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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wp제목 : 여성의 근대, 근대의 여성
1. 근대의 옷을 입은 신여성의 출현
식민지 시기 신여성에 대한 연구는 최근에 상대적으로 많은 진전을 보이는 연구 영역 중에 하나인데 1990년대이후 이른바 거대 담론의 붕괴와 포스트 모더니즘의 대두 연구자층의 증가와 연국영역의 다양화, 대학에서 여학생 비율의 증가, 여성 문제와 페미니즘에 대하 관심의 증대 들을 배경으로 신여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는 있다. 알다시피 1876년 개항 이래로 한국사회는 근대의 길을 지속적으로 추구하였는데 그러나 이 추구가 항상 동일한 사회적 맥락에서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즉 시대의 요구와 필요를 반영하면서, 그리고 다양한 방식으로 연속적으로 특정한 진화의 길을 밟아간 것이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할 만한 것은 이처럼 근대성의 형성과정에서 나타난 전통과 근대의 상호작용에 의한다면, 양자의 상호작용이 어떠한 방식으로 나타났는지 이러한 상호작용에서 전통과 근대가 지니는 의미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어떠한 방식으로 구명해야 하는지 등등의 문제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 이런한 물음에 답해줄수 있는 문제영역이 식민지 시기에 등장한 신여성의 등장이다. 왜냐하면 신여성만큼 근대성에 대한 문제의식을 효과적으로 드러내는 존재도 없기 때문이다. 신여성의 정의나 실체에 대해서는 다양한 논의들이 있지만 신여성이냐 아니냐는 ‘근대’적 지식을 갖추었냐는 아니냐로 우선 정의 할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이 있는데 그것은 일본의 모던걸과 조선의 신여성의 공통점과 차이점이다. 우선 식민지 조선과 일본에서 쓰인 신여성과 모던걸이라는 말의 연원과 그 차이부터 짚고 넘어가야 하는데 식빈지 조선의 신여성은 흔히 일본의 새로운 여자들에 비유된다. 새로운 여자들은 1911년에 일본 최초의 여성잡지인 세이토를 창간하고 이 잡지를 중심으로 연애의 자유를 남녀 평등, 성차별 철폐 등을 주장했던 히라스카 라이초우 등을 말한다. 즉 조선의 신여성 대부분이 일본 유학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일본의 신여성 운동이 1920년대 조선의 신여성 운동에 미친 영향에 주목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여기서 공통점을 알아보면 실제로 조선과 일본의 신여성 운동 사이에는 현실에 어려움이 없는 중상류층 여성들이 참가하였던 것과 비슷하게 저선의 신여성 도 일본에 유학한 소수의 엘리트 여성들이 주도하였던 것이다. 그리고 남녀 평등과 성의 자유를 표방하였던 두 나라의 신여성 운동이 사회적으로 악의에 찬 비난에 직면 하였던 사정도 비슷하다. 예를 들어보면 1911년 일본에서 창간된 (세이토)가 1916년 6월에 제6권 2호로써 폐간되었고, 조선에서는 1920년 9월에 창간된(신여자)는 제 4호를 내고 발행금지 당하였다 두나라에서 신여성의 출현은 유사성 못지않게 서로 다른 차이를 가지고 있어다. 일본에서 신여성이 사회적 쟁점이 되었던 기시는 1910년대였고, 식민지 조선에서 신여성이 출현한 것은 이보다 늦은 1920년대 였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새로운여자들’ 이라는 용어가 특정한 시기에 활동한 여서들을 지칭하는 역사적 개념이었던 것과는 달리, 식민지 조선의 ‘신여성’이라는 말은 식빈지 시기 전반에 걸쳐 사용되가가 일반 개념의 지위를 획득한 것 도 달랐다. 그러나 이러한 일본과 조선에서 ‘신여성’에 대한 개념적 차이가 있었던 또 다른 이유는 이른바 ‘근대’에 대한 인식과 평가의 차이에 있다. 