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논문의 목적은 1931년『경성일보』가 진행한 미디어 이벤트 「경성고우타」 가사 현상모집과 그 배경 및 전개과정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경성일보』의 기사와 더불어 어떠한 미디어 이벤트를 기획하고 실행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은, 조선총독부의 기관지였던 이 신문이 식민정책의 선전을 구체적으로 어떻게 전개해나갔고, 나아가 식민지 조선의 독자들의 의식 및 사상 형성과정에서 어떠한 역할을 담당했는지를 다각적으로 밝히기 위해서 꼭 필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1931년 실시된 지방자치제의 취지를 선전하기 위해 시작된 이 이벤트는, 1920년대 들어 등장한 ‘신민요’가 ‘지역 노래’로서 인기를 얻은 데 착안한『경성일보』가 일본어로 조선을 대표하는 민요를 만들어내기 위해 기획한 것이었다. 현상공모를 통해 탄생한 「경성고우타」와 「대경성행진곡」은 “조선 특...
한국의 일본 근현대사 연구는 한국사회라는 움직일 수 없는 기본토대 위에 서 있다. 일본 근현대사연구는 일본제국주의에 의한 한국침략과 식민지 경험에 의해 다른 지역 역사 연구와는 다른 독특한 역사적 배경을 지녔다. 본 논문은 한국에서 일본 근현대사 연구의 동향을 간단히 정리하면서 한국 일본 근현대사 연구의 특성과 한국에서 일본 근현대사 연구의 성격을 규명하고자 한다. 먼저 양적분석을 통해 일본 근현대사연구의 경향성을 대강이나마 파악하고자 한다. 다음으로 한국의 일본 근현대사 연구를 질적으로 분석하고자 한다. 1945년이래 1990년대까지 일본 근현대사연구는 한일관계에 치우쳐 있었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일본 근현대사의 한일관계 연구도 지속적으로 늘어났지만, 일본 근현대사 자체 연구영역이 비약적으로 증가하였다. 일본 근현대사의 자체에서도 연구분야가 다양화...
이 글은 전전 일본 공산주의의 흐름을 개괄하면서, 일본공산당과 재일조선인조직의 프롤레타리아 문화운동을 연대와 분화의 두 측면에서 살펴보고자 한 것이다. 이를 통해 전후 해방공간의 일본과 재일조선인 문화운동 연구의 단서를 찾고, 전전과 전후를 관통하는 맥락 속에서 의미 규정할 수 있는 초석을 다지는 데 이 글의 목적이 소재한다.
1920년을 전후하여 일본에서 공산주의가 자리 잡을 수 있었던 배경은, 이 운동이 비로소 구체적인 형태로 사람들에게 실천 방향을 제시했기 때문이었다. 1920년대에 일본 문화를 지배한 것은 거대 출판자본과 대중미디어가 만든 이미지와 그것을 소비하고자 하는 욕망이었다. 사람들은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화려한 이미지에 열광하면서도, 그 안에 내포된 부조리에 신음하는 이율배반적인 상황에 빠져있었다. 1920년대 초 일본에서 발아한 공산주의는 ...
이 글은 현대일본 대중문화를 대표하는 개념이자 일본의 대외 이미지를 구성하는 미적 요소인 ‘가와이이’의 미학에 대한 정치적인 독해를 시도함으로써, 현대 일본의 국가적 상상력과 대중문화의 산물들이 지니는 역학관계를 해명한 것이다. ‘가와이이’의 미학은 단순히 대중 소비사회의 문화현상이 아니라 일본이라는 나라가 ‘자기’를 어떻게 그 외부에 드러낼 것인가라는 ‘표상의 정치’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또한 그처럼 표층에 노출된 ‘자기’ 동일성을 지닌 표상이란 내부의 이질적 구성물들을 비가시화함으로써 구성된다는 점에서 ‘동일성과 차이의 정치’라는 주제와도 연관된다. 즉 ‘가와이이’한 대상에 대한 일본인의 애호, ‘가와이이’한 대상에 긍정성을 부여하는 일본사회의 도덕, 나아가서는 스스로를 ‘가와이이’한 대상으로서 표상하는 일본의 전략은 네이션과 미학의 상관성이라는 차원에...
