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떠나가는 배
떠나가는 배
박용철
나 두 야 간다.
나의 이 젊은 나이를
눈물로야 보낼 거냐.
나 두 야 가련다.
아늑한 이 항구인들 손쉽게야 버릴 거냐.
안개같이 물 어린 눈에도 비치나니
골짜기마다 발에 익은 묏부리모양
주름살도 눈에 익은 아! 사랑하는 사람들.
버리고 가
여운을 가져다주는 이 소설을 추천하고 싶다. 더구나 가족을 유대감의 집단이라는 의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에게는 특별히 권장을 해주고 싶다. 이 책이 보다 더 많이 사람들에게 읽혀져서 기존의 형식적인 혈연관계의 인식에서 변모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새집 지어야지.
적막한 겨우내 들녘 끝 어디메서
작은 깃을 얽고 다리 오그리고 지내다가
이 보오얀 봄길을 찾아 문안하여 나왔느뇨
앉았다 떠난 아름다운 그 자리 가지에 여운 남아
뉘도 모를 한때를 아쉽게도 한들거리나니
꽃가지 그늘에서 그늘로 이어진 끝없이 작은 길이여
자유로운 영혼 바람처럼 살다간 사
여운을 남긴 채 결말을 맺는다.
기억 저편에 소중히 간직된 흑백사진 같은 소설. 박꽃같이 하얀 눈은 눈이 부실 정도의 빛으로 인해, 이리저리 떠도는 삼례와 흐트러짐 없이 아버지를 기다리는 어머니를, 적막한 산골마을을, 그리고 차가운 바닷속을 유영하는 홍어를 따스하게 감싸안는다. 우리 문학
그나마 이러한 비통함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 또한 자신의 처지와 별반 차이 없는 북녘의 평범한 아들일 뿐이다. 차라리 그것이 공산명월(空山明月) 휘영찬 달구경이라면 한결 마음 편하게 읽혀질 것을 무인공산(無人空山)으로 그려놓으니 독자로 하여금 하염없는 적막감과 아픔으로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