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원 가는 길』 안에 수록 된 많은 시들 가운데에서도 ‘나는 늙으려고’ 라는 시를 선택한 이유는 읽고 난 후에도 가슴속에 무엇인가 뭉클함이 가장 오래 남는 시였기 때문이다. 제목을 처음 봤을 때부터 유독 관심이 많이 간 시이기에 좀 더 깊이 생각해 보고 싶었다.
물론 시를 읽는 사람에 따
어느 날부터인가 우리집 책장에는 Hardcover의 책이 꽂혀있었다. 난 내가 골라서 사지 않은 책은 잘 읽지 않았었는데, 미친 듯이 책을 사들이는 언니의 영향으로 나의 손길을 기다리는 책은 늘어만 갔다. '기형도 전집.' 그다지 재미있을 것 같지 않은 이름이었고 그다지 재미있을 것 같지 않은 제목이었다.
시인은 한 편의 시를 완성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 가며 그가 바라보는 세상의 사물에 감흥(感興)을 받아 그것들을 자기 나름대로 재해석하여 자기의 언어로써 새로운 결정체를 창출해 낸다. 대부분의 사람들의 눈에는 그저 단순하게 인식되는 사물일지라도 시인의 눈을 통해서는 전혀 새로운 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