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pptⅠ. 과학사와 문학사
흔히 과학과 예술을 상극의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학은 논리적 사고와 관찰과 연구, 그리고 실험과 기술과의 결합과 관계 맺고 있는데 반해, 예술은 감성과 천재성, 감각과 광기의 소산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과 예술은 예로부터 함께 공생해왔다는 사실을, 우리는 예술사조를 비롯한 역사의 흐름을 통해 알 수 있다.
따지고 보면 고대의 연금술사들은 과학자이자 예술가였다. 고대 그리스에서의 ‘오이디푸스왕’과 같은 연극을 위해, 기술자(현대의 건축가라고 보는 것이 가장 가깝겠지만, 이들 역시 과학자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가)들은 소리의 울림을 극대화시킨 원형광장을 만들어내었다.
르네상스에 와서 과학이 예술에 미친 영향은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이며, 원근법이 미술사조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가는 더 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과학과 문학은 뚜렷한 상호간의 소통이 다른 예술에 비해 없어왔던 것이 사실이다.
19세기에는 상당히 예외적으로 문학이 과학의 논리적 사고와 방법론, 그리고 과학기술의 발전과 발견으로 많은 영향을 받았던 시기이다. 물론 현대의 과학소설도 크게는 문학의 범주에 들어가지만, 지금까지도 문학 비평가들에게는 외면받기 일수인 장르소설이라는 점에서, 19세기 자연주의 문학과 과학의 만남은 눈여겨 볼만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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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세기 자연주의
18세기 계몽주의와 산업혁명부터 시작하여, 기술과 결합된 과학은 19세기에 이르러 과학적 합리주의를 서구문명에 확산시키고, 실증주의를 불러왔다. 그중에서도 19세기, 다윈의 진화론과 텐의 환경 결정론은 유럽에 사실주의(realism)을 잇는 자연주의(naturalism)의 배경이 된다.
과학존중사상과 실중주의를 기반으로 한 리얼리즘이 자연에 대한 정확한 관찰과 분석, 동시대 풍습의 정밀한 묘사를 중시했다면, 자연주의 작가들은 더 나아가 소설에서 모든 ‘소설적 요소’를 제거하고, 생활을 있는 그대로 정확히 재생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특히 적자생존 사상이 내포된 다윈의 진화론, 텐의 환경 결정론에 의거해, 한 인간의 삶이란 그가 지닌 유전자와 그를 둘러싼 환경에 의해 지배된다고 보았다.
이는 과학문명과 과학적 사고가 문학 작가들에게 직접적으로 작품의 기반이 되는 소재와 철학을 제공한 것이다. 자연주의의 대표적인 작가로는 에밀 졸라, 모파상, 위스망스, 입센 등이 있다.
입센 - 「유령」
줄거리
존경받는 시종무관 알빙의 미망인인 알빙 부인은 남편의 영지에서 홀로 살아가면서 남편의 뜻을 다라 자선사업을 추진해 왔다. 그녀의 아들 오스왈드는 어머니가 완성한 고아원의 개원을 축하하러 파리에서 돌아왔다. 극의 시작은 목수 엥스트란드와 그의 딸이라고 여겨지는 하녀 레지네 사이의 대화로 시작된다. 그는 그녀에게 딸로서의 도리를 다하라고 하면서, 선원들을 위한 선원의 집의 여종업원이 되라고 설득한다. 그는 이 일로 돈을 모으려 한다. 그러나 레지네는 이를 거절하고 보다 고상한 삶을 원한다. 이 집안의 오랜 친구인 만데르스 목사가 도착하여 고아원의 봉헌식을 올린다. 목사와 새로운 도덕률에 대해 토론을 벌이던 오스왈드가 식당으로 간 후 거기서 레지네를 유혹하는 말소리가 들려오자, 알빙 부인은 과거의 유령이 나타나서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린다.
2막에서 알빙 부인은 레지네가 자기 남편이 하녀와의 관계에서 낳은 딸이라는 사실과 남편이 훌륭하다는 평판은 그녀의 선행 때문에 덤으로 얻어진 것이라는 사실을 설명한다. 2막의 마지막에 목수 엥스트란드의 부주의로 불이 나서 고아원이 타버리고 만다.
