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민족주의무정부주의사회주의를 중심으로―
20세기 초반 한국은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식민지지배를 받았고, 해방된 이후에는 이데올로기적 냉전체제하에서 민족분단이라는 비극적 운명을 겪었다. 이로 인해 조선 후기 이후 싹트고 있던 자생적 근대화로의 발전은 단절되었고, 심하게 왜곡되었다. 이 시기 한국사의 궁극적 과제는 일본 제국주의를 물리치고 이데올로기적 대립을 해소하면서 자주적인 통일민족국가를 건설하는 것이었다. 이 과제를 실현하기 위한 한민족의 노력이 가장 집약적으로 표현된 것이 독립운동이었다고 할 수 있다. 한국근현대사학회 편, 『한국독립운동사강의』, 한울아카데미, 1998, p. 299.
독립운동의 이념이란 독립운동이 지향하는 궁극적 목표로서 독립된 신국가의 구체적인 모습에 대한 전망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방략이란 그 목표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천방침 및 전략이라 볼 수 있다. 이 점에서 독립운동의 이념과 방략에 대한 이해는 일제를 타도하기 위한 전략과 전술뿐만 아니라 일제를 왜 타도해야 하는가, 또 어떠한 사회를 건설할 것인가에 대한 독립운동가들의 사고와 행동을 이해하는 일이다. 그러나 신국가건설이란 일제의 식민지로부터 벗어날 때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어떤 운동이든 일본 제국주의에 대한 저항성이 견지될 때, 즉 抗日性을 지닐 때 독립운동이라 할 수 있다. 같은 책, p. 300.
이번 발표에서는 지금까지 다루어 왔던 국권회복운동과 1910년대 독립전쟁론은 先이해의 논의로서 간략히 언급하고, 3 1운동과 그 이후 전개되는 민족주의 무정부주의 사회주의를 중심으로 서술하고자 한다.
한말의 의병전쟁과 계몽운동은 국권회복이란 동일한 목표를 갖고 있었지만 그 이념이나 노선에는 차이가 있었다. 유생과 농민들이 결합한 의병전쟁은 전근대적 복벽론이었고, 개화지식인들이 주도한 계몽운동은 공화주의라는 국민국가 수립을 지향하였다. 정치적 이념에 따라 국권을 회복한 다음 단계에서의 목표가 달랐던 것이다. 1910년대 독립운동세력들 사이에서도 커다란 변화는 없었다. 즉 일제로부터 독립을 재취하여 원래의 대한제국을 다시 건설하자는 주장과 공화주의에 입각한 근대국민국가를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던 것이다. 의병전쟁과 계몽운동을 주도한 세력들은 국외에 독립운동기지를 건설하는 한편, 독립운동의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였다. 독립운동의 공간이 국내에서 국외로 확장되었고, 주요한 방략으로서 독립전쟁론에 합의를 이루었다. 독립전쟁론이란 민족의 군대를 양성하였다가 일제가 중 미 소 등 열강들과 전쟁을 일으킬 때 이들과 함께 독립전쟁을 감행하여 독립을 쟁취하는 방안이었다. 이에 따라 각 지역에서 민족의 군대인 독립군을 양성하는 한편, 독립운동의 전열을 정비하고 민족의 역량을 축적해 갔다. 1919년 3 1운동을 계기로 독립운동은 커다란 변화와 발전의 접점에 다다른다.
1. 3 1 운동과 그 영향
31운동은 일본의 가열된 침탈에 대한 일반 민중의 저항의식이 민족적 독립열정과 결부되어 표출된 것으로 민족의 주권이 회복되어야 한다는 과제를 위해 민중적 역량이 총합작으로 결집된 사건이라고 하겠다. 또한 31운동은 분산되어 있던 한국민족주의 운동을 통합하여 민족의식의 통일을 통한 민족주의의 전개라는 역사적인 전환점을 형성하였다고 하겠다. 31운동은 그 사상면에서 단순히 윌슨의 민족자결주의에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라 갑신정변 이후의 그때까지의 한국 독립운동의 축적으로 보아야한다. 정경환, 「한국민족주의 연구－전개 과정, 성격 및 과제를 중심으로」, 『인문연구논집』 제2집, 1997. 3, p. 150.
비록 31운동은 민족의 독립을 성취하는 데는 실패하였지만 한국민족주의 운동의 전개과정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구체적인 것은 강만길, 『한국현대사』, 창작과 비평사, 1984, pp.46∼48 참조. 31운동이 전민족적인 독립운동이 될 수 있어던 가장 중요한 요인의 하나는 그 초기 조직화의 단계에서 거의 동시적으로 여러 갈래의 독립운동 세력집단의 흐름이 독립선언과 만세시위운동을 기획하면서 결국 민족대연합전선을 형성하는데 성공하였기 때문이다. 신용하, 31독립운동 발발의 경위, 윤병석 외, 『한국근대사Ⅱ』, 지식산업사, 1977, p.39.
