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에서는 헐 하우스의 공공 보건 활동에 참여했던 여성들과 이들의 구체적인 활동상에 대해 살펴본다. 시카고의 헐 하우스는 혁신주의 시기 사회 복지관 운동의 한 줄기를 형성했던 곳으로, 이곳에서는 공공 보건 활동을 비롯하여 교육 활동, 노동 환경 개선 운동 등, 노동자와 빈민들의 삶의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각종 사회 개혁 운동이 전개되었다. 특히 헐 하우스의 공공 보건 활동에는 제인 애덤스와 같은 지식인 여성을 비롯하여 클럽 여성들, 그리고 헐 하우스 주변의 지역민 여성들까지 함께 참여하였다. 여성들은 당시 시카고의 위생 문제를 일종의 사회구조의 문제로 보고, 이에 사회 개혁의 일환으로 위생 문제에 접근하였다. 여성들은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고 장티푸스 창궐에 대응하기 위하여 지역 곳곳을 직접 방문하며 지역 환경의 실태를 조사하고 다녔고 이를 데이터화함...
이 논문은 독일과 독일인을 특징짓는 ‘숲 애호(Waldgesinnung)’의 성립과 확산 계기들을 검토한다. ‘숲에 대한 독일 특유의 내적 친화성’으로 풀이될 수 있는 숲 애호는 19세기 초 독일 낭만주의 예술에서 탄생했으며, 1813-1815년의 해방전쟁을 통해 정치적 함의를 덧입게 되었다. ‘숲 낭만주의’는 독일 민족의 역사적 기원을 탐색하려는 노력과 결합했으며, 특히 토이토부르크 숲 전투와 그 영웅 헤르만의 기억을 통해 ‘숲 민족주의’로 발전했다. 19세기 중엽 문화사가 리일에 의해 학문적으로 정립된 숲과 독일의 동일시는 독일제국 시기에 지역과 세대와 계급의 경계를 넘어 확산됨으로써 독일의 내적 통일에 기여했다. 한편 나치의 ‘피와 땅’ 이념과의 연속성 문제와 관련하여, 이 논문은 독일 숲 담론의 인종주의가 최소한 1차 세계대전 ...
프랑스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는 1950년대에 유네스코가 기획했던 반인종주의를 대표하는 인물이다. 이 글은 그의 반인종주의를 비판적으로 살펴보았다. 1) 그의 반인종주의는 인종주의가 개인의 “무지와 편견”의 결과이며, 과학의 권위로써 계몽하고 교육하면 청산될 수 있다고 본 유네스코의 입장에 충실했다. 2) 그의 반인종주의는 철저히 비정치적이었다. 3) 그의 반인종주의는 서구중심주의적 휴머니즘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그는 탈식민화와 문화적 근대화를 이루기 위한 비서양인들의 주체적 노력을 무시하고, 이들을 단순히 불쌍한 주체성 없는 수동적 존재로 간주했다. 4) 인간 집단의 생물학적이고 문화적인 차이를 절대화한 그의 반인종주의는 역설적으로 인종주의의 무기로 이용되는 결과를 낳았다.
‘노예들의 종교’라는 깡동블레는 브라질 역사의 흐름을 이해할 수 있는 주요 열쇠이다. 깡동블레의 형성 및 정착 시기가 바로 브라질의 대서양 노예무역 시기, 근대화 시기에 해당되기 때문이다. 깡동블레의 발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16세기 이후 깔룬두, 가톨릭의 성인숭배와 형제회 활동을 통해 깡동블레가 서서히 형성되었는데 이러한 과정에서는 브라질 사회의 이목을 어느 정도 피할 수 있었다. 그러나 19세기 초반에 발생했던 노예 반란이 깡동블레와 관련이 있다고 여겨지자 물리적 탄압이 시작되었다. 19세기 후반기에는 근대국가 건설 과정에서 공중위생에 위협을 주는 비유럽적인 아프리카 종교를 용납할 수 없다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다시 탄압을 받았다. 그럼에도 깡동블레는 계속해서 성장했는데 그 이유는 무엇보다도 인종, 민족, 성별이라는 틀을 넘은 개방성 덕분이었다...
본 논문은 독일강점기 프랑스의 최대 처형장 몽발레리앵의 역사와 전후 그곳에 대한 기억과 기념의 문제를 다루고자 한다. 파리 서부 교외에 위치한 몽발레리앵에서 1941-44년에 총 1,008명이 독일군사재판소에서 레지스탕스 활동을 이유로 사형을 선고받은 뒤에, 혹은 ‘인질’로 선정되어 총살당했는데 이는 강점기 4년 동안 프랑스에서 같은 유형의 총살로 사망한 전체 인원수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전후 수십 년 동안 이곳은 드골주의 기억의 성지로 자리잡았다. 1945년부터 그곳은 드골 장군에 의해 6·18 선언(1940)의 기념식장으로 채택되었고, 1945년 11월 11일의 1차 대전 종전 기념식 때에는 2차 대전기 프랑스의 대표 순국자 15명의 유해가 그곳에 안치되었다. 드골이 권좌에 복귀한 뒤인 1960년에 그곳에 세워진 <전투프랑스기념관>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