1985년 오사카에서 ‘원 코리아(One Korea)’를 구호로 내건 축제가 시작되었다. 이 축제는 해방 40주년이 되는 해에 재일한국인, 재일조선인의 구별을 없애고 하나가 되자는 운동이었다. 일본사회 속에서 살아가야 하는 동포들이 한국계의 민단, 북한계의 총련으로 나뉘어 이념논쟁과 대립을 하지 말고 하나의 민족으로서의 공동체 의식을 갖자는 것이다. ‘원 코리아’ 운동은 대중예술을 통해 일본인의 한국인에 대한 고정 이미지를 바꾸고, 한국계 동포와 북한계 동포의 화합을 이뤄내자는 축제로 시작되었다.
‘원 코리아 운동’은 일본 사회에서 살아가는 재일한인들이 자기 정체성을 가지게 하고, 동포사회의 정신적, 문화적 토양을 두텁게 하는 대중, 문화운동으로 자리 잡았다. ‘원 코리아 운동’은 정치조직이 아니라 문화 활동을 통한 한인 디아스포라의 연대를 ...
본 연구에서는 일본의 常用漢字(2010)에서 音讀을 가진 漢字만을 추출하여 [常用漢字 字音 分析表]를 작성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韓國漢字音의 子音 [ㅁ · ㅂ · ㅍ]에 대응하는 한자 332字를 추출한 후, 韓國漢字音과 日本漢字音의 대응관계 및 한자의 中古音 聲母와 한자음의 系統에 따른 분석을 실시하였다. 그 결과 韓國漢字音의 子音 [ㅁ]은 マ行(55.64%) · バ行(42.74%)과 가장 많이 대응하고 있었다. 이 때 子音 [ㅁ]에 대응하는 マ行은 대부분 吳音이었으며, バ行은 모두 漢音이었다. 그리고 韓國漢字音의 子音 [ㅂ]은 ハ行(74.73%) · バ行(25.26%)과 대부분 대응하고 있었으며, 韓國漢字音의 子音 [ㅍ]은 ハ行(85.5%) · バ行(14.49%)과 대응하고 있었다. 이 때 韓國漢字音의 子音 [ㅂ · ㅍ]에 대응하는 バ行은 ...
<고지라>는 60여 년간 29편 시리즈로 만들어진 일본을 대표하는 SF 영화이다. 고지라는 미국의 핵실험으로 변형되었지만, 항상 일본으로 쳐들어온다. 이 논문은 고지라의 일본 회귀성에 초점을 맞추어 고지라는 일본으로 왜 돌아오는지, 바꾸어 말하면 일본이라는 공동체는 왜 고지라를 필요로 하는지를 분석해보았다.
고지라는 공동체를 파괴하고 폐허로 만든다. 그러나 회귀성이 일본으로 제한되어 있는 것처럼, 연속된 파괴도 일본이라는 공동체에 제한되어 있다. 고지라에 의한 희생을 다른 나라와 나누어가지지 않으려는 배타성까지 엿보인다. 파괴와 폐허는 일본의 치부라 하여 숨겨할 것으로 여겨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파괴와 폐허가 일본에서 적극적으로 수용되고 소비되는 것이다. 이러한 수용을 파괴와 폐허를 ‘독점’하려한다는 능동적인 행위로 치환하여 볼 수 있다. 파괴와 폐허...
본 논문은 미야베 미유키의 소설 『화차』가 사회파 추리소설로서 갖는 특징에 대하여 살펴보고, 작자 미야베 미유키의 사회문제를 표현하는 방식에 대하여 고찰한 것이다. 본고에서 강조한 것은 이하의 세 가지이다.
첫째, 범인을 쫓는 혼마 형사의 관찰자적 시점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소설의 시작부터 마지막 장면에 이르기까지 혼마의 시야에 포착된 것과 이를 통한 추리에 의해 내용이 전개되고 있고, 관찰 대상에 대하여 동정은 하지만 그들의 내면이 안이하게 서술되지는 않는다. 범인을 쫓는 관찰자적인 시점은 개별적인 문제를 그리기보다 사회의 문제를 드러내려는 사회파 추리소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둘째, 혼마 형사가 쫓는 시선에는 교코 한 사람이 아니라 쇼코와 교코 두 여자가 있으며, 이들이 관련되어 범죄가 일어나고 있는 접점이 사회적인 문제가 생기(生起)하는 곳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