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성진 ( Bae Sung Jin )한국중세철학회, 중세철학[2020] 제26권 5~58페이지(총54페이지)
“영혼의 분산(distentio animi)”으로서 시간 개념은, 시간이 그것을 측정하는 ‘영혼 안에만’ 존재한다는 진술로 인해, 많은 학자들이 아우구스티누스의 시간론을 ‘주관주의적’인 것으로 해석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시간 규정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들이 해명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먼저 『고백록』 제XI권의 주된 목적은 시간에 대한 체계적인 가르침을 주기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시간의 창조주가 지닌 영원성과 자비를 찬미하는 데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또한이 ‘찬미로서의 고백’의 주체인 아우구스티누스의 영혼(“animus meus”)은 ‘자기 내면보다 더 내밀한’ 신에 의해 관통되고 신으로부터 선사된 신을 향한 사랑에 종속된 주체이면서 동시에 육체를 통해 물질세계 전체를 향해 개방된 관계적 존재이기도 하다. 한편 시간은 ‘아직...
임경헌 ( Im Kyunghun )한국중세철학회, 중세철학[2020] 제26권 59~104페이지(총46페이지)
토마스 아퀴나스에 따르면 도덕적으로 올바른 행위의 목적은 욕구능력의 탁월성인 도덕적 덕에 의해 설정된다. 그리고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지성능력이 우선 무엇이 도덕적 덕의 목적들인지를 파악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확히 지성의 어떤 부분이 그것을 파악하는가· 그런데 이 질문에 대한 토마스의 답변은 일견 비일관적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그는 한편으로 양지(synderesis)가 그것들을 직관적·무오류적으로 파악한다고 말하는 듯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현명(prudentia)이 숙고적 추론을 통해 그것을 파악하는 것처럼 서술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 문제에 대한 토마스의 정확한 입장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그것이 양지에 의해 파악된 것의 내용과 성격에 관련되는 한, 토마스에서 자연법의 일차적 계명들이 어떻게 파악되고 그것이 곧 도덕적 함의를 지니는지를 묻는 질...
김태규 ( Kim Tae-kyu )한국중세철학회, 중세철학[2020] 제26권 105~137페이지(총33페이지)
중세사상에서 신적인 실재에 대한 플라톤적인 전통은 이중적으로 나타난다. 그 하나는 아우구스티누스적인 것으로 ‘존재’의 길이고 다른 하나는 디오니시우스 적인 것으로 ‘부정’의 길이다. 첫 번째는 신을 창조된 것 즉 ‘상대적인 존재’ 또는 ‘비존재’에 상반되는 절대적인 ‘존재’로서 파악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신을 ‘무(無)’, ‘비존재’로서 파악하는 것으로 이 경우에 있어서 존재는 창조물의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마이스터 에크하르트는 이러한 두 가지 영향 속에서 신을 ‘하나’, ‘존재’, ‘정신, ‘무(無)’의 관점에서 사유한다. 비판가들은 그가 사유 과정에서 서로 다르거나 반대되는 의미를 신에게 부여한 것을 두고 사유 안에 해결할 수 없는 모순 또는 급진적인 변화가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러한 표현의 다양성 속에서 형성된 에크하르트의 신과 영혼에 ...
김형수 ( Kim Hyoung Soo )한국중세철학회, 중세철학[2020] 제26권 139~174페이지(총36페이지)
쿠자누스는 후기 작품인 『공놀이』(De ludo globi)에서 원형성이 의미하는 상징성에 대한 철학적인 탐구를 모색했다. 개념적인 원형성은 본래의 원상인 비가시적인 완전한 원형성과 가시적으로 볼 수 있는 원형적인 것들 사이에 존재론적인 중간적 특성을 지닌다. 쿠자누스는 공놀이에서 개념적 원형성이 드러내는 가시적인 원형성을 통해서 그 이면에 자리 잡고 있는 신적 본질로서 절대적으로 무한한 원형성을 탐구한다. 여기서 근원적인 원형성은 신의 단순성과 다수성을 상징하는 점에 의해 최고로 표현되며, 완전한 원형성은 비가시적인 점과 동일하다. 이러한 관점에서 공놀이에서 9개의 동심원으로 이루어진 중심점을 향해서 공을 굴리는 것이 목표이지만, 이러한 목표는 완전히 도달될 수 없이 근사치로만 접근된다. 더욱이 여기서 한쪽 면이 오목하게 파인 공은 앞뒤로 왔다갔...
최필립 ( Choi Philip )한국중세철학회, 중세철학[2020] 제26권 175~213페이지(총39페이지)
본 논문은 믿음(credere)의 본성에 관한 14세기 스콜라 철학의 주류 이론인 주의주의와 도미니코회 철학자 로버트 홀코트(Robert Holcot, d.1349)의 주의주의 비판, 그리고 그의 대안 이론인 주지주의 믿음 이론을 다룬다. 주의주의 믿음 이론에 따르면, 믿음은 지식, 추측과 같은 다른 긍정 판단과 달리 우리의 의지의 자유로운 선택에 의해 얻게 되는 태도이다. 하지만 그의 『여섯 가지 논제들』중 「두 번째 논제」에서 홀코트는 이러한 주의주의는 틀렸으며, 믿음은 지식, 추측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의지가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명제의 참, 거짓을 파악하는 지성의 인지 과정에 따라 필연적으로 갖게 되는 긍정 판단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홀코트의 주지주의는 믿음이 어떻게 올바른 삶의 필요조건이 될 수 있는지를 ...
