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Ⅰ. 선거자금의 현실화
Ⅱ. 수입-지출의 단일계좌화
Ⅲ. 기업 정치자금의 주총 승인제
Ⅳ. 후원회 제도 개선
1. 후원회 제도의 현실
2. 후원회 제도의 개혁
3. 개혁의 기대효과
I. 선거자금의 현실화
외환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에서 '효율성의 제고'는 우리 사회의 중요한 화두가 되어 왔다. 그리고 그런 시각에서 볼 때, 우리 정치는 고비용과 저효율성의 상징으로 언제나 비판의 대상이었다. 매 정권마다 터져 나오는 정치적 스캔들의 뒤에는 정치자금의 수수를 둘러싼 비리와 부패가 자리 잡고 있었고 이는 또다시 우리 정치 일반에 대한 국민적 신뢰감을 더욱 낮추는 악순환이 계속되어 왔다. 따라서 선거를 통해 정당하게 선출된 대표자들에게 많은 국민들은 비판적인 눈길을 보내 왔고 선거에서 각 후보들이 사용하는 선거비에 대해서도 '생산적'이지 못하다는 인식을 갖게 된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의 이런 부정적 인식 때문이 아니더라도 많은 돈이 드는 선거는 어느 모로 보나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점에서 우리나라를 포함하여 여러 나라에서 적정 금액의 상한선을 정하고 이를 지키도록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돈 안 드는 선거라는 이상적 목적을 위해 선거비용의 상한액을 지키기 어려울 정도로 너무 낮게 책정하게 되면, 그로 인해 지불해야 하는 사회적 비용은 오히려 더욱 커질 수도 있다. 비현실적으로 낮게 선거비용의 상한선을 책정하게 되면, 무엇보다 승자와 패자 모두를 포함하여 선거에 참여한 거의 모든 후보들이 법의 허용한도를 넘는 과도한 선거비용을 사용했다는 '원죄'에서 벗어나지 못하게 될 것이다.
15대 총선 이후 실시된 한 조사에 따르면, 경쟁후보자가 선거비를 법정 한도 내에서 사용하고 있다고 보는 후보자는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16대 총선에서 출마한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한 실증 연구에서는 후보자들의 지출한 선거비용이 평균 5억 원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고 10억 원을 넘게 쓴 후보도 적지 않았다. 결국 모두가 법을 어기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처럼 지내기 때문에, 정치자금에 대한 논의는 언제나 예민하고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