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17세기 고전소설사의 지반과 소설 향유 양상
1) 국문소설과 한문소설의 공통 지반
조선 전기 소설사의 판도를 한문소설로만, 그리고 그 향유층을 사대부 남성으로만 규정할 수는 없다. 16세기에 이미 적지 않은 국문/국문본 소설이 유통되고 있었으니, 저간의 상황을 전하는 『오륜전전』서문을
소설의 지평을 개척하였다. 이후 이보다 傳奇的 성격이 적은 대신 당대의 사회적 모순이 좀 더 구체적으로 다루어진 소설「홍길동전」이 허균에 의해 창작되어 본격적인 소설의 시대를 열었다. 이후 17세기부터는 소설의 창작이 활발해짐과 함께 상당한 규모의 독자층이 형성되었으며, 18~19세기는 소
나오기 시작하는 데 실학의 거목인 박지원에 의해 새로운 차원의 한문학이 〈허생전〉·〈양반전>을 지어 양반의 위선을 지적하는 세태를 풍자적으로 묘사한 우수한 작품들을 창작해 내고 있다. 이 장에서는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을 전후한 17세기 조선 한문학의 새로운 경향에 대해 서술하기로 하자.
1. <최척전>의 불교적 환상성에 대한 고찰의 필요성
<최척전>은 17세기에 주목받는 소설이다. 그것은 이전의 소설들과 달리 전란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가 컸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최척전>에서는 사실성과는 거리가 있는 ‘불교적 요소’가 작품의 특정 부분이 아닌 전체 사유에 반영되고
우리는 서포(西浦) 김만중(金萬重, 1637~1692)을 이야기 할 때, 흔히 『구운몽(九雲夢)』과『사씨남정기(謝氏南征記)』를 창작한 17세기소설가로서의 그의 모습을 떠올린다. 그러나 정작 후손들에 의해 정리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지는 김만중의 문집인 『서포집(西浦集)』의 어디에도 그가 창작했다는 소