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후감 말아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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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후감 말아톤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말아톤
스스로 닫았다는(자폐) 세계 속에서 그들은 기쁠까, 슬플까, 화가 날까, 두려울까? 그 알 수 없는 영역에 대해 우리들은 대개는 무관심과 오해로, 때로는 위험하고 섣부르게 자의적 해석을 하거나 제각각의 자의식을 투영해 왔다. 아직도 풀지 못한 자폐아의 마음속을 소재로 삼는다는 것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면도 있지만 소재가 주는 무거움 때문에 미치도록 즐겁고 행복해지고 싶은 관객들에겐 굳이 극장에 가서까지 보고 싶지는 않은 소재일 수 있다. 장애우를 소재로 한 드라마에 대한 선입견-고난과 역경을 이겨낸 인간승리라는 뻔한 감동 스토리이거나 감정선을 자극하는 최루성 이야기일거라는-도 에게 보내지는 편견적 시선이다. 이미 T.V에서 ‘인간극장’이라는 프로그램을 통해 실제인물인 자폐아 마라토너 배형진의 이야기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곧 인간승리 드라마를 떠올릴 것이다. 그리고 을 보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은 자기 만큼의, 자기 색깔의 준비된 감동모드로 영화를 대면할 것이다.
그러나 은 그러한 기대와 예상을 살짝 스치고 넘어간다.
영화의 첫째 미덕은 자극적이고 무거운 소재임에도 불구하고 그리 침울하거나 감정의 격랑을 일으키지 않는다는 데 있다. 눈물을 찍어내게 하는 부분들보다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터뜨리게 하는 부분들이 더 많다. 그 웃음은 장애를 희화하거나 불순한 동정이 섞이지 않은 어린아이 그대로의 천진성이 주는 웃음이며, 슬그머니 흘러내리는 눈물은 억지로 끌어내는 연민과 감정이 아니라 만만치 않은 깊이와 새로운 발견을 준다.
알 수 없는 영역을 두고 우리는 나름대로 해석하고 판단하고 타인에게 강요까지 한다.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가? 영원히 정답을 알 수 없는 삶의 미로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영화는 삶의 이러한 물음에 놓인 우리의 모습을 보여준다.
김미숙의 연기는 놀랍다. 자폐아의 엄마로 산다는 것! 그것이 알 수 없는 험한 길, 끝이 보이지 않는 길에서, 회의와 두려움과 좌절의 반복, 그리고 분노와 원망과 죄의식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날들의 연속임을 감정의 과잉 없이 그려내었다.
그러나 영화는 그러한 힘든 삶을 사는 자폐아의 엄마의 어려움에 포커스를 맞추지도 않았고 스리서브를 해낸 인간승리 자폐아 마라토너의 뒤에 우뚝 선 헌신적이고 희생적인 훌륭한 어머니를 내세우지도 않았다.
자폐아 초원의 엄마 경숙은 마라톤 코치 정욱을 통해 균형점을 찾아나간다. 누구보다 초원을 잘 안다고 생각했던 그녀가 20년간 초원을 위해서 밀어붙였던 방법이 실은 자신의 꿈을 초원을 통해 이루려 한 것이었으며, 전적으로 자신에게 의존된 존재인 초원을 자기 식대로 끌고 다닌 것이라는 정욱의 관점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러한 자각은 뼈아픈 고통을 수반한다. 그동안 돌보지 않고 억압해 왔던 자신의 몸의 항의가 위 천공이라는 병으로 터져 나온다. 정욱은 초원이 엄마 덕분에 사는 게 아니라 초원이 경숙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것은 장애인에 대한 비장애인의 의식이 바뀌어야 함을 꼬집는다. 영화 에서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더욱 명확히 꼬집고 있다. 의 비장애인들은 장애인들에게 모두 이해와 배려와 도움을 준다. 국가는 샘의 능력을 걱정해서 샘의 아이를 대신 양육하려하고 교양 있고 사랑이 풍부한 양부모는 아이 입장에서 아이가 가장 좋은 환경에서 자라게 하려 한다. 쥴리어드 음대를 수석 졸업한 이웃집 여자는 늘 샘의 상담자이며 잘 나가는 변호사는 샘의 무료 변론을 맡는다. 스타벅스나 피자헛에서는 샘같은 장애인을 기꺼이 고용하고 샘의 장애인 친구들의 일상은 비장애인보다 편안해 보인다. 그렇다면 무엇이 문제인가? 문제는 첫째, 비장애인의 관점으로 장애인의 삶을 재단해서는 안된다는 것이며, 둘째 장애인이 비장애인의 시혜로 사는 게 아니라 장애인 덕분에 비장애인이 살고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들은 장애인을 고용함으로써 기업 이미지가 좋아지고 그것은 매출증가로 이어진다. 변호사는 장애인 무료변론으로 명성을 얻고 더 많은 고객을 확보하게 되며, 사회복지과 공무원들은 장애인 덕분에 월급을 받는다. 결국 가진 자, 건강한 자, 비장애인이 그렇지 못한 자를 위해 사는 게 아니라 서로 도움을 주며 함께 살아가는 것이다.
과 비교할 때 에서 보이는 우리나라의 장애인에 대한 의식과 현실은 많은 차이가 있다.
경숙은 절규는 처연하다. “그 아이 속마음을 누가 알아요. 그걸 알면 지금 죽어도 한이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