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시적 화자의 인지구조를 중심으로-
Ⅰ. 서론
본고는 노천명의「남사당」을 인지시학적 비평의 관점에서 고찰하여 그 이미지의 양상과 전개 방식을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노천명(1912-1957)은 1935년 『詩苑』창간호에 시 「내 청춘의 배는」을 발표하면서 문단에 등장하였고 이후 20여 년간 시집 『산호림』(1938), 『창변』(1945), 『별을 쳐다보며』(1953)을 간행하였으며 유고시집으로 『사슴의 노래』(1958)를 남겼다.
노천명의 작품들은 지금까지도 꾸준히 논의되고 연구되고 있다. 그 논의에 대한 시초는 최재서 최재서,「시단전망」,『문학과 지성』, 인문사, 1938, 240쪽
의 「시단전망」이라는 글에서 볼 수 있다. 그는 “공소한 감정의 유희나 허영된 언어의 과장은 찾아볼 수 없다. 그의 가슴 속엔 늘 알뜰살뜰한 감정의 호수가 고여 있고 그의 언어는 그 비밀을 표시하기에 수다스럽지 않다”라고 언급하면서 노천명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최재서 외에도 백철 백철, 『신문학사조사』, 신구문화사, 1968, 349쪽
의 『신문학사조사』에서는 “천명시는 모윤숙의 감상과 과장을 제한하고 순화된 일보 현대적 시로 전진한 시다”라고 하면서 노천명은 다른 여성 시인들에 비해 섬세하고 여성스러운 감정을 절제되고 순화한 언어로 표현하였다고 호평하였다. 또 서정주 서정주, 「노천명과 그의 시」, 『한국의 현대시』, 일지사, 1969, 163쪽
는 “노천명은 남자를 중심으로 하는 시단이나 여자를 중심으로 하는 시단 모두를 볼 때 방랑적 분위기를 표현하는 데 있어 누구보다 장점을 가진 시인”이라고 칭하였으며, 이러한 특질을 포괄할 수 있는 작품으로 「남사당」을 들었다.
『창변』(1945)에 발표된 노천명의 시 「남사당」은 이처럼 근본적으로 감상에 치우치기 쉬운 소재이지만 끝까지 감상에 흐르는 일 없이 절제적인 이미지를 지닌 텍스트가 주를 이룬다. 여기서 노천명의 절제된 시세계를 통한 현대시의 면목을 접할 수 있으며, 유랑집단인 남사당패가 겉으로는 흥미롭고 자유로운 듯 보이지만 내면적인 서러움, 남모를 아픔, 인생의 비애를 지닌 집단임을 실감할 수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남사당」이 가지고 있는 이미지 및 시인의 상상력 구조양상을 파악하여
그 구조의 미학적인 가치를 세밀하게 분석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또 이 같은 연구를 바탕으로 인지의미론적 방법론을 적용하여 심화된 연구 결과를 밝히고자 한다.
Ⅱ. 굴욕된 남성(男聲)의 슬픈 풍속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