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현 ( Kim Dong-hyun )동국대학교 일본학연구소, 일본학[2021] 제53권 27~49페이지(총23페이지)
이 글은 1962년 열린 산업박람회에서 있었던 해녀의 전시를 중심으로 당시 박람회의 성격을 실증적으로 살펴보는 데 목적이 있다. 1962년 전시된 해녀들의 존재는 박람회가 지닌 근대성의 위계를 신체적 재현으로 통해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재현의 장에서 해녀들이 직접 작은 수족관에서 해초를 캐는 모습을 보여주는 행위는 도시(문명)/바다(미개), ‘보는 자’/‘보여지는 자’, 남성/여성 등의 구분을 위계화한 식민지적 근대의 탈식민적 버전이었다.
해녀 전시는 ‘보는 자’의 욕망이 만들어낸 시각적 장치였다. 해녀를 보여지는 대상으로 시각화하면서 ‘보는 자’는 우월적 위치를 점유할 수 있었다. 이는 해녀의 신체를 보여지는 물적 존재로 만들어 버리는 폭력적 재현으로 이어졌다. 박람회 상품 전시와 함께 마련된 잠수관의 존재는 박람회가 근본적으로 지닐수밖에 없었...
본 논문은 ‘독자’로서의 편집자라는 존재에 초점을 맞추어 ‘독자’로서의 일본인 편집자와 재일조선인문학의 네트워크를 추적함으로써 재일조선인문학 연구의 새로운 시좌 제시를 목적으로 한다.
첫째, 재일조선인문학이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한 1970년을 전후로 한 일본사회는 반전과 반핵을 외치는 시민운동과 미일안전보장조약을 둘러싼 정치적 대립과 반목이 이어지던 상황이었고, 그러한 상황 속에서 재일조선인 문제와 그들의 사유는 차별과 혐오, 오염, 오키나와 반환 등의 사회문제와 더불어 일본어 공론장에 등장하여 존재감을 드러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둘째, 재일조선인 지식인이 일본어 공론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었던 데에는 ‘독자’로서의 일본인 편집자의 역할이 있었고, 특히 김석범 문학에 있어서는 다무라 요시야라고 하는 ‘편집장정가’가 김석범의 『까마귀의 죽음』을 읽고 ...
김용민 ( Kim Yong-min ) , 송정현 ( Song Jung-hyun )동국대학교 일본학연구소, 일본학[2021] 제53권 73~105페이지(총33페이지)
본 연구는 한국과 일본의 정치·외교적 갈등이 한국의 무역과 투자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2019년 7월 일본의 반도체 수출규제 조치 및 2019년 8월 한국을 화이트리스트 국가에서 배제 조치가 시행되었다. 이러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가 한국의 무역과 투자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양국 간 정치적 쟁점과 외교 마찰이 경제적 지표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에 대해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를 위하여 본 연구는 정치학 관점에서 최근 한일 양국관계의 흐름을 분석함과 동시에 정치 및 외교적 갈등의 쟁점 측면에서 고찰하였다.
본 연구의 분석 결과는 다음과 같다. 첫 번째, 강제징용피해 문제 갈등 시기에 이들 품목에 대해 일본의 수출 감소가 관찰되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나타나고 있다. 두 번째, 주식과 투자...
이 글은 게이오기주쿠대학 교수 야마모토 노보루(山本登)를 대상으로 전전의 식민정책학 연구가 전후 아시아 연구로 이어지는 양상을 관전사(貫戰史)의 시점에서 추적함으로써 식민정책학 연구가 전후 일본의 아시아 연구의 한 원류였음을 밝힌다.
전전 야마모토는 조선과 대만의 경제를 원료 및 식량의 공급과 본국 공산품의 소비라는 전형적인 식민지적=‘외지적’ 성격을 갖춘 것으로 분석했다. 그 위에 1940년대 들어 정부가 제창한 ‘대동아공영권’을 ‘동아광역경제권론’으로 이론화하여 동남아시아=‘남방’을 포함한 ‘동아’ 지역 내 경제의 유기적 결합을 논하는 한편, ‘남방’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패전 후 일본의 식민지 상실에 따라 식민정책학은 존립 근거를 잃고, 각 대학에서는 ‘식민정책’ 강좌를 세계경제(론) 내지 국제경제(론)으로 바꾸고, 식민정책학은 마침내 국제경제학으로...
본고는 근현대 스포츠와 내셔널리즘의 친화적 상관관계에 주목하면서 스포츠계를 둘러싼 일본 내 ‘혐한(嫌韓)’ 언설이 어떠한 환경에서 배태, 형성되어 스포츠 내셔널리즘의 권위를 획득해 갔는지를 살폈다. 주로 축구를 중심으로 일본의 프로리그인 J리그와 서포터 문화, 월드컵을 비롯한 국가 대항전을 둘러싼 소동, ‘넷우익(Net右翼)’의 등장배경을 검토하였다. 이어서 이 같은 스포츠 내셔널리즘의 확대와 한일 양국의 배외주의에 대해 3세대 이후 재일코리안 스포츠 선수들이 국적과 시민권을 넘나들며 활약하는 모습과 그들의 복수 아이덴티티를 이충성, 정대세 선수의 사례를 중심으로 살피면서 그 대응방식의 의미를 부각시켰다.
