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종화 ( Cho Chong-hwa )고려대학교 철학연구소, 철학연구[2021] 제63권 1~35페이지(총35페이지)
헤겔의 논리학에서 본질논리학은 직접성과 매개의 본질적이고 스스로를 정립하는 통일에 관해 논구한다. 이 통일은 반성 개념을 통해서 이해될 수 있는데, 이것은 자기 내로의 반성과 타자로의 반성의 내재적인 반성을 자신의 본성으로 지닌다. 헤겔은 이러한 반성과 직접성 사이의 다양한 관계방식들을 범형적으로 정립적 반성, 외적 반성 그리고 규정적 반성으로 나누어 서술한다. 이하에서는 그 중 하나의 반성형식인 규정적 반성이 고찰될 것이다. 그것은 이 규정적 반성이 헤겔에 따르자면 정립적 반성과 외적 반성의 통일로 정의되고, 완전한 반성으로 이해되기 때문이다. 또한 규정적 반성은 자기 외부에 도달한 반성으로 정의되고, 반성규정들을 정립하는데, 이 반성규정들의 고유한 특성과 그것들의 체계 구성이 고찰될 것이다. 이를 통해서 헤겔의 논리학에서 규정적 반성의 논리적인 구조와 체...
강경덕 ( Kang Kyong Deock )고려대학교 철학연구소, 철학연구[2021] 제63권 37~79페이지(총43페이지)
알튀세르(L. Althusser)는 헤겔(G. W. F. Hegel)의 변증법을 목적론적이라고 비판하고, 이를 비목적론적인 변증법으로 전화시키려 한다. 그의 작업의 핵심은 변증법의 한계를 인정하지만 동시에 그 잠재력을 바탕으로 변증법을 ‘주체도 (최종) 목적도 없는 과정’의 이론으로 변환시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데리다(J. Derrida)는 알튀세르의 시도가 여전히 형이상학적 한계에 사로잡혀 있다고 비판한다. 특히 구조인과성(structural causality) 개념을 바탕으로 전개하는 알튀세르의 목적론(teleology) 비판이 실은 종말론(eschatology)과 목적론을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이론적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체계의 논리로 한정되지 않는 차이를 승인하는 데리다의 차연(差延, différanc...
김한승 ( Kim Hanseung )고려대학교 철학연구소, 철학연구[2021] 제63권 81~105페이지(총25페이지)
‘거짓말’을 정의하는 데 누군가를 속이려는 의도를 필요조건으로 받아들일 것인지를 두고, 여러 철학자들은 그런 의도가 없어도 거짓말이 성립할 수 있다는 반례를 제시한다. 필자는 이 반례가 성공적이지 못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이런 반례가 성공적이지 못하다는 것을 보이는 것만으로는 누군가를 속이려는 의도가 거짓말의 필요조건이라는 점이 충분히 드러난다고 볼 수 없다. 필자는 속이려는 의도를 거짓말의 필요조건으로 받아들여야 거짓말에 대한 ‘진실들’이 보다 더 잘 설명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연역 논증과 귀납 논증의 경계선을 어디에 그어야 하는지를 두고 국내학자들이 최근 논쟁을 벌이고 있다. 이영철이 이른바 ‘실현론’의 입장을 피력한 이래, 홍지호·여영서는 이에 맞서 ‘의도론’을 내세웠고, 이후 김진형, 최훈, 이진희가 이 논쟁에 가담하였다. 이 글에서 나는 의도와 관련한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최근 논쟁을 검토한 다음, 이 논쟁을 3분법과 4분법의 대립이라는 각도에서 접근할 것을 새롭게 제안하고, 4분법이 논리 교육에서 더 나은 접근 방법임을 주장한다.
이재호 ( Jaeho Lee )고려대학교 철학연구소, 철학연구[2021] 제63권 131~157페이지(총27페이지)
이 논문에서 필자는 김재권의 배제 논증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배제 원리가 비환원적 물리주의를 공격하는 무기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논증한다. 필자는 김재권의 배제 원리가 정당화되기 위해서는 인과에 대한 무거운 개념을 받아들여야 하는데, 그럴 경우 배제원리는 비환원적 유물론에 대해 논점 선취적이게 된다는 것을 논증한다.
현대 사회에서 보건의료 빅데이터의 활용은 질병 치료와 건강 보장에 큰 진보를 이룰 것으로 전망될 뿐만 아니라 경제적 번영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이러한 기대와 전망으로 인해 보건의료 빅데이터 활용 논의가 활발한 가운데, 주목되지 않고 은폐된 사회적 문제가 보건의료 빅데이터와 관련된 프라이버시 논의이다. 빅데이터 시대에는 프라이버시, 특히 본 논문이 주목하는 민감 정보에 해당하는 보건의료 영역의 프라이버시는 보호될 수도 없고, 보호될 필요도 없는 것인가? 아니면 프라이버시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보건의료 빅데이터가 갖는 유용성 가치가 커서 프라이버시는 포기되어야 하는가? 보건의료 빅데이터의 유용성 가치와 프라이버시가 갖는 윤리적 가치 사이에는 어떤 관계를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한가? 보건의료 빅데이터의 경제적, 의학적 유용성 가치에 대해서는 많은 전망들이 있...