3막에서 아들 오스왈드는 또 다른 유령인 그의 아버지로부터 성병을 물려받았음을 고백한다. 알빙 부인은 그의 병이 심해져 광기가 나타난다면 그에게 독약을 주겠다고 약속한다. 극의 마지막에서 오스왈드의 마음은 마지막 발작에 의해 붕괴되고, 알빙 부인은 약속한 대로 약을 주어 죽게 할 것인가 아니면 희망이 없는 불치병자로 그냥 살게 해야 할 것인가를 고심한다. 그녀가 결심을 하려는 순간 막이 내린다.
과학적 합리주의와 과학존중사상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에 등장한 희곡 「유령」은, 유전적 요소와 환경적 요소가 그 사람의 기질과 운명을 결정짓는다는 전제 하에 쓰여 진 희곡이다. 즉 이 희곡의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유전생물학이 그 중심을 차지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Ⅱ. 과학소설
1. 과학소설에 대하여
* 과학소설의 정의
‘과학소설’ (Science Fiction)이라는 언어는 1923년 휴고 건스백이 지 전부를 과학소설 특집호로 꾸미면서, 과학소설의 개념을 ‘과학적 사실과 예언적 비전이 뒤섞인 멋진 로맨스’로 설정하고, 이 특집의 이름을 사이엔티픽션 Scientifiction이라 한 데서 유래했다. 한편 우리나라의 복거일은 과학소설의 개념을 “과학소설의 세계”에서 “과학이 사람의 삶과 문명에 영향을 미치는 모습들을 다루는 소설”로 정의하고도 있다.
*공상과학의 시작
사실주의가 상승일로에 있는 동안 줄곧 사실주의 운동에 대항해서 인간의식의 커다란 변화의 길을 열어주는 수많은 일들이 계속 일어나고 있었다. 관측 기기들이 고도화됨에 따라 과학자들은 인간의 일상적인 경험에서 보면 환상적으로 생각되는 세계를 탐색하기 시작했다. 우주공간과 극미한 공간이 그 비밀을 드러내기 시작했고 동시에 문제들을 제기 했는데, 그 문제들은 공상적인 사색이 아니고서는 풀 수 없을 것으로 생각되었다. 진화와 종의 기원에 관한 이론은 시간에 대한 인간의 의식을 변화시키기 시작했다. 테크놀로지의 변화 속도는 사람들로 하여금 미래의 모습에 의구심을 갖게 했다. 과학이 단순히 실험하고 측정하던 때는 그토록 확고부동하게 보였던 자연과 초자연에 대한 개념도 과학이 구축하고 파괴하는 시점에 이르자 흔들리게 되었다. 전에는 환상적인 것으로 생각되었던 여러 가지 것들이 현실화 되었다. 기술이 변화한다는 생각과 미래의 환상적인 것이 점점 더 실현 가능성이 있다는 생각에 호응새서 새로운 소설형식이 출현하기 시작했다.
* 최초의 과학소설
갈릴레오 시대 이후 현대 공상과학의 원형들이 나타나게 되었고 그중 공상과학의 모든 특성을 갖춘 최초의 소설은 Mary Shellry의 [프랑켄슈타인]1918 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역사가들 가운데 공상과학의 계보를 훨씬 오래된, 상상적인 항해를 그린 전설적인 이야기나 작가가 마지못해 살고 있는 세계를 비판하려는 수단으로 이상적인 사회를 그린 유토피아 문학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가 찾는 사람도 있다.
* 과학을 몰라도 과학소설을 읽을 수 있다?
실로 서구의 논리적 사고와 과학존중사상은 인간의 삶은 물론 문학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딱히 어느 한 분야만이 아니라, 과학의 모든 분야가 우리의 삶에 자연스럽게 파고들어와 있고, 과학소설의 바탕이 되어온 것이 사실이다. 그 중에서도 천문학과 물리학, 컴퓨터, 생물학 등은 과학소설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흔히 과학이라고 하면 보통은 인문학이나 문학을 하는 사람들은 거리감을 느끼고, 보통 사람들이라면, 현대의 극단적으로 전문화되어 있는 과학기술에 어려움을 느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과학 학문의 전문적 지식을 알지 못해도 과학소설을 어려움 없이 읽을 수 있다. 이는 과학소설과 과학은 밀접한 관련이 있으나, 현재의 실증과학과는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즉 오늘날 과학적으로 입증된 사실로서의 과학적 지식의 활용이기보다는, 과학에 의탁하여 문학적 상상력을 발휘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