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박찬욱 감독의 영화세계(특징)
- 부조리한 세상을 향한 복수극
그의 작품에는 매번 삶과 죽음이 자리하고 있다. 박찬욱은 이를 화두로 그것의 동질성과 이질성을, 생성과 종말의 의미를 모색해왔다. 그의 전작 <복수는 나의 것>과 근작 <올드보이>를 놓고 보면 그가 천착해온 영화세상이 극명하게
감독의 말처럼 <올드보이>는 전적으로 최민식을 위한 영화기도 하다. 15년 세월 동안의 변화, 복수의 일념으로 운명에 맞서다 무너져가는 인간의 모습을 헌신적으로 표현하는 그의 연기는 경이롭다. <나비>에서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던 강혜정 역시 이제 두 편의 영화를 끝낸 신인의 모
미도에게 알리려는 우진에게 대수는 분노한다. 하지만 우진이 누이인 이수아(윤진서)와 근친 연애를 했다는 점도 그렇지만, 아무리 최면에 걸렸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딸을 그리고 아버지를 사랑한 대수와 미도의 사랑도 뭔가 꺼림칙하고 비정상적으로 보인다. 영화에서 감독은 이들의 감정을 세상에서
미도 거짓말의 일종이라고 본다. 그에겐 거짓말이 아닌 말이 여기 아닌 어딘가에 있다. 요컨대 의미가 비워져가는 자리를 영화적 기표들의 활력이 채워가는 과정이 홍상수의 서사라면, 이창동의 서사는 오염된 의미들을 끝내 소진시켜 아직 도착하지 않은 진정한 의미의 빈자리를 확인하는 과정이다.
2001년 <엽기적인 그녀>는 기록적인 흥행을 기록함과 동시에 나쁘지 않은 평단의 비평을 이끌어내며 이후 등장하게 될 수많은 ‘장르 혼합 영화’들의 모범이 되었다. ‘장르의 혼합’이란 한 영화 안에서 다양한 장르 영화들의 특성을 ‘재조합(recombinant)’하여 영화에 다양성을 부여하는 것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