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싸이월드(Cyworld)의 ‘일촌’을 통해 형성되는 새로운 인간관계
목 차
I. 들어가며
II. 싸이월드 이전의 인터넷 인간관계
1. 인터넷(Internet)의 등장과 사이버 공간 형성
2. 사이버 공간의 발전
1) 초창기 사이버 공간, 게시판
2) 커뮤니티와 카페
III. 싸이월드 일촌의 등장
1. 개인과 개인 사이에 초점을 둔 인간관계
2. 오프라인 인맥을 바탕으로 한 인간관계
IV. 싸이월드 일촌의 기능적 특징
1. 주소록으로서의 일촌
2. 권한을 부여하는 일촌
3. 관계 지속 수단으로서의 일촌
V. 새로운 인간관계를 형성한 일촌
1. 사용자의 정체성이 확립된 온라인 관계를 창출한 일촌
2. 보다 폭 넓고, 지속적인 관계를 창출한 일촌
VI. 맺으며
I. 들어가며
1999년 8월, 카이스트 학생들에 의해 작은 인맥 관리 프로그램이 만들어졌다. 그들은 ‘다음(Daum)’의 카페를 모방하여 클럽을 만들었고, 클럽을 강화할 목적으로 미니홈피를 만들었다. 경쟁사였던 ‘프리챌(Freechal)’의 유료화 정책 이후 반사효과로 회원수가 급속히 늘어났지만, 부채가 늘고 이익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카이스트 팀은 자신들의 커뮤니티 사이트를 팔 곳을 물색하기 시작했다. 2003년 8월, 학생들의 손길로 만들어진 이 커뮤니티 사이트는 국내 유명 대기업의 자회사인 ‘SK 커뮤니케이션즈(SK Communications)’에 합병되었다. 김수연, “지식 창출을 넘어서는 창조적 마인드가 중요”, 대학신문 2004.11.20
이것은 2004년 12월 현재, 가입자 수 1000만 명을 상회하는 거대한 커뮤니티 사이트로 성장한 ‘싸이월드(Cyworld)’의 이야기이다. 최근 유행처럼 번지는 ‘싸이질’ ‘싸이홀릭’ ‘싸이폐인’ 등의 용어들은 싸이월드의 사회적 파급효과가 단순한 온라인 이슈를 넘어선 하나의 문화현상으로까지 받아들여지고 있음을 반증하고 있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국민 네 사람 중의 한 사람이 가입되어 있다는 이 커뮤니티 사이트는 어떤 곳인가?
‘사이 좋은 사람들, 싸이월드’ 라는 선전문구가 말해주듯, 싸이월드 기본적으로 인맥을 바탕으로 하는 인터넷 서비스이다. 먼저 이름을 살펴보면, ‘싸이월드(Cyworld)’란 세상을 뜻하는 ‘월드(world)’라는 단어 앞에 온라인 공간을 뜻하는 ‘사이버(cyber)’와 관계를 의미하는 순우리말 ‘사이’에서 따온 ‘싸이(cy)’라는 말을 붙인 신조어(新造語)이다. 중의적인 의미까지 풀어서 해석한다면 ‘사람과 사람이 만나는 온라인 세계’ 정도가 되는 것이다. 사람과 사람이 모여서 서로의 소소한 일상을 나누고, 취미와 흥미에 맞게 무리를 짓는 곳. 이름이 다를 뿐 이러한 개념은 대부분의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들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요소이다. 언뜻 보기에 특별할 것이 없는 이 작은 커뮤니티 사이트는 어떻게 대한민국 제 1의 페이지뷰를 자랑하는 커뮤니티 사이트로 성장할 수 있었을까?
본 논문은 싸이월드의 여러 가지 특성과 기능 중에서 ‘일촌’이라는 새로운 관계 개념에 주목하였다. 그리고 그 관계 개념을 쫓는 과정에서 사어(死語)나 다름없던, 부모와 자식 간의 거리를 나타내는 촌수 계산의 단위가 어떻게 하여 21세기의 커뮤니티 사이트에 등장하게 되었는지, ‘일촌’이 가진 기능은 무엇이고, 또 그러한 ‘일촌’으로 맺어진 새로운 인류는 어떤 이들이며, 그들이 ‘일촌’을 통해 공유하는 새로운 관계는 어떠한 특성을 띠고 있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것이다. 이 작업을 통해 우리는 단순히 ‘싸이월드’라는 한 커뮤니티 사이트의 성공을 쫓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새로운 인간관계, 즉 제 3의 인간관계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II. 싸이월드 이전의 인터넷 인간관계
1. 인터넷(Internet)의 등장과 사이버 공간 형성
기술적으로 인터넷은 서로 다른 네트워크 0과 1의 이진수로 표현된 정보묶음의 교환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 혹은 기술을 말한다. 이를 이용하면 그 지역의 사용자들 간의 통신만을 가능하게 했던 기존의 망들을 다시 하나로 묶어줌으로써 한 국가안의 여러 지역들, 뿐만 아니라 세계 전체에 퍼져있는 네트워크 망들을 하나의 네트워크로 묶을 수 있다.
하지만 인터넷 초창기에는 이것 자체가 일반인들에게 의미를 가지지 못했다. 먼저 인터넷을 사용하기 위해 필요한 개인용 PC가 널리 보급되지 않았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인터넷 접속을 가능하게 해주는 네트워크망도 전화망뿐이라는 한계 때문이었다. 설사 PC를 가지고 있더라도 인터넷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인터넷이라는 네트워크 프로토콜 따위의 상당한 관련 지식이 필요했기 때문에 PC가 있었다 하더라도 상당수의 일반인들에게는 의미가 없었던 것이다. 더군다나 인터넷에 접속했다 해도 지금과 같은 메일 사용 환경이나 검색 시스템이 갖추어지지 않았으므로 그 활용은 어려운 일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