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나쁜 사마리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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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나쁜 사마리아인들
- Bad Samaritans -
장하준 지음/ 이순희 옮김
대학교에 입학한 후 내가 가장 먼저 했던 일은 전공과목 외의 관심분야 강의를 신청 하는 것이었다. 평소 경영학과 국제무역에 관심이 많았던 나로서는 수강신청 안내책자를 뒤지며, 관심분야의 강의를 탐색하였고, ‘국제무역과 통상’이라는 강의를 신청하여 공부하게 되었다. 내가 감상문을 작성할 이 책은, 바로 ‘국제무역과 통상’ 수업에서 무역제도에 관한 다양한 견해들을 정리할 때, 자연스레 찾아보고 읽게 된 책이다. 경제와 무역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안다는 ‘사다리 걷어차기’,‘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저자 ‘장하준’ 영국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기존 주류 경제학에 도전적인 비판을 제기하는 인물로 한국인 사상 처음으로 ‘뮈르달상’과‘레온티에프’상을 수상하는 등 세계적 석학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는 ‘사다리 걷어차기’에서 주장한 내용을 가다듬어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과연 부자 나라는 어떻게 부유하게 되었고, 선진국들이 주장하는 자유무역체재가 옳은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이 책에서 선진국들이 주장하는 자유무역체제의 맹점을 드러내 비판하고, 선진국들의 성장 신화 속에 숨겨진 은밀한 역사를 구체적 자료에 근거하여 논증하였으며, 선진국들이 현재 개발도상국 및 후진국들에게 강요하는 정책과 제도가 과거 자신들의 경제 발전 과정에서 채택했던 정책이나 제도와는 얼마나 거리가 먼 것인지, 따라서 후진국들에 대한 선진국의 주장이 얼마나 위선적인 경우가 많은지를 보여 준다. 장하준 교수는 논증의 과정에서 경제학적 통념 내지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 과감한 비판을 제시했다. 그는 재산권 보호가 경제 발전에 있어 과연 대 전제에 해당하는지, 적극적인 산업진흥책이 경제 발전에 과연 마이너스 요인인지, 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실제로 경제 성장을 이루어 낼 수 있는지와 같은 근본적 문제들을 묻는다. 이를 통해 선진국들은 실제로 어떻게 부자가 되었는지를 알려 주고, 동시에 세계화와 신자유주의에 대한 맹목적 찬사가 얼마나 위험한 것인지를 생생하게 드러내며 새로운 세계 경제 질서 모색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장하준 교수는 완전고용과 완전경쟁, 자원의 무한한 이동성을 전제로 하는 주류로 불리는 신고전파 경제학의 틀을 벗어나 역사 및 제도와 경제성장간의 관계를 규명하는 데에 연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이러한 주류경제학에 대한 장하준 교수의 도전이 주목을 받은 것은 외환위기가 발생한 1997년 말로. 정실자본주의, 재벌체제, 정부 개입으로 상징되는 한국형 모델이 외환위기를 초래했다고 주장하는 신고전파 학자들과 달리, 장하준 교수는 외환위기는 한국형 모델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급격히 진행된 외환 및 금융자유화로 한국형 모델이 흔들렸기 때문이라 주장하면서이다. 이렇게 비주류의 관점에서 서술한 장하준 교수의 책은, 주류에 익숙한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기 충분하다.
저자는 경제 성장기에 한국 정부가 취한 정책들이 신자유주의 경제학자들이 주장하고 있는 것과 정반대라고 말한다. 즉, 민간 부문과의 협의 아래 특정한 새로운 산업을 부흥시키기 위해 보호 관세나 보조금 정책을 펼쳤으며, 여러 가지 형태의 정부지원을 통해 그 산업이 국제경쟁을 견딜 수 있을 만큼 성숙할 수 있도록 육성했다는 것이다. 외국인 투자도 강력히 통제했으며, 역설계를 격려하고 특허상품의 위조품 제조를 눈감아 주는 등 시장 인센티브와 국가관리를 교묘하고도 실용적으로 조합해 경제성장을 이끌었다는 것이다. 이런 이단적인 정책이 비단 한국 사례만이 아니라 오늘날 선진국 거의 대부분이 그렇게 발전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즉, 역사를 돌이켜 보건데 지금 상황에서 개발도상국들에게 자유무역과 자유시장을 권장하는 것이 역사적인 위선이라고 단언한다. 이 책에 담긴 내용들 역시 마찬가지로 매우 흥미롭다. 렉서스로 세계 자동차 시장을 제패하고 있는 일본의 도요타가 50년 전 도요펫을 미국 시장에 내놓았다가 철저히 실패한 이야기부터 시작해서 칠레의 신자유주의 실험, 보호관세, 보조금, 규제를 토대로 한 이른바 수입대체 산업화(유치산업이론) 정책 등 흥미로운 내용들이 가득했다.
