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은 율곡 이이(李珥, 1536-1584)의 정치적 문헌을 통해 그의 정치 이론을 고찰해 보는 데에 목적을 두었다.
이 논의는 유가 사상 내에서 정권의 객관적 법제화인 정권의 원칙[政道]이 창출되지 못했음을 주장한 차이런허우의 문제제기를 수용하여, 유가의 정치이론[政道]으로서 내성과 외왕의 근본원칙에 따라 정권의 합법적 창출과 창출된 권력의 객관적 견제 장치가 어떻게 이론화될 수 있는 가의 문제를 조선시대 대표적인 실천지성인 율곡 이이의 정치적 서술에 근거하여 시론하고자 했다.
율곡은 당대 현실의 폐해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임금에게 대책을 건의함으로써 백성들의 현실적인 삶이 안정되기를 추구했다. 이는 그의 「동호문답」과 여러 책문(策文)에 비교적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특히 정권의 합리적 창출과 관련해서 율곡의 제언은 정명의 ...
유학의 관·혼·상·제례에서 담고 있는 철학적인 정서는 바로 효 사상이다. 고려 시대에 인륜의 새로운 시작인 혼인을 통해 효 관념이 조화롭게 구현되었는지를 탐구하기 위해, 그 시대의 혼인 풍속과 혼례제도를 살펴보았다.
고려의 대표적인 혼인 풍속으로 서류부가혼과 근친혼을 들 수 있다.
전자는 고구려로부터 지속되어 온 것인데, 솔서혼 또는 서옥제를 통해서도 그 정황을 볼 수 있다. 근친혼의 경우는 신라로부터 온 것이다. 이 두가지 풍속을 통해, 효의 실천에 있어서 조선 시대와는 다르게 시가·처가를 철저하게 구분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유추할 수 있다. 그러나 한편으로, 유교적인 정서로서 부부가 상호 화합한 효행보다는 이혼과 독신 생활을 불사한 효행 사례가 부각되는 면이 있었다.
고려의 혼인 풍습 그 자체에서는 사실상 당시 사람들의 효 정신이 드러나 있지 않다...
유가철학에서 정호는 의학서에 나타나는 건강한 ‘일체’ 상태를 들어 인간 사회에서 ‘내가 적극적으로 타자에 다가가 하나 되기’를 요청하였다. 왕수인은 정호의 견해를 계승하여, 인간이면 누구나 가지고 있다는 도덕적 양지를 바탕으로 하나 되는 세상을 꿈꾸었다. 만물일체의 견해는 만물이 한 몸처럼 이루어져있다는 일체감의 제시이다. 그것은 물론인(仁) 사유의 맥락이거니와, 온갖 ‘하나’가 되려는 궁극 목표는 개인의 사적 ‘물욕’이 장애가 된다는 도덕론의 범주에 있었고, 그런 만큼 거기에는 수양이 뒤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그런데 이 같은 만물일체 사유에 근대적 전환이 있었다. 최한기는, 존재물에 운화하는 ‘일기(一氣)’의 한 몸 상태, 기가 흩어졌다가 대기로 돌아가 조화를 이루는, 운화 속의 ‘한 몸’ 상태인 ‘만물일체’를 제기하였다. 담사동은 만물...
이 논문은 밀레니얼 세대, Z세대 등 차세대 우리사회의 주역이 될 젊은층들에게 유교가 지닐 수 있는 의미를 그들이 선호하는 취미 가운데 하나인 게임에서 살펴보고자 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특히 대다수의 젊은 층들은 ‘유교’라고 하면 “재미없다”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 논문에서는 젊은 층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출발점으로 “재밌는 유교”를 보드게임의 관점에서 구체적인 실례와 함께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우선 우리가 지닌 게임의 전통을 살펴볼 것이다. 과거 삼국시대 때부터 전해져온 게임의 전통, 특히 조선시대의 불교, 유교 게임의 전통을 통해 고대로부터 주목해온 게임의 기능과 전통을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오늘날 실제 삶의 현장에서 유교와 보드게임이 어떻게 접목될 수 있을지를 오늘날 동서양의 게임과 철학의 접목사례, 그리고 현재 ...
중국의 교육자이자 정치가인 관봉은 소설 『아큐정전』 속 주인공 아큐와 장자가 동일한 정신을 공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마땅히 타도되어야할 대상이라고 주장하였다. 이러한 주장이 제기된 이후, 중국학자들은 관봉의 견해에 찬성하는 쪽과 그렇지 않은 쪽으로 대립하여 활발한 토론을 펼쳤다. 물론 오늘날에 이르기까지도 이 문제에 대한 명확한 결론은 나지 않았으며 학자들은 나름대로의 논증을 제시함으로써 이에 대한 자신들의 견해를 피력하고 있다.
