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고민의 구체적 실체도 알지 못한 채 고통 받으며 살아가는, 즉 현실에 대한 올바른 인식이 결여된 인물인 것이다. 이는 염상섭이 ‘나’를 통해 1920년대 식민지 체제 속에 진행된 근대화라는 물결 속에서 주체성을 갖지 못하고 살아가는 지식인의 모습을 드러내고자 한 의도의 표현이다.
단계에 진입하지는 못하는 것이다. 요컨데 그는 비판적 비판적 소시민이요 식민지 체제가 생산해 낸 무기력한 지식인일 뿐이다. 여기서 작가는 구한말의 애국 계몽 운동으로부터 1930년대에 이르는 역사적 경과 속에서 어떻게 뿌리뽑힌 지식 존재들이 생성되었는지에 관한 사화사적 고찰을 한다.
현실인식과, 사회주의 사상의 유입과 관련한 1920년대의 사회적 배경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이 시기의 문학을 연구하는 일은, 우리 문학사에 있어서 무척이나 중요한 일이다. 바로 우리 문학의 과도기적 시기이며, 근·현대 문학의 시작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이를 아는 일은, 우리 문학사의 어제와 오늘
작가들이 현실에 대한 불만을 역사소설이라는 새로운 형식을 통해서 거침없이 쏟아낸 것이다.
이러한 산물로 이광수의 『이순신』, 김동인의 『젊은 그들』·『운현궁의 봄』·『제성대』·『견훤』, 박종화의 『금삼의 피』·『대춘부』, 현진건의 『무영탑』, 홍명희의 『임꺽정』 등의 작품이 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