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시는 그 극복을 위한 첫 시도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노력은 카톨릭적 관념이 안이하게 시화됨으로써 한계를 드러낸다. <백록담>시기에 와서는 무욕청정한 우리의 산의 세계에 귀의하려 함으로써 그동안 그의 의식을 지배해 온 상실의식과 일제 말
기의 정신적 고통을 초극하는 자세를 보인다.
한때 정지용이 월북했다는(여기에 대해서는 월북인가 납북인가 하는 논란이 있다) 이유만으로 그에 대한 논의 자체가 금기시되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근래에 들어서 월북 작가들에 대한 논의가 解禁되면서 우리 시사에서 실종의 위기에 놓였던 정지용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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Ⅰ. 서론 - 작가 선정 동기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의 나를, 그야말로 ‘지배’ 하고 있던 심상은 다름 아닌 「상실감」이었다. 더 이상 황제도 없고, 왕도 없으며, 수호해야 할 절대적인 가치도 존재하지 않고, 심지어는 神마저도 죽었다고 하는 시대. 모든 것이 상대주의라는 이름의 불확실성 속에
(본문 엿보기)
그대여, 새벽인가요
닭이 울어요, 못난 닭이
지난밤의 입술에 부르르 벼슬이 떨고
부리로 쪼아요, 아파요
분노가 높은 언덕을 쌓더니
눈물이 골짜기를 깊게 파요
그 위로 어린양의 피가 흘러요
고백합니다,
나의 인격이 기형화된 것임을
사실, 나는
멋있는 사람이었어요
멋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