아큐는 다른 사람과 자신을 비교하는 습관·강자에게 약하고 약자에게 강한 모습·최소한의 반성적 사고도 거치지 않은 행동 기준을 가지고 있었는데, 자신의 역량으로 극복할 수 없는 현실에 부딪히게 되자 정신승리법을 적극적으로 실현하였다. 한편 장자는 육체를 기준으로 안팎을 나눈 뒤에 진정으로 신경써야할 부분은 육체의 안, 즉 정신이라고 생각...
서근식 ( Seo Geun-sik )동양철학연구회, 동양철학연구[2021] 제105권 7~34페이지(총28페이지)
이 논문은 주희(朱熹)의 『역학계몽(易學啓蒙)』과 『주역참동계고이(周易參同契考異)』의 관련성과 이황(李滉)의 『계몽전의(啓蒙傳疑)』에 보이는 『주역참동계(周易參同契)』의 납갑법(納甲法)에 대하여 살펴본 것이다. 주희의 『역학계몽』과 『주역참동계고이』는 모두 채원정(蔡元定)과 함께 연구하여 완성된 저술이다. 주희는 『역학계몽』에서 채원정이 말한 ‘천지의 이치[理]는 하나이다.’라는 논리로 『주역참동계』를 주석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였다. 그렇지만 이황은 사화기(士禍期)라는 여건상 『주역참동계』를 주석할 수 없었으므로 이를 『계몽전의』 속에 담아내고 있다.
이황은 『계몽전의』에서 납갑법을 곳곳에서 설명하고 있다. 내용을 보면 『주역참동계』의 월체납갑법(月體納甲法)을 소개 하고 사람들이 잘 모르는 내용까지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으며 그림을 이용하기도 하였다. 이황...
김선희 ( Kim Sun Hee )동양철학연구회, 동양철학연구[2021] 제105권 35~74페이지(총40페이지)
이 논문은 중인 지식인 최성환의 권선서 출판 활동을 통해 19세기 중 후반 조선의 사회적 변동과 이에 따른 당시 지식인들의 윤리적 계몽의 제안을 검토하고자 하는 것이다. 중인 출신 武官이었던 최성환은 다른 중인 문인들과 함께 詩社를 결성해 활동하기도 하고, 불교, 도교 등의 종교 결사에 참여했을 뿐 아니라, 시집, 지도 등 다양한 출판물을 간행한 출판인이기도 하다. 최성환은 유학을 배운 관료 지식인으로서, 無相壇이라는 도교 결사에 참여하며 고종의 후원을 받은 도가 계열 권선서(勸善書) 출판 활동에 참여했으며 그 자신이 중국본 권선서인 『功過格』과 『太上感應篇圖說』의 언해 등을 간행했다. 최성환의 권선서 출판 활동은 당시 조선에서 사회와 개인의 이념적 토대였던 유교적 영향력이 변화하고 있음과 개인의 윤리적 자각과 실천의 기제가 현실화되고 통속화되고 있...
조우진 ( Cho Woo-jin )동양철학연구회, 동양철학연구[2021] 제105권 75~108페이지(총34페이지)
月波鄭時林(1839~1912)은 安貧樂道의 삶을 추구했던 구한말 호남 寶城의 유학자이자 교육자이다. 그는 蘆沙 奇正鎭(1798~1879)을 만나기 전 梅菊堂 廉相龍(1794~1850)에게 1년 정도 배웠을 뿐 20년 동안 經典을 스승으로 삼아 독학했다. 그런데 그는 노사를 만나면서 主理的성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현실을 이해했고,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과 交遊關係를 통해 자신의 학문 체계를 구축했다. 그 결과 보성에 성리학을 보급하는 중추적인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의 교화와 후진 양성에 이바지했다.
특히 월파는 20세기 초 핵심 논쟁에 관심을 집중하면서 「猥筆相質說」을 지어 「猥筆」의 본뜻을 밝혔으며, 孔子→ 朱子→ 栗谷→ 蘆沙로 연결되는 道統을 主理의 축으로 이해했다. 월파가 이해하는 주리는 ‘시키는 것처럼[使之然]’...
본 논문에서는 구한말의 성리학자 艮齋 田愚(1841-1922)의 주자학 이해를 그의 心統性情에 대한 해석을 중심으로 다루고자 한다. 주지하듯이 간재는 율곡학파의 전통을 계승하는 학자로서 조선말 華西 李恒老(1792-1868)와 寒洲 李震相(1818-1885) 등이 주도한 主理的 경향을 비판하면서 율곡학파 본래의 종지를 지키고자 분투하였다. 그의 ‘性師心弟’, ‘性尊心卑’ 같은 이론은 바로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나온 주자와 율곡의 학설에 대한 창조적 이해의 결실이다. 특히 그는 性理와 心 간의 상하위계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위하여 주자가 강조한 心統性情說에 대해 세밀한 이론적 분석을 가하였는데, 예를 들어 주자가 언급한 ‘性의 主宰’와 ‘心의 主宰’를 명확하게 구분하고 그 의미를 확정했다. 이 과정에서 그는 도덕실천에서 진정한 주재의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