송유레 ( Song Euree )한국중세철학회, 중세철학[2019] 제25권 5~41페이지(총37페이지)
본 논문의 목적은 플로티누스의 휘포스타시스 개념을 규명하는 것이다. ‘휘포스타시스’는 플로티누스의 소위 ‘세 가지 휘포스타시스 이론’에서 세 가지 형이상학적원리들인 하나, 정신, 영혼을 지시하는 전문 용어로 알려져 있다. 이 세 원리들은신성으로 간주된 점에서 그리스도교의 성삼위(Trinty)에 비교되었다. 실제로, ‘휘포스타시스’는 성삼위의 ‘위격’(位格)을 가리키는 말이기도 하다. 아래에서 우리는우선 플로티누스가 ‘세 가지 휘포스타시스 이론’을 제시한 적이 없음을 보일 것이다. 다음으로 우리는 플로티누스 이전까지 ‘휘포스타시스’ 용어의 역사를 간략히 소개할 것이다. 특히, 포세이도니오스와 아프로디시아스의 알렉산드로스의 용법에주목할 것이다. 이어서 플로티누스의 원문에 나타난 어휘 분석을 통해 휘포스타시스개념을 규명하길 시도할 것이다. 이를 통해, 플로...
아우구스티누스의 첫 번째 대화편에서 intentio는 “도달하고 소유해야 할 궁극적목적(finis)인 지혜(sapientia)를 지향하는 영혼의 목적론적 운동으로서, 이 운동은사랑(amor), 의지(uoluntas), 그리고 욕망(appetitus)이라는 영혼의 존재를 구성하는욕구적 차원(pondus/ordo)을 그 동력으로 갖는다.” 따라서 인식의 관점에서 본아우구스티누스의 intentio는 “지혜에 대한 사랑(amor sapientiae/studium sapientiae)”인philosophia 개념과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인간 영혼(animus)의 존재가 지닌 ‘인식적차원(scire/sapere)’과 ‘욕구적 차원(studere/cupere/amare)’ 간의 긴밀한 연관성을열어 보인다. 이렇게 inte...
박규희 ( Park Kyu Hee )한국중세철학회, 중세철학[2019] 제25권 113~152페이지(총40페이지)
본 논문은 심플리키오스의 저작으로 알려져 있는 『영혼론 주해』 (CAG XI)에나타난 프리스키아노스의 지성론에 대한 연구이다. 프리스키아노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혼론』을 풀이하면서 자신의 고유한 신플라톤주의적인 사상을 적극개진하고 있다. 본 논문은 『영혼론』에서 지성의 발전단계와 표상력 및 수동지성에관한 논의와 그에 대한 해석을 중심으로 프리스키아노스의 이론을 알아보고자한다. 따라서 본 논문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영혼론』의 신플라톤주의적인 해석과수용에 대한 한 가지 사례연구가 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지성의 세 가지의 발전단계는 프리스키아노스의 인간 지성론에서의 신플라톤주의적인 삼중구조에 상응한다. 프리스키아노스에 따르면 인간의지성은 인간의 정신활동의 원인인 실체적 지성과 실체적 지성에서 유출된 발출지성으로 구성된다. 발출지성은 인식대상의 존재론적 지위에...
강상진 ( Kang Sang Jin )한국중세철학회, 중세철학[2019] 제25권 153~185페이지(총33페이지)
아벨라르두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범주』편의 관계 범주(7장)을 주석하면서 전통적으로 해석상의 난점을 제공하던 몇몇 문제에 대해 하나의 체계적이고 일관된 해석을 제공한다. 이 해석을 소개하고 그것의 성취를 평가하는 것이 이 논문의 목표이다. 관계 범주의 첫 번째 정의와 두 번째 정의 사이의 관계 문제나, 관계범주의 일종으로 제시된 자세(positio)와 태세(situs) 범주 사이의 관계에 관한 문헌학적 난제들도 이런 틀에서 일관되게 해명되고 있다. 이런 문제들을 포함하여 다른 난제들도 이 틀에서 해결되고 있고, 무엇보다도 그의 유명론적 입장으로부터 관계자체와 관계항 사이의 선명한 개념적 구별, 관계 범주가 개체 차원과 종 차원에서 구별되는 방식에 대한 해명을 제공할 수 있고, 이것들은 중요한 철학사적 성취로 평가할 만하다는 것이 본 논문의 주장이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자제력 없음 논의는 아리스토텔레스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음에도, 그만의 독특함이 여실히 드러나는 중요한 문제이다. 토마스는 『윤리학주해』, 『신학대전』, 『악론』에서 ‘선택으로 말미암지 않고(non ex electione)’, ‘선택하면서(eligens)’, ‘감정으로 인해(ex passione)’라는 세 가지 계기를 통해 자제력 없음을 설명한다. 토마스는 자제력 없음을 ‘선택에서 어긋나는 것’으로 설명하면서도, 자제력 없음에 ‘선택한다’는 설명을 주고 있다. 즉, 자제력 없음에 개입하는 ‘선택’은 아리스토텔레스와 갈라서는 토마스만의 새로운 이론임을 드러내는 동시에, 일견 상충되어 보이는 문제를 안고 있다. 이에 우선 토마스의 자제력 없음을 면밀히 분석하여 선택과 관련된 진술이 주는 외견상의 모순을 푸는 것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