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리는 단지 존재감이 미비한 주인공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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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찰리는 단지 존재감이 미비한 주인공일까?
의 이야기는 간단하다. 가난한 소년 찰리가 초콜릿 천재 윌리 웡카의 마음을 사로 잡아 초콜릿공장의 후계자가 되는 이야기다. 동명 원작을 영화로 담아냈다. 흔히 보던 동화 속의 주인공들처럼 찰리는 참 착하다. 윌리 웡카에게 직언을 하는 모습도 있지만, 찰리의 전반적인 모습은 그 나이대의 아이가 가지기 힘든 무조건적인 선이다. 그 때문일까? 영화에서 찰리의 존재감은 미비하게 느껴진다. 기억에 남는 건 특이한 헤어스타일과 비꼬는 것의 전문가 윌리 웡카, 윌리 웡카가 찾아낸 보물 움파룸파, 부모의 잘못된 교육으로 어긋난 네 아이들이다. 영화 속에선 이들을 설명해주는 곡이 있다. 그러나 영화의 타이틀 롤인 찰리에게만 노래가 주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해서 찰리가 단지 존재감이 미비한 주인공일까?
판타지 영화의 아이콘은 현실 세계와 다른 공간이다. 판타지는 현실적이지 않은 무언가를 다뤄야 한다. 초콜릿공장은 현실 공간이면서, 관객들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는 가상 공간이기도 하다. 찰리의 다 쓰러져가는 집과 달리 초콜릿공장은 웅장하다. 크기도 크고, 찰리가 좋아하는 초콜릿이 지천에 널렸다. 신기한 것들도 참 많다. 찰리의 판타지를 충족시켰을 뿐 아니라, 관객이 기대하고 있는 모습도 충족시킨다. 초콜릿공장이 단순히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공간으로 설정되지 않았다는 점이 흥미롭다. 5명의 아이들과 보호자들이 공장 안으로 들어오고, 윌리 웡카에 대해 찬양하는 노래가 나온다. 어느 순간 인형들은 불에 타고, 눈알이 녹아내린다. 팀 버튼 감독의 영화나 그림에서 볼 수 있던 개성이 드러난다. 그리고 그 곳은 적대자들이 몰락한다는 관습을 따르고 있기도 하다. 물론 아이들이 죽거나 하는 극단적인 몰락은 아니다. 네 아이들은 자신의 뜻을 관철시키기 위해 부모를 이용한다. 움파룸파는 망가진 아이들과 부모에게 일침을 가한다. 찰리는 이 아이들과 정반대다. 찰리는 늘 가족을 먼저 생각한다. 어른 보다 더 어른 같은 아이다.
이 영화는 장르의 관습에 순종하는 것처럼 보여도 약간의 이질적인 부분이 섞여 있다. 주인공인 찰리를 돋보이게 하지 않음으로서 오히려 찰리를 돋보이게 한다. 이야기의 결말은 정해져있다. 늘 그렇듯 주인공이 승리한다. 찰리는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초콜릿공장의 후계자가 된다. 이는 영화가 시작되면서부터 정해진 기정사실이다. 찰리는 우연한 기회에 돈을 주워 초콜릿을 산다. 그 초콜릿에는 물론 골든 티켓이 있다. 찰리가 초콜릿공장에 들어선 순간, 영화는 찰리를 부각하기보다는 삐뚤어진 네 아이들을 부각시킨다. 중간 중간 윌리 웡카의 과거가 크게 부각된다. 네 아이들은 하지 말라는 짓을 했다가 위기에 빠진다. 찰리는 하지 말라는 짓은 절대 하지 않는 순종적인 아이다. 찰리가 아이들을 위기에 빠지게 하는 주체적인 상황을 벌이지 않는다. 그저 지켜본다. 그것이 전부다. 아무리 관습이라지만, 승리하는 주인공인 찰리가 방관자처럼 보이는 건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평범한 사람이 승리할 수 있다는 판타지적 메시지가 담겨 있지 않을까 짐작한다. 찰리를 돋보이지 않게 함으로써 오히려 찰리를 돋보이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영화에서 다루고 있는 갈등도 단순하다. 크게 두 가지 갈등으로 나눠볼 수 있다. 찰리가 승리할 수 있을까 / 윌리 웡카가 자신의 트라우마를 극복할 수 있을까. 판타지 영화에서의 갈등은 보통 1vs1, 1vs다수다. 이 관습도 철저히 지켜졌다. 영화에서는 이 두 가지 갈등이 쉽게 해결된다. 그렇다고 해서 갈등이 풀리는 과정에서 개연성이 지켜지지 않은 것은 아니다. 관객이 이해할 수 있는 적정선에서 갈등이 해결된다.
