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대 순수 참여와 다극화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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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내용
1960년대 『순수·참여와 다극화시대』
한국현대시사에서 1960년대는 중대한 하나의 의미단락이 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는 1960년대의 첫인상으로 치열했던 참여문학 논쟁을 기억하지 않을 수 없다. 4·19혁명과 5·16쿠데타로 시작되는 1960년대 참여시의 당위성을 인정하면서도 현실과 관계에서 문학의 본질과 기능을 재검토해보려는 문학관의 정립이 문제가 된 것이다. 이것은 물론 비평사적 문맥에서 보다 커다란 의의를 가지고 있으나 한국 현대시를 순수·참여시라는 2분법적으로 경직된 사고를 낳게 했다.
둘째로, 1960년대 시의 주된 초상으로는 난해성을 들지 않을 수 없다. 현대시의 난해성이 본격적으로 문제가 된 것이 1960년대였다. 모더니즘 시로 흔히 명명되는 1960년대 일부 순수시는 현대시가 필연적이며 본질적인 난해시라는 명제를 뚜렷이 표발하고 나섰다. 난해성이 현대시를 특정 짓는 미학임에도 불구하고 1960년대 난해시는 서구의 현대시를 흉내 낸 ‘가짜’의 애매모호함, ‘가짜 시’ 또는 시인의 부정직성으로까지 매도되기도 했다.
이런 난해성과 함께 셋째로, 1960년대 시는 갖가지 실험을 시도한 사실을 시사적 의의를 지목할 수 있다. 흔히 이것은 언어실험 또는 형식실험을 의미하나 한 평자가 서정주의 예를 들어 ‘특이한 실험’이라고 지적했듯이 시의 소재가 되는 새로운 경험의 추구도 함축된다. 이 실험은 1970년대에 나타난 전통 서정양식의 해제 징후만큼 두드러진 것도 급진적인 것도 아니었다. 그러나 이 실험은 1950년대 시와 확연히 구별되며 1970년대 시에 심화·확대되는 씨앗이 되는 1960년대 시의 변화의 몫이었다.
1960년대 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사항은 이제 더 이상 한국현대시사가 몇몇의 예외적인 시인들에 의해서 주도되지도 않고 따라서 우리가 쉽게 분류에서 자리매김할 수 없을 정도로 시가 다양하게 전개되기 시작한 점이다. 이는 좌·우 이데올로기의 극심한 대립으로 혼란을 빚었던 해방의 공간과 6·25전쟁을 겪고 난 뒤의 현실을 정신사적으로, 문화적으로 다양하고 심도 있게 극복해가는 자리에 1960년대 시가 놓여 있었음을 의미한다. 1960년대의 시는 이처럼 시사적 의의를 띠면서 동시에 극복되어야 할 과제들을 함께 남겨놓았다.
1. 참여시, 민중시의 전개
4·19혁명은 1960년대 참여시를 탄생시킨 충격이었다. 시인은 그 시대 속에서 살아가면서 사회·역사적 상황을 외면할 수 없다. 참여론은 1960년에 간헐적으로 나타나1964년 극렬한 논쟁으로 발전, 재연되면서 1970년대까지 여운을 남겼다.
1950년대 모더니즘을 표방했던 김수영은 참여라는 진정한 의미를 자각한 기수로 등장한다. 그는 정치적 자유가 결여되었던 당시 사회를 직시하는 것을 시인의 정직성과 책임으로 인식하였다. 그에게 있어서 자유의 결여란 근본적으로 우리의 사고가 이데올로기로 고착화하는 것, 곧 문화를 하나의 이데올로기로 동일시하는 획일주의다. 그래서 그는 미성숙했던 당시의 사회를 문화적으로 극복하려는 혁명의 의미로 4·19를 보았다.
그는 초기에는 모더니스트의 일반적 경향인 현대문명과 도시생활을 비판적으로 노래했으나 서구사조를 뒤쫓는 일시적이고 시사적인 유행성에 탐닉하지 않고 새로운 시대의 전진로를 개척하려고 하였다는 점에서 그 의의를 둔다. 현실 속에서 억압과 좌절로부터 일어서고자 하였던 1960년대의 대표적인 시인의 한 사람이며 현실참여의 생경하지 않은 목소리를 보여줌으로써 1970년대는 물론 1980년대까지 강력한 영향을 미친 시인이라 할 수 있다.
푸른 하늘을 / 김수영
푸른 하늘을 제압(制壓)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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