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1. 마쯔리의 기원
우리말로 ‘축제’로 번역되는 마쯔리(祭)는 본래 주로 제의적 성격을 띤 것으로 신사(神社)의 제사를 의미하는 것 이였다. 마쯔리(祭）는 ‘종교적 행위를 하다’는 뜻의‘마쓰루(奉る）’라는 말에서 파생된 것으로 좌우의 손을 들어 제물을 바치는 모습을 상형화 한 것이다. 즉 신에 대한 경외심과 감사하는 마음, 기원 등이 표면으로 나타난 의식이 마쯔리이다. 따라서 마쯔리는 제사적 측면과 축제적 측면을 동시에 지니고 있으며 우리의 마을 굿이나 대동제와 비슷한 행사라 할 수 있다. 한국어 표기 방법으로는 마쯔리, 마츠리, 마쓰리 등을 혼용하고 있다.
마쯔리는 그야말로 일본열도에 살기 시작한 사람들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마쯔리는 신을 향한 인간들의 기원에서 출발하여, 초월적 존재에 대한 의존 및 그 발원이 마쯔리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일찍부터 농경사회를 이루어 온 일본의 경우 천재지변으로부터의 보호와 풍작, 그리고 마을의 평안을 기원하는 의례행위는 불가결한 것이었던 셈이다. 때문에 마쯔리는 인간이 있는 곳으로 신을 부르는 행위, 그리고 신을 대접하고 자신들의 안녕을 바라며 기원을 전하는 제사적 의례행위를 출발점으로 삼게 된다.
더불어 이 신을 기쁘게 하고 신과 교류하기 위해 먹고 마시고 즐기는 행위는 바로 마쯔리가 가진 축제적 행위이며, 이를 다양하게 발달시켜간 것이다.
촌락사회에서 출발한 마쯔리의 대표적인 농촌 마쯔리는 봄, 여름, 가을 농경 사이클에 맞춘 일련의 행사에 따라 행해져 왔다. 이러한 농촌 마쯔리는 오랜 전통 속에서 변형을 거치면서 일본 사회 전역에 분포하게 되었다. 이와 함께 12세기 무렵부터 일본열도 곳곳에 도시가 발달하면서 도시 마쯔리가 만들어지게 된다. 도시 마쯔리는 그 생태적 환경 때문에 전통적으로 행해져온 촌락사회와는 다른 성격을 가지게 된다. 즉 전통적으로 여름에 행해져온 이들 마쯔리는 도시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질병이 창궐하는 데 대해 강한 신들의 힘으로 접근하지 못하게 하는 것이 그 목적이었다. 교토（京都）의 ‘기온마쯔리(祇園祭）’, 오사카(大阪）의 ‘텐진마쯔리(天神祭）’, 도쿄（東京）의 산자마쯔리(三社祭）‘, 센다이(仙台）의 ’센다이 다나바타마쯔리(七夕祭）‘ 등과 같은 것이 이에 속하는 대표적인 것들이다.
마쯔리와 종교
마쯔리는 제의에 기원을 두고 있으므로 종교와 마쯔리를 떼어서는 생각 할 수 없다. 이러한 마쯔리에 영향을 미친 일본의 종교에는 자연신앙, 신도(神道), 불교(佛敎), 음양도(陰陽道), 슈겐도(修驗道)가 있다. 이들은 서로 뒤섞여 형식 및 정신적 측면에서 마쯔리의 형성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자연숭배, 조령신앙(祖靈信仰) 등의 신앙형태는 점차 특징 있는 의례와 신앙형태를 만들어 갔으며 이러한 신들의 활동에 대한 감사, 기원, 외경(畏敬)이라고 하는 고래의 진기신앙(神祇信仰)은 일본민족 고유의 신앙인 신도(神道)라는 종교의 중핵으로 자리잡게 된다. 특히 습속(習俗), 인생의례, 연중행사(年中行事) 등은 하나의 (民俗神道)로서 발전해 갔다.
불교는 시대의 변천에 따라 각 종파에 의하여 발전되어 왔으며, 특히 인도의 밀교(密敎)가 도입된 진언종(眞言宗)과 천태종(天台宗)은 산악수업을 중심으로 산의 신앙을 넓혔다. 이 때문에 일본인의 사후세계는 영산(靈山)에 사령(死靈)이 머무른 후, 천계(天界)로 오르는 것으로 되어 있다. 사자공양(死者供養)은 33년 또는 55년이나 계속할 정도로 극진한 전통을 키워 왔으며, 불교는 신도(神道)에 가장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고 신불습합(神佛習合: 신도와 불교의 습합)을 이루게 된다.
음양도(陰陽道)는 특히 사람들의 길흉감각(吉凶感覺)과 신도(神道)의 의례 등에 영향을 미쳤고, 슈겐도(修驗道)는 그 자체가 신불습합(神佛習合)의 산물로서 근대의 교단신도(敎團神道)의 형성에 주요한 요소로 작용하게 된다.
2.놀이와 마쯔리
마쯔리는 모방(미미크리 Mimicry)에 해당하는 놀이라 할 수 있다. 마쯔리를 즐기면서 평소와는 다른 모습으로 스스로를 꾸미며 다른 사람처럼 행동한다. 또한 축제를 통해 사람들은 상상력을 펼쳐 큰 기구나 조형물을 만들기도 하고 전통적 마쯔리에서는 신의 모습을 모방해 만들거나 가면을 쓰기도 하고, 신이 있다는 가정 하에 스모를 벌이거나 수레를 끌고 다니거나 하기도 했는데 이것을 보두 모방, 미미크리라 할 수 있다. 축제는 비 일상, 일탈의 행사이며 자신을 잊고 일시적으로 다른 인격으로 바꾸는 모방의 전형적인 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