찰리와 대등한 비중으로 조력자 역할을 하는 윌리 웡카. 그는 기존의 조력자와는 다른 느낌을 준다. 물론 찰리를 도와준다는 큰 역할에는 변화가 없다. 그러나 그를 세세히 살펴보면 기존의 조력자와는 확연히 다른 점이 있다. 윌리 웡카에게 있어 찰리 존재 자체가 판타지로 느껴졌다고 생각한다. 찰리와 윌리 웡카는 다른 점이 많다. 윌리 웡카는 시에서 잘나가는 치과의사의 아들이다. 그로 인해 단 것을 먹지 못하고, 기괴한 교정기구까지 착용한다. 그에 반해 찰리는 가난하지만, 가족과의 유대가 끈끈하다. 초콜릿 하나도 가족과 나눠먹는다. 또한 다른 아이들과 달리 할아버지 조와 공장에 온 점도 윌리 웡카가 주목했을 것 같다. 가족 없이 외롭게 산 윌리 웡카는 알게 모르게 찰리에게 부러움을 느꼈을 것이다. 기존의 판타지 영화에서는 조력자의 도움이 시종일관 이어졌다. 그러나 윌리 웡카는 다르다. 윌리 웡카는 후계자 찾는 작업에 몰두했다. 처음부터 찰리를 염두에 뒀을지도 모른다. 기존의 조력자들과 달리, 윌리 웡카는 찰리에게 무조건적인 친절을 베풀지 않는다. 찰리와 그리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도 않는다. 보트 신에서 윌리 웡카는 찰리에게 초콜릿을 준다. 그 부분에서나마 윌리 웡카가 찰리에게 베푸는 친절이 보인다. 또 다른 부분은 윌리 웡카의 특이한 모습들이다. 윌리 웡카는 겉만 특이한 것이 아니다. 트라우마 때문에 부모라는 단어를 발음하지 못하고, 깐족대기의 1인자다. 기존의 조력자가 다소 임팩트가 적었다면, 윌리 웡카의 존재감은 시종일관 영화를 지배한다.
또 다른 관습으로는 주인공은 처음엔 자신의 능력을 알아채지 못한다. 영화 초반 해설자 (움파룸파)는 찰리가 운이 좋은 아이라고 설명한다. 이 부분은 관습을 철저히 따르고 있는 부분이다. 윌리 웡카는 덜 타락한 사람에게 초콜릿공장을 물려준다고 말미에 밝혔다. 찰리의 기질 자체가 승리자가 될 준비가 된 것이다. 찰리도 자신이 골든 티켓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는다. 내심 골든 티켓을 가지고 싶어 하는 모습이 보이지만, 가족들을 위해 자신의 바람을 전면에 드러내지 않는다. 찰리는 어리지만, 인생의 진리를 알고 있다. 꼭 쓸모가 있어야 캔디는 아니라는 찰리의 말은 여전히 기억에 남을 정도다.
결말도 장르의 관습을 따르고 있다. 찰리는 승리자가 되고, 윌리 웡카는 트라우마를 극복한다. 단순한 결말이라고 생각했는데, 곱씹어 보니 그렇지 않다. 최후의 한 명이 된 찰리는 행복해한다. 그러나 윌리 웡카는 선택을 요구한다. 가족과 초콜릿 중에서. 판타지의 주인공들은 늘 마지막에 소중한 것들 사이에서 선택을 요구받는다. 찰리는 가족을 선택한다. 윌리 웡카는 사라진다. 이후 윌리 웡카는 찰리의 선택을 곱씹고, 다시 찰리를 찾아간다. 주인공들이 두 마리 토끼를 잡듯, 찰리도 가족과 초콜릿 두 마리 토끼를 잡는다. 윌리 웡카의 트라우마를 해결해주는 모습이 기존의 관습과 차별화된다. 조력자가 주인공의 트라우마를 해결해주는 것이 아닌, 주인공이 조력자의 트라우마를 마주보게 한다. 윌리 웡카는 기분이 좋지 않을 때 뭘 하냐고 묻는다. 찰리는 단순한 진리를 말한다. 가족과 함께 있으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미래에 대해 고민이 많던 윌리 웡카는 그토록 두려워했던 아버지와 마주한다.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과정이 세월에 비해 짧은 시간 이뤄져서 아쉽지만, 찰리가 원동력을 줬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본다. 결말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부분을 모두 보여준다. 요즘 관객들은 닫혀 있는 결말을 기대한다. 물론 다양하게 해석되는 결말이 나쁜 건 아니다. 복잡한 삶 속에서 영화에서 라도 복잡하지 않은 결말을 바라고 있는 심리가 반영된다.
의 하위장르는 아동판타지, 동화판타지, 현실판타지 등 다양한 장르가 혼합되어 있다. 모든 영화가 여러 개의 장르가 혼합된다. 특히 이 영화는 현실의 모습을 반영하고 있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찰리를 제외한 네 명의 아이들은 부모의 재력과 계산으로 골든 티켓을 얻어 냈다. 이 모습은 현실 세계에서 만연한 풍토다. 가난한 찰리가 골든 티켓을 얻어 냈다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판타지다. 잔인할만큼 리얼을 담고 있다.
은 장르의 뻔한 관습을 따르고 있음에도 매력적인 작품이다. 판타지 는 관객들이 기대하는 부분을 충실히 담아내고 있어야 한다. 영화에서는 단순히 판타지적 공간 뿐 아니라, 뮤지컬 적인 노래들을 통해 영화의 맛을 살렸다. 주인공 찰리는 평면적인 인물이다. 다양한 성격이 보이지 않는다. 착한 인물이다. 현실에서는 찰리와 같은 사람들이 승리하기란 매우 어렵다. 부가 세습되는 건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찰리는 단순히 존재감이 미비한 주인공이 아닌, 착한 사람이 살기 어려운 이 시대를 반영하는 판타지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