한일 양국의 배외주의의 협공을 받으면서도 3세대 이후 재일코리안 스포츠 선수들은 자신의 선수 커리어를 위하여 국적을 바꿔가며 스타디움을 무대로 자신의 존...
엄인경 ( Um In-kyung )동국대학교 일본학연구소, 일본학[2021] 제53권 155~176페이지(총22페이지)
본고는 최근 일본의 ACG 문호물에서 가장 활발하게 호명되고 있는 나카지마 아쓰시 문학과 작가적 경험에 주목하여 말년의 ‘남양’ 관련 소설군의 특징을 고찰한 것이다. 태평양전쟁의 확대와 그가 작가로 데뷔하고 <아쿠타가와 상> 후보에 오르며 지병의 악화로 사망한 것은 모두 1942년인데, 그는 1941년부터 42년에 걸쳐 일본의 식민지였던 팔라우에서 남양을 체험한다. 남양행을 전후하여 발표된 남양 관련 소설군 「빛과 바람과 꿈」, 「남도담」의 세 단편, 「환초――미크로네시아 순도기」의 여섯 단편 등을 대상으로 하여, 남태평양 원주민을 그려낸 특징과 남양군도라는 공간이 빚어내는 특수성을 고찰하였다.
남양으로 가기 전에 쓴 「빛과 바람과 꿈」에서는 원주민은 ‘토인’이라는 말이 갖는 미개와 원시라는 차별과 편견의 어휘가 보여주듯 소설 속에서 배경적 ...
본 연구에서는 의료기관의 접수와 수납 장면의 회화를 분석하여 공통어와 방언 간의 코드 스위칭이 어떻게 나타나며, 또 어떻게 기능하는지에 관하여 분석·고찰하였다.
분석의 결과, 일본의 병원 접수 창구의 회화 장면에는 다양한 코드 스위칭이 나타나며, 이러한 코드 스위칭은 회화 참가자의 사회적·직무적 속성과 역할, 회화 주제의 변화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나타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코드 스위칭에는 회화의 상황을 전환하거나 주제를 바꾸는 등 발화문 내에서의 기능과 함께, 대화 상대방에게 정서적인 유대감을 나타내거나 거리를 조절하는 등 화용론적 기능이라고 하는 참가자들의 의도적이고 적극적인 언어 사용 책략이 담겨 있음을 엿볼 수 있었다.
본고의 목적은 조선인 노동자의 일본 도항정책의 입안과 실행을 둘러싼 일본 내무성과 조선총독부 간의 갈등 양상을 재검토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재일조선인 문제를 둘러싼 양자의 입장 차이를 도출하고자 한다. 한일합방 이후 1920년대 초까지는 조선인 노동자의 일본 도항은 3.1운동 시기를 제외하고 일본 내무성에 의해 직접적으로 규제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1920년대부터 심화된 전후 불황의 영향으로 취업난이 증가하자, 1923년 5월 내무성은 조선총독부와 협의하여 일본 전국의 각 하부기관에 「조선인 노동자 모집에 관한 의명 통첩」을 하달하고 조선인 노동자의 일본 유입을 규제하였다. 이후 내무성과 조선총독부는 상호협의를 통해 조선인의 일본 도항을 규제하는 공조체제를 유지해 나간다.
하지만 일본 국내의 ‘치안유지’와 ‘경제 상황’을 이유로 1920년대부터 일...
본 논문은 寶德度 遣明使에 참여한 笑雲의 『笑雲入明記』를 통하여 15세기 중반의 明·日 관계와 進貢·貿易의 양상을 고찰하였다. 寶德度 遣明使는 총 9척의 선단에 탑승 인원만 1,200명으로 19회에 걸친 明代의 遣明使 중에서도 최대 규모를 자랑하였다. 그런데 明朝의 입장에서는 進貢과 貿易은 그 자체로 朝貢이라는 외교의례에 대하여 특별히 허락한 恩典이었다. 반대로 일본의 입장에서 본다면 朝貢과 관련된 업무는 어디까지나 무역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필요한 최소한도의 수속이나 절차적 행위에 지나지 않았다. 이와 같은 明·日 양측의 同床異夢이 현실적으로 실현되기 위해서는 明朝의 日本에 대한 경제적 우대가 전제조건으로 깔려 있어야 하였다. 그러나 이는 土木保의 變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으로 말미암아 明朝의 대외정책이 수세로 전환되면서 변화를 맞이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