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88만원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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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글
서평 88만원세대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88만원세대
책을 읽으니 목이 꽉 막힌 느낌이다. 신문에서 경제위기라는 단어가 IMF이후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등장해 이제 너무나 익숙한 단어가 된 지금, 88만원 세대를 쓴 작가는 승자독식게임을 처음으로 받아들인 세대에 대해, 현 상황의 문제점에 대해 정확하고 담담하게 설명하고 있다.
1장은 동거를 상상하지 못하는 한국의 10대에서는 현 대한민국에서 10대가 잃은 권리에 대해 말해준다. 고등학교 때 선진국의 십대후반인 동년배 학생들이 부모에게서 자연스럽게 자립해 살아가는 걸 보고 왜 우리나라에서는 저게 안 되고 있는 건지 궁금해 한 적이 있었다. 나는 그땐 막연히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과 금전문제 때문이라고 생각했었고 거기서 더 나아가 생각해보지 않았다. 그러나 왜 자립할 여건이 만들어지지 않는지, 왜 유럽보다 등록금이 많이 비싼건지에 대해 나로서는 생각은 해보았으나 알 수 없었고, 말로 표현할 수 없었던 것들을 작가는 아주 상세히 설명해주었다. 이 능력없고 자립성 없는 10대의 문제는 곧 20대의 문제가 된다.
대학등록금의 문제를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 라는 작가의 말에 뼛속깊이 동의한다. 3월 18일자 뉴스로 대학생 41.7%가 대출로 등록금을 마련하고 있다는 뉴스가 떴다. 사회에 진출하기 전에 커다란 빚더미를 껴안게 되는 것인데 이걸 갚을 기회는 졸업하자마자 ‘빨리’ ‘연봉이 높은 기업’에 들어가는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 10대나 20대들이 다른 나라의 동년배 학생들이 ‘당연히’ 누리고 있는 권리들이 빼앗긴 것에 대해 나오는데, 왜 찾으려고 노력하지 않는 지에 대해 의문을 느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치지도자들이 형평성에 관심이 없는 걸 10대, 특히 고등학생들은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아무리 권리와 등록금 인하를 외쳐도 문제 인식조차 못한 지도자들이 개혁을 할리 없다는 걸 잘 아는 10대들은 자신의 권리주장과 대학등록금문제를 가지고 항의하며 촛불을 들 시간에 영어듣기를 하고 20대들은 권리주장보다는 당장의 생존을 위해 토익책과 자격증시험에 매달리는 것이다.
현재 법으로 정해진 4300원의 시급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우리10대들은 마케팅전략으로 인해 부모의 지갑을 열어주는 열쇠정도로만 인식되고 있다. 그리고 10대들도 그걸 안다. 문제는 있지만 누구도 바꾸려는 시도는 하지 않고 점점 커지기만 할 뿐이라 가슴이 답답하다. 19살인 아이는 자신이 품은 10대의 문제를 껴안고 자라서 88만원 세대라 불리는 20대의 계단에 오르고 9살 먹은 아이는 10대가 되어 현 10대와 20대가 겪었던 똑같은 문제를 껴안게 될 것이다.
20대를 아우르는 비정규직 사태에 대해 정부는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는 방식을 개정안으로 내놓았다. 2년 동안 비정규직으로 있었어도 정규직이 되기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4년으로 늘여 놓은 것은, 직장을 잃어 대규모의 실직자들이 만들어지는 것보다 시한부로라도 연장이 되는 것이 낫다는 안이한 생각 하에 만들어 진 것임이 분명하다. 또한 비정규직의 기한이 늘어났기 때문에 정규직의 수가 줄고 그 남은 부분을 기한이 길어진 비정규직으로 메꾸어질거라는 예측이 돌고 있다. 정규직이 생기지 않는 다는 이야기다.
언젠가는 우리나라 경제가 다시 정규직화를 선택하게 되는데, 그것은 국제적 경쟁이 포디즘 방식이 아니라 다품종 방식으로 완전히 전환하게 되면 지금의 비정규직화를 가지고 이 시스템을 도저히 따라갈 수 없는 순간이 오게 될 것이다. 라고 88만원세대의 저자가 말했지만 그 때는 아마도 저자가 말한 현대의 세대 착취로도 더 이상 경제성장을 진행할 수 없는 시점이 오는 6-7년 후의 이야기 일 것이다. 그때는 지금 22살인 내가 28, 29살 때 일어나게 된다. 내년이면 취업전선에 완벽하게 뛰어들 자격과 능력을 갖춰야하는 나는 알아서 우리나라 경제성장이 자멸하여 어쩔 수 없이 정규직을 뽑아야하는 시점까지 기다려야 할 여유가 없다. 현재 경제성장의 자멸을 막기 위해 이명박 정부는 임금을 삭감하는 대신 고용인의 수를 늘리자는 일자리 나누기 정책과 비정규직체제를 더 오래 끌어보려는 생각으로 2년에서 4년으로 증가시키는 방침을 내놓았지만 저자가 말한 상황은 분명히 올 것이고 약 7-8년 이내에 지속가능한 성장이 멈추게 될 것이다. 그러나 현재 88만원 세대는 그때쯤이면 이미 30대의 자락에 들어서게 되므로 정규직의 반열에는 현재의 10대 초반인 학생들이 들어가지 지금의 88만원세대가 들어가긴 매우 어려울 것이다.
386기성세대들은 지금의 20대가 치열하게 생존경쟁에 놓인 것에 대해 88만원세대의 저자만큼이나 심각한 문제로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저자가 비유한 원균같은 정치인들이 그렇다. 지금 당장 제 목구멍이 포도청인 20대의 눈에는 대학은 ‘ 학문 ’을 위한 장이 아니라 ‘ 취업 ’을 위한 장소로 보일 수밖에 없다. 취직자리의 이력서에 좀 괜찮아 보일 수 있도록 A학점을 위하여 아등바등거리며 성적을 따내려 노력하고, 취직에 도움이 될 만한 자격증을 따려고 끝없이 돈과 시간을 투자하며, 인턴과 공모전을 기웃거리다 평생직장에 철밥통이라 불리는 공무원시험을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돈도 없고 권력 없는 20대가, 뭉치지 않고 목소리를 내는 20대가, 아무리 부르짖는다고 해도 40대, 50대들이 앉아 있는 하늘 위에서는 바늘 떨어지는 소리로도 듣지 않는 다는 것을 88만원세대는 알고 있다. 특히 이번 정권은, 10만명 이상 거리로 나와 촛불을 들고 외쳐도 듣지 않는 것을 보고 20대의 문제 제기 같은 건 시도자체를 포기한 사람들도 있었다. 겁쟁이라는 말을 들어도 뭐라 할 말이 없다. 그러나 우리들은, 아니 나는, 88만원세대라는 멋지고도 슬픈 책을 놓고 다시 토익책과 자격증시험 책을 잡는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