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상문 남쪽으로 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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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남쪽으로 튀어 감상문
원제가 사우스바운드다. 바운드는 어디로 향한다는 뜻이니 남향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이 소설에서 남쪽은 자연이다. 국가라는 리바이어던이 폭력과 강압으로 제어하는 장소가 아니라 아무것도 없는 그냥 네이쳐(nature)일 뿐이다. 이것이 도시인의 이상향이다. 과연 그럴까 하고 묻지 말라. 사람은 다들 가슴 속에 품은 유토피아라고 생각하라.
이 소설의 장점은 진중해야 할 아비는 한없이 가볍고, 가벼워야 할 아들은 한없이 무겁다는 것이다. 대상을 틀어 웃긴다. 진중한 아이는 지로뿐이 아니다. 나나에도 그렇다 멀쩡한 어른이 제대로 일도 안 하면서 반대운동은 무슨 반대운동이야? 글쎄 초등학생에게는 제대로 설명을 못하겠다만 뭐랄까 일하기 싫은 거, 돈 못 보는 거, 출세하지 못한 거를 무슨 간판처럼 내세우는 것 같다. 무조건 정의만 부르짖으면 다들 아무 말도 안 할 줄 아나 봐. (185쪽). 세상에는 땀 흘리며 무겁게 사는 사람이 있는 가 하면 아무런 대책없이 낙관성 하나로 견디는 사람도 있다. 어른에게 가볍다는 것이 좋은 말은 아니지만 자신의 생각을 그대로 뚫고 나가는 단순함 덕분에 순수하다는 말로 격상된다. 하지만 그 내면은 전혀 다르다는 것은 말 안해도 알 것이다.
성장소설은 일종의 알을 깨는 작업이다. 지로의 역할모델은 아버지다. 아버지를 이해하는 과정이 소설의 전개다. 통념은 아이는 아버지를 좋아한다. 하지만 지로는 아버지를 좋아하지 않는다. 일은 하지도 않으면서 자기 일도 아닌데 괜히 나선다. 사회와 어울리지 않는 짓만 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지로는 아주 정상적인 초등학생일 뿐이다. 인터렉츄얼 (intellectual) 즉 지식인은 자신과 관계없는 일에 참견하는 사람이다. 지식으로 무장하고 무슨 일에든 개입하는 사람이 사르트르의 지식인 정의다. 이 정의에 따르면 우에하라 이치로는 멋진 지식인이다. 행동하는 사람이다. 그 행동의 수단이 단순해서 문제이긴 하지만.
이런 유감들이 남쪽 섬으로 내려가서는 바뀐다. 일을 하는 아버지. 지킬 것을 지키려는 아버지의 진면목을 보게 된다. 자급자족을 주장한 우에하라 이치로는 머리가 아니라 행동으로 증명한다. 자신의 인생을 걸고 증명하는 것이다.
멀쩡한 어른이 제대로 일도 안 하면서 반대운동은 무슨 반대운동이야? 글쎄 초등학생에게는 제대로 설명을 못하겠다만 뭐랄까 일하기 싫은 거, 돈 못 보는 거, 출세하지 못한 거를 무슨 간판처럼 내세우는 것 같다. 무조건 정의만 부르짖으면 다들 아무 말도 안 할 줄 아나 봐. (185쪽)
물을 입혀 입에 넣는 쓴 약이다. 삶의 메시지? 아는 대로 행동하라는 것. 이것은 신념이다. 세상의 폭력에 저항할 것. 하지만 연대는 꿈꾸지 말 것.
이치로는 동경을 떠나 오키나와 보다 아래에 있는 섬으로 이주한다. 거기서 안분자족하며 살아가려 하지만 환경과 개발의 문제에 휘말린다. 사회에 환영받지 못하고 운동이라는 뜬 구름은 날아가버리고. 되는 일도 없고 안 되는 일도 없고. 과거는 과거일 뿐이지만 마음은 과거를 떠나지 못한다. 그 과거가 신념이다.
우에하라 이치로를 간단하게 아나키스트라고 규정해 버리지만 세금 내기 싫어하고 국민연금 납부 거부한다고 해서 아나키스트라고 볼 수 없다. 단지 강력하게 의견 개진을 하는 전직 운동권일 따름이다. 이치로는 말한다. 혁명은 운동으로는 안 일어나. 한 사람 한 사람 마음속으로 일으키는 거라고 혁명의 시작은 개인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의 키 센텐스는 우에하라씨, 당신은 어떻든 단독으로 행동하는 사람이니까 참 대단해 (222쪽)가 되겠다.
개인이 문제해결의 핵심이다. 조직의 상부에 있는 사람의 생각 역시 동일하다. 자신의 문제는 자신이 풀어라. 뭔가 대단한 지위의 장군이 짠 하고 나타나서 모든 문제를 한 칼로 해결해 줄 거라는 착각을 하지 말라는 것이다. 잭 웰치의 비서는 자신이 직접 쓴 책 잭웰치 다루기 (로잔 배더우스키. 이은희 역. 한스미디어 2005.04.04)에서 잭 웰치는 사람들이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고위 경영진이 아닌 개개인의 몫이라는 교훈을 알려주고자 했다고 썼다. 의뢰심은 자립심을 망친다. 의뢰심은 노예로 가는 첩경이다. 이 소설은 세상에 자리잡고 주인으로 살아가는 비결을 유쾌하게 전해준다. 처세술 책으로도 꽤나 괜찮은 소설이다.
사회는 다양한 인간 군상의 집합이다. 아무 생각 없이 사는 것 같은 우에하라 이치로도 어울려 살아가는 방법은 안다. 어울리며 사는 것?. 너는 아버지 따라할 것 없어. 그냥 네 생각대로 살아가면 돼 자기 생각대로 사는 것이 어울리는 것이다. 이를 화이부동(和而不同)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