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
hwp초등도덕과교육론
1. 칸트 이론의 개관
근대 서양 철학자인 칸트의 의무론적 윤리학은 공리주의와 함께 근대 규범 윤리학의 양대 지주를 이루면서 오늘날 다양한 윤리 사상의 발전에 기초를 제공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자유주의적 개인주의 관점을 바탕으로 개인의 합리적 자율성을 실현하고자 했던 그의 사상은 피아제와 콜버그 등의 인지적 도덕 발달 심리학에도 영향을 미쳐 오늘날 도덕적 이성의 계발과 합리적 가치 판단력의 증대 그리고 자율적 도덕인의 육성을 지향하는 형식 중심의 도덕 교육론의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
칸트에게 있어서 어떤 행위가 선하고 옳은지의 여부는 그것이 타당한 도덕 법칙에 일치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말하자면 선하고 옳은 행위는 그것의 결과와 관계없이 사람이 마땅히 따라야 할 도덕 법칙을 준수할 때 이루어진다고 보는 것이다. 나아가 칸트에게 있어 이러한 도덕 법칙을 존중하고 준수하는 것은 하나의 필연적인 의무로 간주된다. 말하자면 인간이 도덕적인 존재가 되고자 하는 한 타당한 도덕 법칙이 명령하는 바를 존중하고 그것에 따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의무는 도덕 법칙에 대한 존중으로부터 행위 해야 할 필연성으로 규정된다. 이렇게 볼 때 타당한 도덕 법칙으로부터 주어지는 의무를 존중하고 준수하는 것이 칸트 윤리학의 한 핵심이 된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런 연유로 칸트의 관점에 따르는 도덕 교육은 도덕 법칙에 대한 의무감을 갖고 도덕적 행위를 실천하는 그러한 인간을 기르는 일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그러면 타당한 도덕 법칙의 궁극적인 근원은 어디에서 오는지의 물음에 이를 칸트는 인간의 이성에서 찾는다. 칸트가 보기에 도덕 법칙이라는 것은 개인적 목적이나 이익과는 무관하게 모든 사람들의 행위를 제한하고 안내하는 어떤 원리와 규칙의 합리적 체계로 이루어져야 하는 바 그런 만큼 그러한 도덕 법칙은 모든 합리적 존재가 공통으로 가지고 있는 이성의 원리에 입각하여 도출되지 않으면 안 되는 것이었다. 칸트의 이러한 이성 중시의 윤리학적 관점은 도덕 교육에 있어 도덕적 이성의 계발을 강요하는 접근으로 나타난다.
한편 이러한 실천 이성이 명령하는 인간의 행위와 사회적 삶의 최고의 도덕 법칙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이에 대해 칸트는 실천 이성의 근본 법칙이라 일컬어지는 그 유명한 정언 명령으로 대답한다. 정언 명령은 도덕 원리를 표현하는 세 가지 방식, 즉 보편화 가능성과 인간 및 그의 가치 그리고 우리의 궁극적 도덕 목적이 되는 사회의 본질에 대한 관념이라는 세 측면에 따라 표현된다. 그리하여 그것은 ‘네 의지의 준칙이 항상 동시에 보편적 법칙이 될 수 있도록 행위 하라’ 는 자율성 또는 보편적 법칙의 정식, ‘너 자신의 인격에 있어서는 모든 타인의 인격에 있어서 인간성을 단순히 수단으로서 사용하지 말고 동시에 목적으로 사용하도록 행위 하라’ 는 인간 존엄성에 대한 존중의 정식, 그리고 ‘너의 준칙을 통하여 너 자신이 항상 보편적인 목적의 왕국의 입법가로서 행위 하라’ 는 도덕 공동체를 위한 입법의 정식으로 구성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칸트에게 있어 도덕 법칙은 무엇을 어떻게 행위 하라는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행위를 판단해 낼 수 있는 원리 내지 형식으로 존재하는 것이다. 그리고 옳은 행위는 도덕적 문제 상황에서 이러한 도덕 원리에 근거하여 이성적 사고를 통해 올바로 판단해 냄으로써 가능해지는 것이기 때문에 칸트의 관점을 따른 도덕 교육은 비관적이고 반성적인 사고를 통해 바른 도덕적 행위를 판단해 내는 그러한 능력의 육성을 중시하게 된다.
칸트에게 있어 그러한 도덕 법칙을 따르는 내적 동기는 선의지로부터 나오는 또 그래야만 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선의지는 행위의 결과를 고려하거나 인간의 어떤 자연적 경향성을 따라 행위에 옮기려는 의지가 아니라 옳은 행위를 오직 그것이 옳다는 이유만으로 실천하고자 하는 의지를 가리킨다. 그리고 그것은 도덕적 의무 그 자체를 존중하여 자발적으로 의무를 위하여 의무를 수행하고 하는 그리고 개인적 욕구와 경향성에 앞서 항상 도덕 법칙에 대한 의무를 부과하는 불편부당하고 사심 없는 이성으로부터 비롯되는 그러한 의지를 뜻한다.
마지막으로 칸트의 도덕 교육론에는 인간 존엄과 목적의 왕국 그리고 덕과 행복을 통한 최고선의 관념이 자리 잡고 있다. 위에서 살펴본 정언 명령에도 나타나 있듯이 그의 도덕 교육론의 궁극적 지향점은 인간 존엄성을 고양시키고 인간이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대우받는 그러한 도덕적 공동체의 형성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었다. 또한 의무론을 주장하는 칸트에게 덕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하는 바와 같은 습관의요소가 가미된 그러한 덕이 아니라, 의무에 복종하고자 하는 의지의 도덕적 힘이며 역량이다. 그리고 그러한 덕이 지향하는 의무는 자신의 최대의 도덕적 완성을 기하는 것과 타인의 행복을 증진하는 것 모두를 내용으로 하는 것이다. 이렇게 덕과 행복의 두 가지 요소가 결합됨으로써 인간의 최고선을 이루는 것으로 본다.
칸트는 이러한 그의 윤리 사상만큼이나 교육에 대해서도 또한 많은 관심을 가졌다. 그의 교육 사상은 루소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았지만 그는 이에 머무르지 않고 이를 자기 나름대로 발전시켜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면서도 실천적인 교육 이론을 전개하고 있다. 칸트에게 있어 도덕 교육은 바람직한 인간성과 건전한 인격을 형성하고자 하는 것으로서 그가 보는 모든 교육 활동 중에서 가장 핵심적인 것으로 간주된다. 칸트의 도덕 교육은 도덕적으로 바람직한 인격을 갖춘 인간을 기르는 데 그 본질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었다. 그리고 인격이란 법칙에 따라 행위 할 수 있는 자질이 갖추어진 것을 말한다고 설명하고 있다. 말하자면 인간이 마땅히 따라야 할 도덕 법칙을 존중하고 이를 구체적인 행위로 실천하면서 도덕적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그러한 자질과 품성을 갖출 때 인격이 형성된다고 본 것이다.
이러한 칸트의 인격 개념은 그의 윤리 사상과도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그의 윤리 사상을 놓고 볼 때 칸트에게 있어서 인간의 도덕적 삶을 구성하는 핵심적 관념은 이성, 도덕 법칙, 의무, 선의지 그리고 이러한 것들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자기 결정 또는 합리적 자율성 등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점들을 고려해 볼 때 칸트의 도덕 교육에서 지향하는 바는 이성적 사고와 선의지를 바탕으로 자기 결정에 의해 채택한 도덕 법칙을 의무로서 존중하고 실천하는 자율적이고 합리적인 인격적 인간을 길러내는데 있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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