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은 지식인의 전유물로 편향되었고 문학작품은 작가들의 정치적 감각의 소산이었다는 지적은 채만식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따라서 KAPF가 강압적으로 해체되던 시기에 채만식이 당면한 최대 급선무는 “당대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를 집약적으로 풍자”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정치적 일관성과
작품 전편에 흐르는 주인공 P의 현실 인식은 대단히 부정적이고 냉소적인 것임이 쉽게 간파된다. 아마도 이것은 작가인 채만식의 현실 인식을 거의 그대로 반영한 것이라 여겨지는데, 이러한 부정적냉소적 시선은 당대 사회의 심층을 좀더 정확히 꿰뚫는 소설적 무기로서 기능하는 측면을 가진다. 가령
채만식의 생애
채만식(1902-1950)소설가. 극작가. 본관은 평강. 호는 규섭이며, 어머니는 조우섭이다. 6남 3녀중 다섯째 아들이다. 유년기에는 서당에서 한문을 수학하였고 임피보통학교를 졸업한 뒤 1918년 상경하여 중앙고등보통학교에 입학하여 1922년 졸업하였다. 그 해 일본에 건너가 와세다대학 부속
문학에 일정한 한계를 그었다. <백민(白民)> 1948년 10월호(16호)와 이듬해 정월호(17호)에 분재된 그의 민족의 죄인은 해방 전후의 시기에 겪은 자신의 생활과 사상의 갈등을 다룸으로써 친일과 식민지 잔재의 청산문제를 자기경험 내부에서 제기하고 있다.
채만식은 그의 풍자성을 뒷받침
방법을 피하고 사회에 대해 관찰자적 위치를 지닌 화자로서 그 성격을 달리하게 되었다. 이것은 그의 초기 작품과 30년대 초기 소설, 즉 「세길로」(24), 「화물 자동차」(31), 「레디메이드인생」(34) 등이 사회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한 반면, 30년대 후반 소설인 「탁류」(37), 「태평천하」(38)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