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I. 들어가며.
세계적인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의 흐름에 발맞추어, 한국 역시 해방이후 반세기동안 정치적으로는 민주주의, 경제적으로는 자본주의를 점진적으로 추구해왔다. 그러나 한국정부는 그 발전과정에서 고도의 압축적 경제 성장을 이루기 위해 정부 주도하에 대기업을 육성하는 산업정책을 시행하였다. 따라서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생성된 대기업 집단은 정부의 주도하에 이루어진 대규모 사업을 기반으로 재정적인 안정과 함께 부를 축적하면서 한국경제의 가장 큰 비중을 가질 수밖에 없었고 결국 이는 ‘재벌’에 의한 경제력 집중, 정경유착, 불균형적인 경제구조 형성과 그로 인한 시장질서의 왜곡, 부의 축적 방식의 비정당성 등과 같은 경제적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사회적인 문제로까지 확대되어, 오늘날 비판의 대상으로 되기도 한다. 또한 재벌의 성장과정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더불어, 수출증진, 산업구조의 고도화, 첨단산업의 발전 등 중소기업으로서는 할 수 없는 대규모 사업을 함으로써 재벌이 우리 산업에 기여한 공로를 높이 평가하는 시각도 혼재한다. 그러나 IMF 즉, 외환위기를 맞게 되면서 I재벌개혁압력, 빈부격차에 의한 사회적 혼란 등 정부는 재벌에 의한 문제들을 더 이상 간과할 수 없게 되었고, 이에 대해 한국정부는 재벌에 의해 발생된 정치경제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러 정책을 실시하게 되었다. 세계경제 여건의 변화로 이런 식의 경제운용방식이 그 효율성을 다했고, 당연히 시장을 중심으로 정부와 대기업간의 관계는 본질적으로 재설정되어야 한다는 인식은 주효했으나, 이에 대한 인식이 근본적으로 부족한 상태에서 국민의 형평욕구 수용 등 주로 정치적 고려에 의해 재벌규제를 강화하는 정책이 추진되어 왔기 때문에, 정부의 재벌의 과도한 경제력 집중 완화를 위한 공정거래법, 여신관리제도, 업종전문화 등과 같은 정책은 사실상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
이에 따라 우리 조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한 물음으로부터 출발하여, 오늘날 우리나라에서 매우 중요한 정치, 경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재벌문제를 그 개념부터 재벌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또 재벌문제의 정치경제적 이슈는 어떤 것들이 있으며 구체적으로 무엇인지를 살펴보고 그 해결 방안을 고민해 보고자 한다.
II. 재벌이란 무엇인가
1. 재벌의 정의와 특징
(1) 가족지배 집단
재벌의 구성요소 중 하나가 가족지배 중심적이라는 것이다. 재벌의 정의는 "총수 및 그 가족에 의하여 소유, 지배되는 기업집단 (강철규 1991)"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더 정확한 표현으로는 "가족, 동족의 봉쇄적 소유, 지배에 의한 다각적 산업 경영체 (모리카와, 1980)"라고 볼 수 있다. 한국의 재벌은 가족 중심적인 소유와 지배, 업종 전문화의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모리카와 교수가 정의한 재벌과 일치한다. 현재 한국의 재벌이 일본의 자이바츠라고 불리는 일본식의 재벌 기업들과 많은 비슷한 점을 보인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정의를 바탕으로 일본기업의 성격을 정의 한다면, 일본은 기업의 업종 다각화는 되어 있으나 그 소유가 가족 중심적이지 않기 때문에 일본 기업을 재벌(자이바츠) 라고 부르기 보다는 기업집단 (corporate complex)라고 부르는 것이 더 정확하다. 하지만 일본의 家의 개념은 유능한 인재를 발탁하여 회사의 경영에 참여시킨다. 이는 기어의 소유가 철저한 가족구성원에만 집중되어 있는 한국의 재벌과는 틀리다. 미국의 경우도 기업집단의 개념이 있기는 하나 이 개념은 개인 혹은 가족 소유와는 관계없이 사업이나 자산의 다각화를 가리키고 있다.
(2)다각화된 집단
재벌의 업종다각화는 어느 특정한 업종의 한 분야에만 전념하는 경우 전문화되어 있다고 하지만 기업이 동종의 여러분야로 확대하거나 혹은 이종의 여러 업종으로 사업을 넓혔을 때 이를 다각화라고 한다. 기업은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새로운 기술이 도입되어나 개발 되었을 때 이를 위한 생산시설을 넓혀 나가는 경우이다. 기업이 같은 업종에서 제조업이 원료를 공급하는 회사를 통합하는 수직통합도 일본의 다각화 인다. 수직통합이란 한 기업이 거대한 잠재 시장을 인식하고, 그 시장에 효과적으로 접근하는 방법을 발견하고 새로운 업무에 종사하는 것을 말한다. 즉 이러한 기업은 단순히 상품을 생산하는 것이 아니라 상품의 마케팅과 같은 다른 일도 해야 했다. 대기업은 대체로 여러 가지 다른 활동을 원료를 구입하고, 이 원료를 상품으로 가공하고, 상품을 운송하고, 도매 혹은 심지어 소비자에게 소매로 판매하는 활동 등에 종사하였다. 이러한 통합은 가격을 안정시킬 뿐만 아니라 원료 및 자재 공급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흔하다. 수평적 결합은 시장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다각화로 주로 경쟁을 배제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한국의 재벌의 경우는 수평과 수직보다는 다른 업종 간에 존재하는 광범위한 기업들을 기업집단에 포함시키는 복합기업형이다. 이는 혼합결합이라고도 하는데 혼합결합은 수평, 수직 결합이외의 모든 기업결함을 말한다. 혼합결합이 초래할 수 있는 경쟁제한 폐해는 잠재적 경쟁저해, 상호거래, 진입장벽 형성 등이다. 혼합결합은 통상 상품확대형 혼합결합과 시장확대형 혼합결합으로 나뉘어 진다. 이러한 다각화의 이유는 세계적 고유기술을 확보하고 있지 않게 때문에 어느 업종에도 경쟁력을 가지고 있기가 힘들기 때문이다. 또한 다각화를 통해 상대적으로 우월한 자금동원능력을 들 수 있다. 재벌들은 중소기업에 비해 금융접근이 용이하고 장기 저리로 자금융자를 받을 수 있다. 셋째로 정보력과 마케팅능력이 우월하다. 이는 개업과 시장 확보를 용이하게 하였다. 정부지원 또한 조세 감면 등을 통해 기업의 다각화를 도와주었다. 일본기업이 한국기업과 다각화 측면에서 다른 점은 비관련 다각화보다는 관련 다각화 경향을 보이고 있고 다각화가 되어있어도 소유구조가 분산되어 있다.
(3) 총수가족의 소유 집중
소유구조에는 영국, 미국형과 일본과 독일형, 그리고 한국, 남아공 등의 후진국형 등 3개 유형이 있다. 영미형은 개인과 기관투자가의 소유비중이 높다. 일본과 독인은 비 금융기업들의 상호출자비중에 가장 높다. 한국이나 남아공의 경우 기업한 상호출자나 총수와 그 가족의 지분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미국과 비교해 보면 소액주주지분율이 낮고, 일본, 독일과 비교하면 기업간 상호출자는 비슷하나 은행이나 보험회사의 지분율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는 한국의 기업은 직접금융보다는 간접금융을 선호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