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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ip공주에 충청도의 감영이 위치했었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공주의 역사 속에는 그 밖에도 참으로 많은 역사의 흔적들이 남아 전한다. 예컨대 국가적인 큰 사건이 일어나거나 외침이 있을 때, 또는 정치·사회적인 변화가 있을 때, 그와 관련되는 일들이 어김없이 공주 땅에서 자취를 남겼다. 과역 그 까닭은 어디에서 연유하는 것일까?
백제시대야 백제의 왕도였으니 말할 필요도 없거니와 통일신라말 왕위쟁탈전의 전초전이 이곳 공산성에서 김헌창에 의해 시도되었던 것, 왕건과 견훤의 후삼국 쟁패과정에서 공산성이 그 점거의 제1목표가 되는 것, 또 거란의 침입을 맞아 현종이 일시 머물렀던 것, 무신 정권기에 소위 '명학소의 난'이라 불러지는 망이·망소이의 천민군의 제일 먼저 공략한 곳도 바로 공주였다. 그뿐 아니다. 고려말 왜구와 정유재란 때 왜적이 쳐들어 온 것, 공산성 쌍수정에 이괄의 난을 피해 왔던 인조의 유적이 있는 것, 천주교 신자들이 순교당한 황새바위 유적이 공주에 있는 것, 그것은 바로 역사적으로 공주는 행정의 중심지이자 지방 세력의 거점이었고, 자연적으로 북으로부터의 침략을 막는 천혜의 전략적 거점이었기 때문이었다. 멀리 차령의 높은 산줄기는 공주 외곽에서 북쪽의 적을 막게 하고, 가까이는 금강이 다시 한 번 천혜의 방어선을 만들어 준다. 그런가 하면 공주는 남쪽으로는 큰 산이 가로막은 분지형의 지형으로 방어에 매우 유리한 거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