아리스토텔레스의 각 탐구들에서 논증들은 그 탐구 주제와 목적에 적합한 기능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 논증결과가 더 정확한 탐구가 항상 더 좋은 탐구인 것은 아니라는 것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입장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모든 탐구들에서 각 탐구주제(나 논증의 전제)가 허용하는 만큼, 그리고 그 탐구에 적합한 바로 그만큼의 정확성이 추구되며, 모든 탐구에서 똑같은 정확성이 추구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1) 지식 탐구의 주제들은 필연적인 보편과 ‘대부분의 경우에 있어서 그러한 것들’이고, 전자에 적합한 논증이 학적 연역논증이고, 학적연역에 의해 산출된 지식이 가장 정확하다. (2) 변증술적 탐구에서 논증은 대화 쌍방의 동의에 의하여 정립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 견해들’을 전제로 하므로, 변증술적 논증(탐구)에서는 그 검토대상과 대화...
운명적 사랑에 관한 세간의 통념은 이중적이다. 한편으로는 이 낭만적 서사의 무수한 변종들이 매스 미디어를 통해 끊임없이 재생산되고 별다른 저항 없이 일상적으로 소비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그러한 감정이 현실을 알지 못하는 미숙한 사춘기 시절의 감상적 환상이거나, 자본주의 사회에서 널리 소비되는 일종의 문화상품에 불과할 뿐이라는 자조적 냉소가 퍼져 있다. 이 글은 피상적 수준에 머물러 있는, 운명적 사랑에 관한 이 같은 대중적 이해에 도전하면서, 운명 개념에 대한 형이상학적 해석을 바탕으로 하나의 철학적 대안을 제시한다. 이러한 논의를 통해, 이 글은 운명적 사랑이 자유롭고 존엄한 주체로서 인간 존재의 해방과 완성을 매개하는 가장 근원적인 연대의 형식이라고 주장한다.
강은아 ( Kang Euna )고려대학교 철학연구소, 철학연구[2020] 제62권 79~99페이지(총21페이지)
본고에서 내가 다루는 질문은 ‘칸트 우정론이 현대에도 설득력을 갖는가’이다. 이를 위해 나는 현대의 관점에서 칸트 우정론에 제기되는 두 가지 의문을 검토한다. 첫 번째 의문은 ‘친구 간에 사랑과 존경의 상호성과 평등을 요구하는 것은 우정 관계의 친밀성을 파괴하는가?’이고, 두 번째 의문은 ‘정말로 우정에 사랑만큼이나 존경이 요구되는가?’이다. 첫 번째 의문에 답하기 위해 나는 칸트의 우정 규정에 대한 친밀성 반론들을 검토할 것이다. 이 반론들 중 일부는 칸트 우정론의 성격에 대한 오해에서 나온 것이고, 일부는 친밀한 관계에서의 감정에 대한 제한이 불필요하다는 생각에 기반한다. 이는 두 번째 의문에서 다뤄진다. 두 번째 의문에 답하기 위해 나는 인간관계에서 사랑과 존경이 반대 작용을 한다는 칸트의 이론을 검토하고, 존경이 인간관계에서 수행하는 역할을 제시...
강지영 ( Kang Ji Young )고려대학교 철학연구소, 철학연구[2020] 제62권 101~127페이지(총27페이지)
많은 연구자들은 다양한 논거에 의해 칸트 윤리학에서 자기기만이 악의 필요조건이라고 주장했다. 본 논문에서는 “악으로의 성벽”의 각 단계에서 자기기만이 일어나기 때문에, 자기기만은 악의 필요조건이라는 해석이 옳은지를 검토한다. 본 논문에서 나는 “악으로의 성벽”의 각 단계에 자기기만이 동반되지 않으며, 오직 세 번째 단계인 “타락성” 단계에만 자기기만이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이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칸트에서 “악으로의 성벽”이 언급된 원전 부분을 검토한 뒤, “악으로의 성벽”의 모든 단계에서 자기기만이 일어난다고 보는 헨리앨리슨의 해석을 비판적으로 검토한다. 이어 3장에서는 앨리슨의 해석에 반대하는 대표적인 해석인 뤽가버와 패스터낙의 해석이 설득력이 있는지 따져본다. 이 과정에서 앨리슨, 뤽가버, 패스터낙의 해석이 원전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음이 드러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