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행문 대현2동 철거 현장을 다녀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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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행문 대현2동 철거 현장을 다녀와서에 대한 자료입니다.
본문내용

‘지양’을 준비하기 위해 철거민에 대해 자료를 수집하던 우리 별밭의 일원들은 인터넷을 통한 자료 수집에 한계를 느껴 직접 철거민의 생활상을 몸으로 느끼기 위해 대현2동 철거현장에 가게 되었다. 먼저 철거 현장에 가기 전에 철거현장 근처에서 공부방을 통해 봉사하고 계시던 주민 운동가를 만나 얘기를 듣고, 본격적으로 철거 현장을 둘러보았는데 그곳의 상황은 듣던 것 보다 훨씬 심각했다.
우리가 다녀온 그 동네는 서울의 산동네와 같이 지리적으로 높은 곳에 위치해 있었으며, 집과 집이 아주 밀접해 있었다. 골목은 사람 한 명이 겨우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좁았으며 마치 미로와 같이 복잡했다. 전기가 나가 가로등불 조차 제대로 들어오지 않는 깜깜한 골목, 좁은 골목 사이로 세차게 불어오는 바람, 그리고 아이러니컬하게도 손을 벌리면 닿을 듯이 보이는 도시의 화려한 불빛들... 그 모든 것들을 보고 느끼면서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골목을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며 본 철거된 집들은 마치 폭탄을 맞은 것처럼 폐허로 변해 있었고, 그나마 아직 남아있는 집들도 판때기를 붙여 대문을 만드는 등 비참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었다. 그러던 중, 동네에 아직 남아 계시던 아주머니를 만날 수 있었는데, 아주머니는 보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씀하셨다. 이곳에는 이 아주머니말고도 몇 가구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남아 있는 가구의 주민들은 대부분 연로하신 노인 분들이셨고, 아직 사람이 살고 있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행정 기관에서 전기를 끊어버려 촛불로 불을 밝힐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더군다나 몸이 불편해도 치료도 제대로 받을 수 없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보일러도 제대로 가동할 수 없어 얼음장같이 차가운 방바닥에 몸을 뉘어야 한다는 사실은 보는 우리의 마음을 더 없이 아프게 만들었다. 인간의 기본적인 생활마저 보장받을 수 없는 철거민들, 그 분들의 모습을 보면서 약자의 권리는 안중에도 없는 정부의 정책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우리의 마음을 또 하나 아프게 한 것은 어디에도 기댈 곳이 없는 그 분들의 외로운 현실이었다. 그곳에 찾아가 여러 분들을 만나 뵙고 우리가 찾아온 이유를 말씀드리자 마치 한풀이라도 하듯, 자신들의 생활과 정부에 대한 원망의 말들을 늘어 놓으셨고, 사진 촬영도 기꺼이 허락해 주셨다. 우리가 실질적으로 그분들을 크게 도울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철거민의 비참한 실상과 정부정책의 부당함을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 주고 현실을 바로 잡아 주기를 바라는 모습을 보면서 오히려 죄송스런 마음이 들었다. 그만큼 그분들에게는 도움의 손길이 너무나도 부족했기에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으리라.
사람들은 흔히 가난하게 사는 이유를 그 사람의 능력 탓으로 돌린다. 그러나 사회가 그 사람에게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아무리 잘살고 싶고 폼 나게 살고 싶더라도 사회가 그 꿈을 실현할 기회를 주지 않는다면? 이 곳 철거민들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대부분의 여기 주민들은 6.25시절부터 이곳에 터를 잡고 살아왔다고 한다. 옛 부터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살아왔고 변변한 일자리도 구하기 힘들어 먹고살기에도 빠듯한 생활을 했기 때문에 자식들의 교육에는 신경을 쓰지 못해, 자식들 역시 동네를 벗어나지 못하고 가난함을 대물림하며 지금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만약 이 사람들에게 제대로 된 교육의 기회와 일자리를 제공해 주었다면 상황이 이렇게까지 악화되었을까. 한 인간의 능력과 성실성에 대해 왈가왈부 하기 전에 과연 사회가 이 사람들에게 인간으로서의 기본적인 권리를 누리게 해주었는지, 사회 계층간의 이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질 수 있는 풍토를 조성해 주었는지 먼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과거에 있었던 부의 세습이 오늘날에도 여전히 존재하는 현실 속에서 철거민들을 아니, 사회적 약자들을 비난할 수 있을까.
처음에 철거 현장에 갈 때는 그냥 가볍게 인터뷰하러 가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우리가 거기서 보고 들은 현실은 너무나도 비참한 것이었다. 우리가 당연하다고 생각하며 누리는 생존권마저 무시되는 그들의 현실을 보며 사회의 부조리를 뼈저리게 느낄 수 있었고, 새삼 우리의 평범한 일상 생활들이 너무나도 고맙게 여겨졌다. 또, 이들에게 누군가의 도움을 얼마나 절박하게 필요로 하는 지도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우리가 이들에게 물질적으로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힘든 일일 것이다. 하지만 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그런 물질적인 도움뿐만이 아니다. 우리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보여주고, 조금씩 사람들에게 이들의 실상을 알려 더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준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들 철거민들에게는 더없이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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