일본에서 모던걸이 운위되기 시작한 것은 1920년대 중반으로 이 시기는 인본을 포함하여 동아시아에서 근대적인 것, 서구적인 것에 대한 지향이 상대적으로 드드러진 시기였다. 모더니즘의 폭넓은 기빈이 마련되면서 모던 걸은 찬미에 대상이 되고, 긍정적으로 평가받을수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분위기는 1920년대 후반, 적어도 1930년대를 들어서면서 급변하였다. 그리고 여기서 우리가 주의해야 할 것은 신여성에 대한 역사적 연구에서는 자료의 문제와 자료해석에 개입되는 가치의 문제에 특히 유의 해야 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여성과는 달리 신여성은 자신의 목소리를 가지고 남성중심의 질서와 세계관에 의문을 제기하고 이에 도전하였는데 도전이 근본적이고 위협적일수록 남성 지배 사회의 반발은 커졌다.이러한 상황에서 비단 식빈지 조선에만 국한되지 않았는데 해방 이후 이주제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들에서도 이러한 편향은 재생되었다. 신여성에 관한 주류적 평가는 대부분이 부정적이거나 비판적인 견해를 띠었다. 어떤 연구들은 천박하고 어야한 여성관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는데 단지 소수의 연구들만이 시대적 조건을 고려하여 이들 신여성을 이해하려고 하였다. 1990년대 이후 근대성의 문제와 관련하여, 또는 포스트 모더니즘의 관점과 같이 다양한 시각에서 신여성을 연구하면서 이러한 편향이 점차 극복되고 있기는 하다. 신여성을 연구하는 이들이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이 바로 이 편향된 시각이다. 신여성 연구자는 여성에 관한 자료들을 드러내어 제시하고 해석하는 과정에 개입하는 남성지배의 시선과 권력 작용을 읽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2. 변화와 갈등의 물결을 타다
식민지 여성에 관한 논의 는 특별하고도 복합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사회적 권력이나 경제적 관계라는 일반적인 변수들 이외에 식빈지 상황에 고유한 민족 문제가 있고, 남성에 대한 여성이라는 성의 문제가 서로 착종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여성 및 그와 관련된 개념들 예컨대 신여성이나 모던걸, 현모양처, 현대여성 등 이 지니는 사회적 의미는 다향하고 불안정하다, 그리고 지속적으로 형성되고 갈등하고 해체되는 역사적 변화 과정을 밟는다. 따라서 이 개념들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역사적 맥락에서 상호작용과 동시 병존에 따른 모순과 변화 양상들을 역동적으로 포착해야 한다. 이러한 접근을 통해서 당대나 이후의 연구들이 구분하지 않았던 것들을 차별화하고, 감추어졌던 것들을 드러낼수 있다. 여성 해방 욕구의 분출 시기인 1880년대부터 1910년시기이다. 개화 이후부터 일제의 강제 병합에 이르는 이 시기는 근대적 여성관념의 형성이라는 측면에서도 일종의 과도기 였다. 전통적 관념과 의식이 잔존하는 상태에서 밖에서 이입된 기독교와 서구사상을 배경으로 개화파나 독립형호 l등이 ‘근대적’ 여권사상을 주창하였다 주목할 만한 사실은 이 시기 여성을 둘러싼 거의 대부분의 담론들이 여성 일반이 아니라 가정을 가진 여성, 즉 부녀자를 대상으로 하였다는 점이다. 남성이 민족과 국가의 대의에 대한 희생이라는 즉각적이고 가식적인 여성의 호응을 얻었다고 한다면, 이를 대가로 여성이 얻은 것은 자의식과 여권의 성장이었다, 항일 독립운동이나 민족주의의 거대 담론에서는 전자의 측면만을 부각하고 후자를 무시하거나 부정하였다. 권리가 아닌 의무를 통해 여성이 자기의 출현을 알릴 수밖에 없었지만, 이를 통해 표출된 여권의식과 남녀평등의 주장은 금방 사라져버린 것이 아니었다. 