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석학으로 본 문학과 영화 Final Ess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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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Conclusion
소설의 내용 자체는 사람이 벌레로 변하는 등 지극히 비현실주의적인, 반동화적이라고 까지 할 수 있는 모습을 띄고 있지만, 정작 그 내용을 통해 읽히는 카프카의 인간관은 극히 현실주의적인 것으로 보인다. 즉 그는 그가 뼈저리게 느꼈던 인간의 현실에서의 모습을 그레고르를 통해 보이고자 했던 것 같다. 주인공은 벌레가 되어버림으로써 생계를 책임지는 역할을 더 이상 수행하지 못하게 되자 가족에게 무가치한 존재로 전락해버린다. 이 부분은 우리가 흔히 사회에서 쓸모없는 인간형을 표현할 때 ‘벌레만도 못한 인간’이라고 지적하는 부분과 연관해서 살펴보면, 카프카는 이런 인간형을 벌레로 치환해 리얼리티를 확보하고 있다.
당장 먹고 살아야 하는 경제적 필요에 의해 자신의 희구하는 바를 이루지 못한 채, 계속적으로 원하지 않는 직업에 종속당하여 살아가는, 현실원칙에 점철된 인간이다.(그레고르는 자신의 직업을 싫어하지만 가족 부양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일을 한다). 이는 우리 주변에서 아주 흔히 볼 수 있는 가장의 모습이다. 그리고 이러한 효용가치를 잃게 되었을 때 가장 친밀한 관계인 가족에게서조차 소외당하고 ‘벌레’로서 취급받게 되는 현실 또한 찾아보면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처음에는 가장 극진하게 그레고르를 보살피던 여동생 그레테는 시간이 흐른 뒤에는 그레고르를 경멸하며 멸시하는 사람으로 변해버린다. 소설은 비록 3인칭 시점으로 쓰여있지만, 이 책의 독자들은 그레고르와 자신을 동일시하게 된다. 자신이 벌레가 되었을 때, 즉 자신이 사회가 요구하는 경제적 효용가치를 잃게 되었을 때 경험하게 되는 타인의 자신에 대한 태도와 시선의 부당함, 인간 존재 자체가 쓸모없고 무가치한 것으로 되어버리는 상황의 부조리함을 카프카는 독자로 하여금 느끼게 하고 싶었던 것 같다.
벌레의 특징은 의사소통 불가성과 흉측한 외모이다. 만약 이 사회 속에서 우리 중의 누군가가 의사소통을 제대로 할 수 없게 되고 흉측한 외모를 갖게 된다면 그는 가장 친밀한 인간 공동체인 가족 내에서조차 인간으로서 응당 받아야할 대접을 정말 받을 수 있을까 하는
신현숙, 신화적 경험과 현실인식: 엘리아스 카네티의 신화문학, 한국 카프카학회, 2009
김자성, 사회학적 관점에서 본 소외문학의 현실 인식 (1) -카프카의 「변신」에 나타난 소외의식을 중심으로, 한국 헤세학회, 2008
김태환, 모험적 시간과 일상적 시간 - 카프카의 소설 「변신」의 서술 구조 연구, 2006
권혁준, 카프카의 『변신』에 나타난 신화적 계기들, 2006
김래현,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 있어서의 실험 - 데이비드 카르넷의 「여우로 변신한 여인」과의 비교를 바탕으로, 한국카프카학회,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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