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진왜란 전 조선의 정세
태평성대. 그것이 조정의 대신들이 즐겨오던 세월이었다. 1. 2차 왕자의 난과 세종시절의 김종서와 최윤덕을 중심으로 6진과 4군의 개척, 이종무를 중심으로 한 쓰시마섬 정벌 이외에는 별다른 전쟁도 없이 평화의 세월만 있었다. 물론 7년간의 전쟁이 일어나기 전, 남서해
병자호란 때 다시 조선을 침공해 패배의 굴욕을 안겨주었다.
양란은 조선의 국토를 황폐화시키는 등의 물질적 피해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타격과 충격까지 안겨주었다. 전쟁을 통하여 양반 귀족계층의 무력함을 절감한 평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지식인들 사이에서는 현상(現狀)에 대한 비판의식이
하여금 혁신적인 경륜과 시책을 펴지 않을 수 없게 했다. 그리하여 민심의 수렴책으로 전제, 세제, 병제 등을 쇄신하여 공정을 기하려 했고, 위정자들도 솔선수범민심수습에 애를 썼었다.
그러나 뒤에 병자호란이 일어나 정국은 바야흐로 파국에 직면했고 민심은 흉흉하여 걷잡을 수가 없었다.
임진왜란이란 1592년부터 1598년까지 2차에 걸쳐 왜국이 조선을 침범한 사건을 말하며 1차를 임진왜란, 2차를 정유왜란(丁酉倭亂)이라 한다. 하지만 포괄적 의미에서 1,2차를 합쳐 통상 임진왜란이라고 한다.
임진왜란이 일어났던 선조 대의 조선은 약 200년 동안 부분적인 외침을 제외하고는 거의 전쟁을
노론계(老論系) 문인들에 의해 당시(唐詩)는 물론 송시(宋詩)도 재평가되기에 이르렀다. 김창협(金昌協, 1651년~1708년)과 김창흡(金昌翕, 1653년~1722년)은 이러한 문단의 흐름을 주도하였다. 따라서 본론에서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전후한 17세기 조선 한문학의 새로운 경향에 대해 서술해 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