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 진즈부르그의 소설 치즈와 구더기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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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카를로 진즈부르그의 소설 치즈와 구더기 분석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서양사를 통해 볼 때, 대체로 1970년대를 기점으로 앞서와는 확연하게 다른 일련의 새로운 흐름이 나타난다. 이중에서도 각별히 주목이 되는 것이 ‘미시사(微視史, microstoria)’와 ‘신문화사(新文化史, new cultural history)’의 출현이다. 이들은 한데 묶어서 ‘미시문화사’로 불리운다.
이 두 접근방식의 키워드는 용어 자체에서 그대로 드러나는 것처럼, ‘미시’와 ‘문화’이다. 이는 그동안 금세기의 역사를 주도해왔던 ‘거시’와 ‘경제’라는 키워드에 대한 도전으로 읽힌다. 기존의 역사를 단순화시키자면 개념적으로는 역사적 거대구조의 탐색에 초점을 맞추면서 그 방법으로 사회과학적 분석과 계량을 중시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맑스주의 역사학, 독일의 사회사, 프랑스 아날학파의 전체사 등이 대체로 이러한 흐름을 대표한다. 이에 반해 미시 문화사는 사회적 경제적 행위들을 넓은 의미에서의 문화적 텍스트로 간주하면서, 구체적 개인이란 창을 통해 역사적 리얼리티의 관계망을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미시문화사는 무엇보다 역사란 추상적이 아니라 구체적이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출발한다. 여기서 구체적이란 말을 사소하고 희귀한 재미거리라는 뜻쯤으로 생각해서는 안 된다. 역사 속의 복잡다단한 리얼리티는 전체사적 흐름이라는 이름 아래 정작 그 주역인 인간 개개인의 모습은 사라져 버리는 거대역사보다는 잘 테두리 지어진 지역 내에서 어떤 위기나 사건에 대처하는 그곳 사람들의 전략이나 가치관 등을 면밀히 탐색하는 미시적인 접근을 통해 잘 드러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시사의 다양한 모습을 이미 이 방면의 고전이 된 저작 까를로 진즈부르그의 (1976)을 통해 살펴보고자 한다. 책의 내용을 설명하고 그에 입각해서 미시사의 이론과 방법을 한번 생각해보기로 하겠다.
본론
진즈부르그의
작가 : 까를로 진즈부르그

의 주제는 메노키오란 별명을 가진 16세기 한 방앗간 주인의 세계관이다. 진즈부르그는 이탈리아 동북부 프리울리 지방의 작은 마을에서 살며 방앗간을 가지고 마을 촌장격인 지위에다 글을 읽고 쓸 수 있었던 그는 51세가 되던 1583년 이단 혐의로 피소되고, 이후 여러 번 투옥과 방면을 반복하다가 결국은 1599년 화형에 처해지고 만 사건을 가지고 미시사적 접근을 통해 분석했다.
교회당국이 이단이라 판단했던 메노키오의 주장은 크게 두가지로 나뉜다. 그는 우선 태초에 모든 생명체들이 마치 치즈가 숙성하는 과정에서 구더기가 나타나듯이 우유처럼 뒤엉킨 물질덩어리로 생성되었다고 주장한다. 심지어는 신과 천사까지도 이렇게 만들어졌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예수의 신성과 부활을 부정하면서 예수를 단지 위대한 예언자로 보았고, 자신이 기독교인이고 투르크인이 아닌 것은 원래 그렇게 태어났기 때문이지 다른 종교가 틀렸기 때문이 아니며, 대부분의 성사는 사제들의 사사로운 이익을 위해 만들어진 것일 따름이라고 주장한다.
이렇게 극히 자연주의적이고 범신론적인 것처럼 보이는 메노키오의 사회개혁에 대한 열망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 그의 독특한 교의들은 도대체 어떻게 만들어진 것인가? 메노키오의 대답은 간명하다. 자신의 "주장들은 스스로의 머리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이 말은 그가 어떤 교파의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하고 있지 않음을 시사해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물론 그의 주장들은 단순한 상상의 소산이 아니라 나름의 상당한 "출처"를 가지고 있었는데,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자신이 읽었던 책이었다. 여기에는 복음주의적 전통에서 성직자의 위선을 공격하는 내용을 담은 , 중세 연대기와 복음서 등을 뒤섞어 엮어놓은 , 아우구스티누스파 수도사 포레스띠의 연대기를 속어로 번역한 , 존 맨더빌의 유명한 여행기를 이탈리아어로 번역한 , 보카치오의 무삭제판 등에다, 속어판 과 심지어는 으로 추정되는 책까지 들어있었다. 이들은 모두가 14-5세기 경에 만들어져 16세기까지도 민간에 널리 유포되고 있었던 책이었다.
하지만 진즈부르그에 따르면 여기서 메노키오는 자신의 주장을 이 책들로부터 그대로 옮겨온 것은 결코 아니었다. 진즈부르그는 이 책들의 내용이 메노키오의 말과 비슷한 면이 있기는 하지만, 각 이야기의 전체적 흐름이나 세부적 맥락은 종종 그의 주장과 전혀 다르다는 사실을 확인하였다. 한두 가지 예를 들어보자. 우리는 예수가 인간이었다는 그의 주장을 기억한다. 그 근거를 묻는 심문관의 질문에 그는 를 들고 있다. 그 책 166장에는 "예수는 어떻게 학교에 갔던가"에 관한 이야기가 나온다. 여기서 예수는 자신을 때린 선생을 저주하면서 그를 그 자리에서 죽게 만든다. 이를 목격한 사람들이 예수를 나무라자, 요셉은 말하기를 "내 아들아, 진정하거라. 네 눈에는 너를 욕하는 이 많은 사람들이 보이지 않느냐?"라고 하였다. 바로 이 대목에서 메노키오는 요셉의 "내 아들"이라는 말을 받아들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쪽에 실린 다른 이야기 속에는 어떤 여인이 마리아에게 예수가 그녀의 아들이냐고 묻자, "그럼요. 그는 내 아들입니다. 그의 아버지는 하나님 아버지 한 분이고요."라고 대답하는 장면이 나온다. 메노키오가 이 이야기만 빼고 읽었을 리는 없을 것이다. 진즈부르그의 말처럼 그의 독해 방식은 이처럼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데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