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최근 급격하게 이루어진 방송 환경의 변화로 인해, 시청자들은 시청 형태에 있어 나타나는 광범위한 변화를 접하게 되었다. 또한 전 세계를 연결하는 매체의 출현으로, 수용자로서의 대중은 지구 반대편에서 이루어지는 현상까지도 실시간으로 시청할 수 있게 되었고, 방송기술 분야에서는 ‘디지털화’에 의해서 제작 편집 송신의 전 과정에 혁신적인 재조직이 이루어졌다. 현장 제작 후, 바로 편집의 과정을 거쳐 송신이 가능하게 되었고 기존의 아날로그 테이프와 달리 영상물 화질에 대한 걱정 없이 무한복제에 가까운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된 것이다. 이와 같은 네트워크의 발달과 디지털화의 바람은 방송시장에 대한 개방 속도를 더욱 가속화시키고 있으며 이제 시장 개방의 대세는 피해갈 수 없는 상황으로 인식되고 있다.
방송시장 개방은 기존의 WTO WTO[世界貿易機構, World Trade Organization] : GATT(General Agreement on Tariffs and Trade : 관세 및 무역에 관한 일반협정) 체제를 대신하여 세계무역질서를 세우고 UR(Uruguay Round of Multinational Trade Negotiation : 우루과이라운드) 협정의 이행을 감시하는 국제기구이다.
무역 논리 하에서 논의되고 있는 제품이나 서비스 등의 개방과는 차별성을 띄고 있다. 즉 방송이 가지고 있는 공공(公共)재적 성격과 파급력은 이미 개방이 시작된 분야와는 다르게 전개되고 있으며, 특히 경제적 논리와 함께 문화적 정체성 또는 문화적 다양성이라는 관점이 공존하고 있다. 따라서 다양한 국가들의 방송시장 개방에 대한 입장과 이에 따른 구제나 지원책들을 살펴보는 것은, 방송시장 개방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구체화하고 동시에 대응책을 마련하는 데에 있어 하나의 방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방송시장 개방에 따른 긍정적인 측면과 부정적인 측면을 고찰하여, 이에 따르는 문제점은 최소화하고 문화 정체성을 지켜나갈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도록 하겠다.
Ⅱ. 방송시장의 특이성과 중요성에 대한 제반적 이해
방송의 디지털화 및 방송 통신의 융합 등과 함께 방송 산업의 국제화가 가속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른 방송시장에 대한 개방 압력이 강도 높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거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제작과 마케팅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있는 다국적 기업의 경우, 현지화 전략을 통해서 우리나라의 영상산업에 뛰어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다국적 기업과 이미 방송전반에서 선진국화 되어있는 각국의 방송사들은 우리 방송시장에 대해 도전장을 내놓고 있다. 따라서 이에 대한 대응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방송시장은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 시장과는 동일하면서도 차별성(差別性)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섣불리 밝히지 못하고 있다.
보통 상품이나 제품에는 사유재(私有材)와 공공재(公共材)라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이 두 가지를 나누는 기준에 ‘상품을 누가 공급하는가’는 관련이 없다. 일례로 정부도 사유재를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순수한 사유재나 상품은 생산비용이 상품을 소비하는 사람의 수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이 경우, 한 사람이 이를 소비하게 되면 다른 사람은 더 이상 소비할 수 없게 된다. 반면에 순수한 공급재는 생산 비용이 이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수와는 무관하다. 즉, 한 사람이 공공재를 소비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재화의 양이 주는 것은 아니다. 또 집중되지 않은 경쟁적 사유재 시장체계는 순수한 공공재를 충분히 공급하지 못하기 때문에 이와 같은 상품을 사적으로 생산하도록 하기위해서 생산자에게 독점력을 부과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공공재의 성격을 통해서 TV프로그램과 프로그램을 전송하는 전파 모두가 공공재이며, 실제로 순수 공공재에 매우 근접해 있음을 알 수 있다.
일단 TV프로그램이 생산되면 생산비용은 궁극적으로 이를 시청한 사람들의 수와는 무관하다. 또 프로그램 등의 영상물이 담겨있는 녹화테이프 등의 저장매체에는 이를 시청하는 시청자 수에 관계없이 대부분 시청 가능한 상태로 거의 변하지 않고 계속해서 저장될 수 있다. 이와 함께 전파의 경우도 전파를 수신한다고 해서 다른 사람이 이용할 수 있는 전파를 감소시키지 않는다. 결국 방송의 공공재적 성격은 경쟁과 경제적 효율성에 대한 제한을 가하고 있으며 무조건 시장 기능에만 내맡길 수 없는 TV시장구조의 효율성에 관한 논의를 어렵게 만드는 문제점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방송의 공공재적 성격, 시청자에 대한 공익을 먼저 고려해야 한다는 이러한 개념은 방송시장 개방을 앞두고 우리가 주목해야할 중요한 개념 중의 하나이다.
이러한 방송의 공공재적 성격과 함께 문화적 다양성(cultural diversity), 문화적 예외(cultural exception) 또는 문화적 정체성(cultural identity)으로 언급되고 있는 이들 개념도 역시 방송시장 개방여부 및 개방정도에 대해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개념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들 개념은 방송시장 개방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국가들의 주장을 확고하게 뒷받침해주고 있는 중요한 요소이며 이들 개념과 관련해서는 현재 국제적인 논의도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Ⅲ. 해외 각국의 방송시장 및 개방 현황과 관련 정책
1. 미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