 이 ...
20세기 초 한국에서 ‘문명’과 ‘문화’에 관한 논의가 서로 어떤 관계에 있었는가라는 주제는 아직 학문적으로 충분히 규명되지 못했다. 본 논문은 이 주제에 접근하는 단서로, 언어연결망 분석을 통해 두 키워드의 논의 맥락과 그 시기별 양상을 신문과 잡지의 경우로 구분해서 살펴보았다. 연구는 세 단계로 이루어졌다. 첫째, 1900년대 후반의 『황성신문』과 11종의 학회지, 1920년대 전반의 『동아일보』 사설과 『개벽』을 선택해서 각 언론 기사에서 키워드가 사용된 문맥을 코퍼스 자료로 가공했다. 이어서 30개의 공기어로 구성된 ‘공기어연결망 지도’를 키워드별·시기별·매체별로 산출했다.
둘째, 이 8개의 공기어연결망 지도를 서로 비교하기 위한 핵심적 조처로, 지도의 ‘점’(node)에 해당하는 공기어를 15개의 범주로 정돈해서 ‘의미스펙트럼’을 만들었다. 이 ...
2018년 출간된 『한(조선)반도 개념의 분단사:문학예술편 1~3』은 새로운 시도의 개념사(conceptual history) 연구서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한반도에 “개념의 분단체제”가 형성된 것으로 진단하면서, 38선 너머 공간을 연구의 시야로 적극 끌어들일 것을 제안한다. 이 기획의 발원지 자체가 북한학 연구의 중심인 북한대학원이라는 것, 필자들의 라인업에 북한 관련 연구자들이 대거 포함된 것도 단절된 개념의 공간성을 복원한다는 취지를 최대한 실현하기 위한 전략이다. 자연히 이 책의 무게 중심은 영토 분단이 시작된 1945년 이후에 놓일 수밖에 없는데, 그동안 한국의 개념사 연구가 주로 서양과 접촉한 근대 초기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러한 종류의 시도는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을 정도로 개념사 연구 전반에 필요한 자극이라 ...
2018년 출간된 『한(조선)반도 개념의 분단사:문학예술편 1~3』은 새로운 시도의 개념사(conceptual history) 연구서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한반도에 “개념의 분단체제”가 형성된 것으로 진단하면서, 38선 너머 공간을 연구의 시야로 적극 끌어들일 것을 제안한다. 이 기획의 발원지 자체가 북한학 연구의 중심인 북한대학원이라는 것, 필자들의 라인업에 북한 관련 연구자들이 대거 포함된 것도 단절된 개념의 공간성을 복원한다는 취지를 최대한 실현하기 위한 전략이다. 자연히 이 책의 무게 중심은 영토 분단이 시작된 1945년 이후에 놓일 수밖에 없는데, 그동안 한국의 개념사 연구가 주로 서양과 접촉한 근대 초기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러한 종류의 시도는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을 정도로 개념사 연구 전반에 필요한 자극이라 ...
2018년 출간된 『한(조선)반도 개념의 분단사:문학예술편 1~3』은 새로운 시도의 개념사(conceptual history) 연구서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한반도에 “개념의 분단체제”가 형성된 것으로 진단하면서, 38선 너머 공간을 연구의 시야로 적극 끌어들일 것을 제안한다. 이 기획의 발원지 자체가 북한학 연구의 중심인 북한대학원이라는 것, 필자들의 라인업에 북한 관련 연구자들이 대거 포함된 것도 단절된 개념의 공간성을 복원한다는 취지를 최대한 실현하기 위한 전략이다. 자연히 이 책의 무게 중심은 영토 분단이 시작된 1945년 이후에 놓일 수밖에 없는데, 그동안 한국의 개념사 연구가 주로 서양과 접촉한 근대 초기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러한 종류의 시도는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을 정도로 개념사 연구 전반에 필요한 자극이라 ...
2018년 출간된 『한(조선)반도 개념의 분단사:문학예술편 1~3』은 새로운 시도의 개념사(conceptual history) 연구서이다. 이 책의 저자들은 한반도에 “개념의 분단체제”가 형성된 것으로 진단하면서, 38선 너머 공간을 연구의 시야로 적극 끌어들일 것을 제안한다. 이 기획의 발원지 자체가 북한학 연구의 중심인 북한대학원이라는 것, 필자들의 라인업에 북한 관련 연구자들이 대거 포함된 것도 단절된 개념의 공간성을 복원한다는 취지를 최대한 실현하기 위한 전략이다. 자연히 이 책의 무게 중심은 영토 분단이 시작된 1945년 이후에 놓일 수밖에 없는데, 그동안 한국의 개념사 연구가 주로 서양과 접촉한 근대 초기를 중심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러한 종류의 시도는 오히려 때늦은 감이 있을 정도로 개념사 연구 전반에 필요한 자극이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