또한 기존의 생각들을 뒤집고 수정해야 할 이야기들도 상당히 많았다. 무역 자유화가 성장률을 감소시키고, 경제를 위축시켰다는 사실을 지난 20년 동안의 다양한 국가들의 경제 상황들과 각종 통계수치들로 확인할 수 있었고, 무역 자유화가 모든 사람들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것은 직장을 잃은 노동자들이 더 나은 일자리를 더 빨리 구할 수 있을 때, 그리고 필요가 없어진 기계들이 새로운 기계들로 개조될 수 있을 때뿐인데, 이런 경우는 매우 드문데다가 특히 개발도상국들은 이 부분에 매우 취약하기 때문에 가난한 사람은 더 가난해질 수밖에 없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 따라서 단기간에 이루어지는 대대적인 무역자유화는 일부 사람들의 생활을 파멸로 몰아간다는 사실이 명확해진다. 개발도상국들이 1980년대 및 1990년대 자본 시장을 개방한 이후 금융 위기를 훨씬 자주 경험하게 된 것은 우연의 일치라고 할 수 없다는 것도 그렇다. 참고로 1945년~1971년 사이에 개발도상국들은 금융위기를 단 한 번도 겪지 않았다고 한다.
농산물 시장 개방 문제도 명쾌하다. 전체적으로 볼 때 부유한 나라들의 농산물 시장 개방의 주요 수혜자는 농업 분야가 강력한 부자 나라들이며, 선진국들은 가난한 나라들이 수출하고 있는 농산물에 대해서는 자국 내에 보호해야 할 국내 생산자들이 없으므로 대부분 보호 조치에서 제외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개발도상국들이 유치산업을 장려할 수 있는 도구들의 사용을 포기하는 댓가로 선진국 농산물 시장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 것은 가치가 없다고 말한다.
특허법에 대한 논란 역시 자명하다. 특히 최근까지 화학 물질 자체에 대한 특허가 인정되지 않았다던가 미키마우스에 대한 저작권 보호 연장을 구실로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법에 대한 로비 사실 등은 충격적이었다. 저자는 지식의 관점에서 볼 때 오늘날 선진국들이 후진적이었던 시절에 하나같이 다른 나라 사람들의 특허권과 상표권, 저작권을 닥치는 대로 침해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으며, 미국은 심지어 20세기인 1988년 이전까지도 국외에서 출간된 저작물에 대해서는 저작권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사실도 알려주고 있다.
이 책은 전체적으로 세계화 및 경제발전에 대해 독자들이 이해하기 쉬우면서도 현재의 지배적인 정설에 대해 비판적인 입장에서 쓴 책이다. 특히 개발도상국들이 부자나라들에 의해 통제되고, 부자 나라들이 원하는 나쁜 사마리아인 같은 정책을 구상하고 실행에 옮기고 있는 이른바 사악한 삼총사로 불리는 IMF, 세계은행, WTO의 권고를 피해 경제 성장기에 한국이 그랬던 것처럼 세계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경쟁할 수 있을 때까지 유치산업 이론을 따라 하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한 세계화의 주된 추진력은 기술이 아니라 정치, 즉 인간의 의지와 결정이기에 세계화가 어떤 형태를 취할 것인지의 여부는 우리가 어떤 국가 정책을 만들고, 어떤 국제 협정을 만드느냐에 달려 있다고 주장한다.
자유무역이 진정 개발도상국에게 도움이 되는지, 경제를 개방하면 외국인 투자가 정말 늘어나는지, 공기업 문제가 과연 민영화로 해결 가능한지, 지적재산권이 실제 기술혁신을 촉진하는지, 민주주의와 경제 발전은 특별한 상관관계가 있는지, 경제 발전에 문화나 민족성이 있는지 등 현실로서의 경제학에 대해 널리 알려진 책이나 영화 등을 소재로 신랄하면서도 명료하게 이야기를 해준다. 저자는 기존의 관습을 뒤엎는다. 오늘날 자유무역을 칭송하는 선진 국가인 영국과 미국은 자국의 경제 보호를 위해 강력하게 보호 무역 정책을 실시했다고 한다. 이런 사실도 모른 채 대부분 사람들은 선진 국가들이 자유 무역을 통해서 발전한 것으로 믿고 있다. 애초부터 불평등한 게임에 노출될 개발도상국들이 자유무역을 통해 얻을 이익도 미미하다.
그는 시장과 국가의 관계에서, 국가의 실용주의적 정책을 강조한다. 개발도상국이 부유한 국가의 대열에 진입하기까지는 국가는 자국의 시장이 경쟁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서 보호주의적 정책을 펼쳤으며, 자국의 이익에 유리하다고 판단되는 시점에서 ‘자유 무역’으로 선회했던 역사적 근거들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