비록 즉각적으로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여성’의 출현이 혁사에 남긴 파장은 남성이 얻었다고 생각한 당면 이익보다도 훨씬 깊고 지속적이었기 때문이다. 1920년대부터 1930년대 중반까지는 1920년대 여성과 관련해서 주목할 만한 현상은 이른바 ‘신여성’ 출현인데 이것은 모성과 가족에 대한 관심에서 여성에게 맞춰져 있던 초점을 여성 자체로 옮기는 계기가 되었다. 가족 담론의 약화와 여성문제의 부상은 결혼, 가족과 관련한 여성의 역할에서 현모를 강조하였던 이전 시기와는 달리 향처의 역할을 더욱 강조하는 방향으로 옮겨갔다. 이로써 초기의 신여성과는 일정한 차별성을 갖는 새로운 성격의 신여성이 자리잡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특히 1920년대 중후반 이후에 대두되어 1930년대 까지 지속되었다. 즉 전형적인 의미에서 신여성은 1920년대에 처음으로 출현하였는데 나해석이나 김명순, 윤심덕과 같이 이른바 제세대 신여성으로 일컬수 있는 여성들은 봉건적 가족제도와 결혼제도에 대한 신랄한 비판과 도전을 통하여 사회 전반에 걸친 개조와 개혁을 달성하였다. 비록서구의 근대 이념에서 영행을 받은 것이지만 이들은 식민지 현실에 서 남녀평등과 여성 해방을 자장하고 또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주장을 실현하고자 하였다 이들의 주장과 행동은 식민체제 하에서 여전히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어던 전통과 인습의 관점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현재 교육가의 상매에 지나지 않는 근대적 현모양처주의의 입장에서도 결코 용인될 수 없었던 파격적이고 대담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식민지 사회에서 근대 교육제도가 점차 보급되면서 이를 통하여 배출되는 여성의 수는 상대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였다. 그러나 여성의식의 자각이라는 시각에서 보자면 근대 교육은 일정한 편향을 가지고 있다. 학교를 통한 근대적 신식교육은 기본적으로 “살림 잘하고 아이 잘키우는” 이른바 양처현모 교육에 강조점을 두고 있었기 때문이다. 1930년대 이후 신민지 체제의 상대적 안정화를 배경으로 퇴폐적이고 향락적인 분위기가 도시를 중심으로 점차 확산되면서 신여성의 행태는 낭비와 사치, 허영의 상징이었다. 신민지의 비참한 경제적 현실에서 실용과 검약의 미덕이 여론의 일정한 호응을 받는 분위기가 되었고“천박한 아메리카니즘의 활동사진이나 보러다니고 자동차만 타고 달리는 진고개 가서 그림 그린 편지지나 사다놓고 모양 잘 내고 키스 잘하는 신여성”은 이제 경조부박한 시체 모던걸로 비난되었던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신여성이 일본에서의 모던걸에 조응한다는 사실은 이미 1장에서 언급하였다. 자유주의적 여성 의식은 식민지 말기인 1930년대 후반으로 가면서 세속적이고 개인주의적인 성격을 더욱 강화하였는데 이러한 맥락에서 이시기에 나타나서 자주 쓰이기 시작한 ‘현대여성’이라는 개념이 주목된다. 물론 이 말이 이 시기에 처음으로 쓰인 것은 아니었다. 나아가서 이 말이 신여성을 완전히 대체한 것도 아니었다 다만, 현대여성이 출현하면서 하나의 시대정신을 표현하는 관념이었던 신여성이 사라져간 것으로 보아야 할 것이다. 여성 중심의 가족관이 여전히 남아 있었다고는 하지만, 그것은 이미 주체성을 상실해 버린 어딘지 불안한 모더니즘의 여성관이었다. 곧 다가올 전시 동원체제는 ‘국가’와 전쟁수행을 위한 2세의 양육이라는 모성애의 논리로 현대여성을 쉽게 포섭해 버렸다. 이러한 의미에서 현대여성은 전시체제하 여성노동력을 동원하기 위한 불길한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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