첫째, 이 운동은 대외적으로는 항일운동이요 대내적으로는 국민 주권 정부 수립운동 곧 공화주의 운동이었다. 합병전의 애국 계몽기부터 신민회운동 등을 통해 이미 군주주권을 부정하는 공화주의 운동이 나타나고 있었지만 31운동의 결실로 수립된 상해임시정부는 우리 역사상 초유의 공화주의 정부였다. 둘째로 31운동은 무장독립운동을 본격적으로 유발하는 계기가 되었다. 합병이전에도 민족운동이 의병운동과 애국계몽운동의 두 갈래 방법으로 진행되었고 그것이 합병 후에는 독립전쟁론과 실력배양론으로 나타나 각각 준비 단계에 들어 있었으나 31운동을 계기로 만주에서 준비되고 있던 독립전쟁에 불길을 당겼다. 세째로 31운동은 민족운동의 방향을 바꾸어 놓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3운동에 대거 참가했던 노동자농민층의 정치의식,사회의식이 크게 높아짐으로써 이후의 민족운동에 있어서 그들의 역할이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네째로 31운동을 계기로 민족운동 전선에는 독립운동의 방법론을 둘러싸고 뚜렷한 구분이 나타났다. 滿洲 沿海州의 독립운동 기지를 중심으로 하는 외교독립론이 비교적 선명히 구분되었고 다른 한편 종래의 절대독립론이 계속 주장되는가 하면 실력양성론, 독립준비론에 근거한 식민지체제 아래서의 자치론이 나타나서 민족운동전선에 혼선이 빚어졌다. 다섯째로 31운동은 대외적으로 아시아의 다른 식민지 및 반식민지 민족운동을 유발하거나 그것에 적지 않은 영향을 주었다. 열강의 제국주의 침략에 시달리고 있었던 중국 민족주의자들에게 자극을 주어 54운동을 촉발하게 하였고 영국의 식민통치 아래에 있었던 인도에서도 민족족운동을 주도하던 국민회의파가 31운동에 자극받아 그 독립운동의 단계를 높여갔다.
31운동은 이상과 같은 의의로 인해서 한국민족주의 사상 큰 족적을 남겼다. 그러나 31운동 이후의 일제하 한국민족주의운동은 이념과 사상의 차이로 인한 분열적 양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민족운동노선의 분열은 궁극적으로 독립운동전선의 분화를 초래하여 효율적이고 능동적인 투쟁 역량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하겠다.
2. 민족주의운동의 이념과 방략
1920년대 중후반 국내의 민족주의자들은 다시 민족주의 우파와 민족주의 좌파로 나뉘어진다.
한국근현대사학회 편, 『한국독립운동사강의』, 한울아카데미, 1998
강만길, 『한국현대사』, 창작과 비평사, 1984
윤병석 외, 『한국근대사Ⅱ』, 지식산업사, 1977
김준엽 김창순, 『한국공산주의운동사』, 청계연구소간, 1997
박찬승, 『한국근대정치사상사연구-민족주의우파의 실력양성운동론』, 역사비평사, 1992
정경환, 「한국민족주의 연구－전개 과정, 성격 및 과제를 중심으로」, 『인문연구논집』 제2집, 1997
박찬승, 「11.3학생독립운동의 정치사상적 배경-1920년대 중후반 학생운동의 양상과 학 생운동론」, 『광주학생운동연구』, 2000
장상수, 「일제하 1920년대 민족문제논쟁」, 『한국근대국가형성과 민족문제』, 1986
김명섭, 「재일 한인아나키즘운동 연구」, 단국대 박사학위 논문, 2001
김명섭, 「1920년대 초기 재일 조선인의 사상단체―흑도회·흑우회·북성회를 중심으로」, 《한일민족문제연구》창간호, 2001.
김명섭, 「1930년대 재일 한인 아나키즘운동의 제양상」, 《한국근현대사연구》17, 2001.
김명섭, 「일본의 아나키즘과 조선인―해방전을 중심으로」, 자유사회운동연구회 학술세미 나발표문, 2001.
박찬승, 「1910년대말 - 1920년대 여운형의 민족해방운동론」, 『역사와 현실』 6, 한국 역사연구회 편, 역사비평사, 1991.12
《조선일보》 1924년 11월 3일 사설
《조선일보》 1924년 11월 3일 사설
《한남대학신문》 2001년 5월 7일 학술기획〈왜, 다시, 아나키즘인가〉
《동아일보》 1927년 5월 17,18일
노정환(안광천의 필명), 《조선지광》73호
최익환, (1) 《조선일보》 1928년 2월 3일
장일성, (9) 《동아일보》 1927년 11월 18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